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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말 사전] 자꾸만 당기는 ‘독파민’

입력 2026-10-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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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부터 활용까지 웃으며 배우는 요즘말

짧고 간단해 보여도 수수께끼처럼 느껴졌던 요즘말.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하나씩 천천히 알아가 보자!

신조어를 알게 되면 손주와의 대화가 한결 편해지고 일상 속 이야기에도 조금은 젊은 기운이 더해진다.

(이미지=이은숙 기자ㆍAI 생성)
(이미지=이은숙 기자ㆍAI 생성)

“조금만 읽고 자려고 했는데, 벌써 다 읽어가네.”

잠들기 전 몇 장만 읽으려 펼친 책이 생각보다 재미있어 한 장, 두 장 계속 넘어간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좀처럼 책을 덮지 못하고,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면 묘한 뿌듯함까지 남는다. 젊은 세대는 이런 독서의 즐거움을 ‘독파민’이라는 재치 있는 말로 표현한다.

‘독파민’은 ‘독서’와 ‘도파민’을 합친 신조어다. 책을 읽는 동안 느끼는 재미와 몰입, 한 권을 끝까지 읽었을 때 찾아오는 성취감과 만족감을 뜻한다. 단순히 ‘책이 재미있다’는 의미보다 읽는 과정에서 차곡차곡 쌓이는 기분 좋은 경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온라인에서는 자극적인 영상 콘텐츠에 지친 사람들이 독서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찾는 흐름과 맞물려 이 말이 알려졌다.

그렇다면 이름에 들어간 ‘도파민’은 무엇일까. 흔히 ‘행복 호르몬’이라고 부르지만, 정확히 말하면 뇌의 신경세포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즐거움 자체만을 담당한다기보다 보상을 기대하고 목표를 향해 움직이게 하는 동기, 무언가를 다시 하고 싶게 만드는 행동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따라서 ‘독파민’은 책을 읽으며 얻는 기분 좋은 보상에 빗댄 표현으로 이해하면 쉽다.

휴대전화만 켜면 짧은 영상이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시대다. 몇 초 만에 웃고 놀라며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는 재미에 익숙해진 만큼 책은 정반대의 속도를 요구한다. 직접 책장을 넘기고, 앞에서 읽은 내용을 기억하며 다음 문장을 따라가야 한다. 재미있는 대목을 만나도 이야기를 단숨에 보여주지 않는다. 조금 기다리고 상상하고 생각해야 비로소 다음 장면에 닿는다.

바로 그 느린 과정이 ‘독파민’의 매력이다. 특히 선선한 바람이 불고 밤이 길어지는 가을은 책과 가까워지기 좋은 계절이다. 따뜻한 차 한 잔을 곁에 두고 추리소설의 범인을 궁금해하며 밤늦도록 읽는 것도, 좋아하는 작가의 에세이에 밑줄을 그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도 독파민이 될 수 있다. 두꺼운 책을 며칠에 걸쳐 읽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드디어 다 읽었다”라고 느끼는 순간에는 완독의 성취감까지 따라온다. 읽는 동안의 재미와 읽고 난 뒤의 만족을 함께 누리는 셈이다.

그렇다고 어려운 책을 끝까지 읽어야만 독파민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책과 멀어졌다면 관심 있는 주제의 얇은 책부터 시작해도 좋다. 하루 열 쪽도 괜찮고, 마음에 드는 문장 하나를 발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읽었느냐보다 다시 책장을 넘기고 싶어지는 경험이다.

빠르게 보고 금세 잊는 것들이 넘쳐나는 때다. 올가을에는 잠시 화면을 내려놓고 천천히 책장을 넘겨보자. 서두르지 않아도 재미있고, 끝까지 가면 뿌듯하다. 책 한 권이 주는 오래가는 즐거움, 그것이 ‘독파민’이다.


★함께 알아두기★

【텍스트힙】 ‘텍스트(Text)’와 멋있다는 의미의 ‘힙(Hip)’을 합친 말. 독서나 글쓰기 같은 텍스트 기반 활동을 멋있게 여기는 문화적 경향.

【오독완】 ‘오늘의 독서 완료’의 줄임말. 정해둔 분량을 읽거나 하루 독서를 마쳤다는 의미.

【벽돌책】 벽돌처럼 두껍고 분량이 많은 책을 익살스럽게 부르는 말.

【북크닉】 ‘북(Book)’과 ‘피크닉(Picnic)’을 합친 말. 야외에서 여유롭게 책을 읽으며 즐기는 소풍.


짧고 헷갈리는 요즘말도 하나씩 들여다보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뜻을 알아보는 작은 시도면 충분합니다.

말 한마디를 이해하는 경험이 세대 간 대화를 이어주는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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