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만성질환보다 노쇠 불안 높아… 사회적 노쇠 인식은 18.8%에 그쳐

일본의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노후 건강과 관련해 치매나 만성질환보다 ‘노쇠’를 가장 크게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사람들과의 관계가 줄고 고립되는 ‘사회적 노쇠’를 노쇠의 한 형태로 인식하는 사람은 5명 중 1명에도 못 미쳤다.
일본 헬스케어 기업 초라쿠초주가 지난 23일 발표한 ‘50대 이상 노쇠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5%는 앞으로의 건강과 관련해 ‘노쇠 상태가 되는 것’에 큰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치매에 대한 불안은 66.8%,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은 65.9%, 심장질환이나 뇌졸중은 64.6%였다.
노쇠는 나이가 들면서 신체와 정신 기능이 떨어져 건강한 상태와 돌봄이 필요한 상태 사이에 놓인 단계를 말한다. 근력과 체력이 떨어지는 ‘신체적 노쇠’, 의욕이나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정신·심리적 노쇠’, 사람들과의 교류가 줄어드는 ‘사회적 노쇠’가 서로 영향을 주며 진행된다.
하지만 응답자들이 떠올린 노쇠의 모습은 신체 기능에 집중돼 있었다. ‘근력 저하와 체력 쇠퇴’를 꼽은 비율이 49.9%로 가장 높았고, ‘건망증이나 의욕 저하’는 29.1%였다. 반면 ‘사람들과의 관계가 줄거나 고립되는 것’을 노쇠로 인식한 사람은 18.8%에 그쳤다.
성별로는 사회적 노쇠를 인식한 비율이 남성 16.9%, 여성 23.8%였다. 남성이 여성보다 인간관계 감소와 고립을 건강 문제로 받아들이는 정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노쇠를 예방하기 위한 행동도 운동과 영양 관리에 치우쳐 있었다. 현재 실천하고 있는 예방법으로는 ‘운동과 체력 관리’가 44.2%로 가장 많았고, ‘식사·영양 관리’가 33.9%, ‘정기적인 병원 진료와 건강검진’이 29.7%로 뒤를 이었다.
‘친구나 가족과의 교류’를 실천한다는 응답은 17.2%였으며,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위해 노력한다는 비율은 5.5%에 불과했다.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드는 행동은 남성 6.1%, 여성 4.4%로 남녀 모두 낮았다.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사람일수록 미래의 건강에 대한 불안도 컸다. 조사기관이 UCLA 외로움 척도를 이용해 응답자를 구분한 결과, 노쇠에 대한 불안은 외로움이 낮은 집단에서 64.5%, 중간 집단에서 71.9%, 높은 집단에서 76.7%로 높아졌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에 대한 걱정은 외로움이 낮은 집단에서 32.2%였지만 외로움이 높은 집단에서는 61.6%로 약 두 배에 달했다.
사람과의 교류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 자체는 높았다. 현재 배우자나 연인이 없는 응답자 500명에게 ‘배우자나 연인과 대화하거나 함께 식사하는 것이 몸과 마음의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가’라고 묻자 70.8%가 동의했다.
다나카 도모노리(田中友規) 도쿄대 고령사회종합연구기구 교수는 발표 자료를 통해 “노쇠는 신체적·정신적·사회적 측면이 서로 영향을 주는 복합적인 상태”라며 “운동과 영양 관리뿐 아니라 사람들과의 교류와 사회적 관계가 줄어드는 것도 몸과 마음의 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아는 사람이 많거나 가족과 함께 산다고 해서 사회적 노쇠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족과 살더라도 혼자 식사하는 고령자는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사람보다 우울감과 노쇠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2026년 3∼4월 일본 전국의 50∼79세 미혼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초라쿠초주는 2023년 설립된 기업으로, 의학과 행동경제학,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고령층의 사회적 고립을 줄이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 기업이 서비스 중인 하하로루는 50대 이상 대상 만남 연결 서비스다. 인공지능이 이용자의 관심사와 가치관, 생활방식 등을 분석해 연인이나 친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특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