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입법조사처 연구용역보고서, 수급 기준에 따라 지원 대상과 재정 부담 달라져

기초연금과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개편하면 노인 빈곤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면서 재정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어떤 기준으로 수급자를 가리느냐에 따라 지원받는 노인 수와 필요한 예산은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21일 홍우형 한국재정학회 연구자가 작성한 국회입법조사처 정책연구용역보고서는 2018~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두 제도가 노인 빈곤 완화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살폈다. 제도를 바꿨을 때 지원 효과와 재정 부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가상 시나리오를 만들어 비교했다.
연구진은 현행 기초연금 수급 기준이 빈곤 정도를 충분히 가려내지 못할 수 있다고 봤다. 자료를 바탕으로 수급자 분포를 추정한 결과, 소득 상위 10%에 속한 노인의 25.2%, 그다음인 9분위 노인의 41.2%가 기초연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낮은 노인에게 지원을 집중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두 제도의 소득 계산 방식을 바꿔 비교하자 수급자 수와 재정 부담은 크게 달라졌다. 기준중위 소득 70%를 수급 기준으로 삼고 기초연금 방식으로 소득인정액을 계산한 시나리오에서는 노인 수급자가 약 609만 명, 재정 소요가 약 40조600억 원으로 추산됐다. 같은 70% 기준으로 적용하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방식으로 계산하자 수급자는 약 198만 명, 재정 소요는 약 23조5500억 원으로 줄었다.
소득인정액은 소득과 재산을 일정한 방식으로 계산해 수급 자격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기초연금은 노인 본인과 배우자를 중심으로 보지만,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가구 전체를 기준으로 삼는다. 소득과 재산에서 빼주는 항목도 서로 다르다. 연구진은 이런 차이 때문에 같은 소득 기준을 적용해도 수급자 규모가 크게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제도 개편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단기적으로는 현행 제도를 유지하면서 급여를 차등 지급하고, 소득이 높은 수급자를 점진적으로 줄이는 방안이다. 중기에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소득 계산 방식을 기초연금에 적용하고, 수급 기준을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기초연금을 기초생활보장제도 안에 넣어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봤다. 기초생활보장 급여에 노인 대상 보충 급여를 더 하거나, 노인생계급여를 신설하는 방식이다. 보고서는 이를 통해 노인 빈곤 문제를 한 제도 안에서 다룰 수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수급자 수와 재정 소요는 보고서가 설정한 조건에 따른 추정치다. 실제 제도를 바꾸면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뜻은 아니다. 연구진은 재정 부담을 고려해 수급 기준과 급여 방식을 단계적으로 손보고, 기초연금이 저소득·저자산 노인에게 더 집중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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