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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감액, 고령자 근로 의지 꺾었나?

입력 2026-09-29 15:47수정 2026-09-2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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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액보다 이전 소득·직종·가구 형편이 노후 소득활동에 더 큰 영향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일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얻으면 국민연금이 줄어드는 제도가 고령층의 근로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연금이 깎이지 않도록 일을 줄이거나 소득을 감액 기준 아래로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29일 한국고용정보원의 ‘국민연금과 고령자의 근로 활동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연금 감액이 고령층의 근로를 뚜렷하게 위축시켰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연구는 올해 6월 감액 기준이 상향되기 전인 2017~2023년 자료를 사용했다. 따라서 현재 시행 중인 제도의 효과를 분석한 연구는 아니다.

감액 피하려 일을 줄였다면 소득이 기준선 아래 몰려야

연구 당시에는 노령연금 수급자의 월평균 근로·사업·임대소득이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월액인 ‘A값’을 넘으면 연금 일부가 줄었다. 감액은 법정 노령연금 수급개시연령부터 최대 5년 동안 적용됐다.

2023년 A값은 월 286만1091원이었다. 예를 들어 수급자들이 연금 감액을 피하려 의도적으로 근무시간이나 사업 규모를 줄였다면 월 소득이 286만 원을 넘지 않는 선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분석 결과는 달랐다. 전체 소득활동자 가운데 월 250만 원 이상을 벌면서 감액 기준인 286만1091원에는 미치지 못한 사람은 7.9%였다. 범위를 월 200만 원 이상부터 감액 기준 미만까지 넓혀도 18.9%였다.

연구진은 감액 기준 바로 아래에 소득이 몰리는 현상이 뚜렷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연금이 줄어드는 것을 피하려고 소득을 기준선 아래로 조절한 사람이 많지 않았다는 의미다.

감액 대상이 될 수 있었던 연령층의 소득도 낮지 않았다. 분석 기간에 연금을 받기 시작해 소득이 기준을 넘으면 최대 5년간 감액될 수 있었던 1957~1960년생은 다른 연령층보다 소득활동 금액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일을 계속해 얻는 근로·사업·임대소득이 감액되는 연금보다 많았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연금이 일부 줄더라도 일을 그만두거나 소득을 줄이는 것보다 계속 일하는 편이 경제적으로 유리했다는 것이다.

얼마나 받느냐보다 ‘어떤 일을 해왔나’가 중요

보고서는 고령층의 소득활동을 결정하는 요인도 분석했다. 그 결과 국민연금 수령액보다 이전 소득과 일자리, 가구의 경제 여건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소득활동 금액이 많았던 사람은 이듬해에도 소득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감액 기준인 A값을 넘은 사람의 소득활동 금액도 기준 이하인 사람보다 많았다. 이전부터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높은 소득을 올린 사람이 연금을 받은 뒤에도 계속 일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반면 국민연금을 월 50만 원 미만 받는지, 50만~100만 원 받는지에 따른 소득활동 금액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았다. 법정 연금 수급 나이에 도달했다는 사실도 소득활동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

직종에 따른 차이는 있었다. 상용직과 임시일용직, 자영업자의 소득활동 금액은 임대업 종사자보다 높았다. 근로·사업·임대소득을 제외한 가구소득이 높은 수급자일수록 본인의 소득활동 금액도 많았다. 건강 상태가 나쁜 수급자는 건강한 수급자보다 소득활동 금액이 적었다.

연구진은 연금이 깎이는지보다 계속 일할 수 있는 직업과 건강, 배우자 소득을 비롯한 가구 형편이 노후 근로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봤다.

현재는 519만 원까지 감액 없어…효과는 더 지켜봐야

특히 보고서 제6장 결론에서 당시 감액 제도가 연금 수급자의 노동 공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감액 가능성이 있는 연령층의 소득이 낮지 않았고, 감액 기준 아래로 소득이 몰리는 현상도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제도는 연구 대상 시기와 다르다. 올해 6월 17일부터 감액 기준이 A값보다 200만 원 높은 수준으로 상향됐다. 올해는 월평균 근로·사업소득이 약 519만 원을 넘지 않으면 노령연금을 감액 없이 받을 수 있다.

과거에는 A값만 넘어도 감액 대상이 됐지만, 현재는 A값을 200만 원 이상 초과해야 감액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연구에서 감액 대상이 될 수 있었던 수급자 상당수는 현행 제도에서는 연금을 전액 받을 수 있다.

연구진은 감액 제도를 완화하면 상대적으로 소득이 많은 수급자에게 혜택이 집중될 가능성도 지적했다. 퇴직 후에도 안정적으로 일하며 높은 소득을 얻을 기회가 고학력·고소득 계층에 더 많이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감액 기준이 낮았던 시기에도 연금 감액이 고령층의 근로를 뚜렷하게 줄이지 않았다는 결과로 봐야 한다. 기준이 약 519만 원으로 올라간 이후 실제 근로시간과 소득활동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향후 자료를 통해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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