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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시니어, 건강·노후 대신 ‘일상의 재미’에 지갑 열어

입력 2026-11-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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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니어 SNS 운영사 공식 행사 66건 분석… 전문용어 뺀 눈높이 설명에 관심

▲오스탄스와 보청기 기업 소노바 재팬이 함께 연 ‘귀 건강 케어 친목회’에서 시니어 참가자들이 최첨단 AI 보청기 청음 체험을 하고 있다.(오스탄스 제공)
▲오스탄스와 보청기 기업 소노바 재팬이 함께 연 ‘귀 건강 케어 친목회’에서 시니어 참가자들이 최첨단 AI 보청기 청음 체험을 하고 있다.(오스탄스 제공)

고령층을 겨냥한 기업 마케팅이라고 하면 흔히 ‘건강 관리’나 ‘웰다잉(노후 및 신변 정리)’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실제 활동적인 시니어들이 시간과 지갑을 여는 곳은 ‘미식 탐방’, ‘뷰티·미용’, ‘디지털 기술 체험’ 등 일상의 즐거움과 새로운 도전이 있는 자리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일본 최대 중장년·시니어 특화 소셜미디어(SNS) ‘취미인 클럽(슈미토모 클럽, 가입자 42만 명·월간 페이지뷰 3000만 건)’을 운영하는 오스탄스(Ostance)는 지난달 29일 최근 약 1년간 직접 개최한 공식 모임 66건의 운영 데이터와 참가자 동향을 분석해 공개했다.

행사 4건 중 3건은 ‘건강·노후 준비’ 이외의 주제

오스탄스가 공식 소모임 ‘유루이베(가벼운 모임)’ 66건을 집계한 결과, 전체의 약 76%가 ‘건강’이나 ‘노후 정리’가 아닌 주제로 열렸다. 참가자들의 발길을 끈 분야는 식사 및 친목 교류, 미용과 자기관리, 수공예, 정보기술(IT) 기기 활용 등으로 폭넓게 나타났다.

실제로 매운 음식 맛집을 함께 찾아가거나 또래 여성끼리 오찬을 즐기는 친목 모임부터, 셀프 젤네일이나 퍼스널 컬러 진단 같은 뷰티 강좌, 컴퓨터를 활용한 디자인 및 소품 제작, 스마트폰·인공지능(AI) 활용법 등 젊은 세대의 여가 문화와 다를 바 없는 기획들이 높은 호응을 얻었다.

오스탄스 관계자는 “시니어 세대의 관심사는 결코 획일적이지 않다”며 “기업이 나이만을 기준으로 주제를 단정 지으면 기획의 가능성을 스스로 좁히게 된다”고 지적했다. 상품의 특징만 앞세우기보다 시니어들이 일상에서 경험하고 싶어 하는 즐거움과 어떻게 접점을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친목 모임’처럼 심리적 문턱 낮추자 구매 직결

시니어들이 행사에 참여하기 전 겪는 ‘심리적 문턱’을 낮추는 안내 방식도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으로 꼽혔다. 기업은 상품 홍보나 전문 지식 전달, 구매 상담 유도가 목적이지만, 참가자들은 ‘모르는 상품을 강매당하지 않을까’, ‘나에게는 아직 이른 얘기가 아닐까’, ‘기초 지식이 없어도 따라갈 수 있을까’라는 부담감을 먼저 느낀다는 것이다.

이에 오스탄스는 행사 명칭과 모집 안내문에서 공급자 중심의 목적을 빼고, ‘참여해야 할 이유’와 ‘심리적 편안함’을 전면에 내세웠다. 디지털 강좌나 스포츠 체험 행사의 경우 ‘초보자용’임을 명시해 입문 장벽을 낮추고, 야외 산행 모임에서는 ‘스마트폰 사진 촬영법 전수’처럼 참가자가 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인 유익함을 제시해 참여 동기를 부여했다.

보청기 기업 ‘소노바 재팬’과 진행한 공동 마케팅에서도 딱딱한 ‘세미나’나 ‘체험회’ 대신 ‘귀 건강 케어 친목회’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또래와의 자연스러운 교류를 강조하며 최첨단 AI 보청기를 접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결과, 설문 응답자의 약 90%가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고 행사 종료 후 실제 매장 방문 및 1개월 내 제품 구매로 이어지는 성과를 거뒀다.

(오스탄스 제공, AI 생성 이미지)
(오스탄스 제공, AI 생성 이미지)

눈높이 체험 설계로 ‘실제 소비’와 연결

행사가 단순한 현장 만족에 그치지 않고 제품 구매나 재방문 등 ‘후속 행동’으로 이어지려면 참가자 수준에 맞춘 프로그램 설계가 필수적이다.

성공적인 평가를 받은 미용 체험 강좌의 경우, 기초 도구 준비부터 활용 및 마무리 요령까지 초보자 눈높이에 맞춰 세심하게 안내해 참가자들의 자기효능감을 높였다. 이는 참가자들이 귀가 후에도 직접 활용하기 위해 관련 용품을 스스로 구매하는 실질적인 소비 행동으로 이어졌다. 반면 전문가용 도구와 베테랑 강사진을 내세운 원예(꽃꽂이) 강좌는 전문 용어와 기초 지식에 대한 사전 설명이 부족해 초보 참가자들이 내용을 따라가기 버거워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아무리 훌륭한 콘텐츠라도 참가자의 사전 경험 수준을 고려하지 않으면 실제 가치 체감이나 소비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오스탄스는 “기업 마케팅 행사에서도 일방적인 상품 설명을 넘어 참가자가 직접 체험하며 자신의 일상에 대입해 볼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체험 이후 상세 정보 확인, 샘플 테스트, 개별 상담 등 관심도에 따라 다음 단계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징검다리를 마련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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