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50플러스센터협의회 정책포럼… 생애전환 지원·당사자 참여 확대 논의

서울시 50플러스사업의 지난 10년을 돌아보는 자리에서 중장년 정책의 성과를 취업자 수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일자리와 함께 삶의 재설계, 관계망 회복, 지역사회 참여를 지원하고, 이를 뒷받침할 50플러스센터의 운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이 이어졌다.
서울시50플러스센터협의회는 3일 오후 코엑스마곡에서 정책포럼 ‘50+의 현재와 미래, 미래의 50+’를 개최했다. 강서50플러스센터가 주관하고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이 후원한 이번 포럼에는 센터 종사자와 관계자, 정책·현장 전문가, 중장년 당사자 등이 참여해 사업의 성과와 향후 과제를 논의했다.
조한종 서울시50플러스센터협의회장은 개회사에서 “중장년의 일과 삶의 온도를 동시에 높이는 정책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모 돌봄과 자녀 지원, 자신의 노후 준비를 함께 감당하는 중장년의 현실을 짚으며 상담·교육·사회공헌·커뮤니티·창업 등 다양한 지원을 지역사회 자원과 연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환영사에서 중장년이 취업과 창업의 어려움뿐 아니라 관계의 단절과 고립도 경험한다고 지적했다. 일자리의 숫자와 함께 그동안 쌓아온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움과 사회공헌까지… 현장이 보여준 가능성
기조강연을 맡은 정건화 한신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지난 10년의 성과로 중장년을 자신의 삶과 지역사회를 이끄는 주체로 바라보는 관점의 확산을 꼽았다. 재단·캠퍼스·센터로 이어지는 지원체계와 당사자 중심의 커뮤니티, 사회공헌 활동 등도 주요 성과로 평가했다.
정 명예교수는 인구구조 변화, 인공지능 기술 확산, 기후·에너지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중장년 정책 역시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생계와 소득활동이 절실한 사람, 관계와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 등 중장년 내부의 다양한 상황을 고려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정책이 바라보는 ‘일’의 범위를 넓힐 것을 제안했다. 임금을 받는 고용뿐 아니라 돌봄, 자원봉사, 지역사회 활동도 사회를 유지하는 중요한 일이며, 유급·무급 활동과 창업이 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과평가 역시 취업률과 함께 삶의 만족도, 관계, 사회적 기여 등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명예교수는 “지난 10년 서울은 갈 곳 없는 세대를 위해서 갈 곳을 만들었다”며 “다음 10년의 과제는 그 갈 곳들을 서로 잇는 갈 길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민석 관악50플러스센터장은 서울의 14개 자치구 50플러스센터가 축적해온 현장 사례를 소개했다. 재취업 상담과 바리스타 교육의 일자리 연계, 인생설계 상담, 지역별 특화교육 등 각 센터가 지역의 여건과 이용자의 요구에 맞춰 역할을 넓혀왔다는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종사자와 이용자 의견을 수렴한 결과, 센터가 배움뿐 아니라 친구를 만나고 삶의 활력을 얻는 공간으로 평가받았다며 커뮤니티와 인생설계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할 운영 여건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예산이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상황이 프로그램 운영과 종사자 처우, 숙련 인력의 유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안정적 재원 확보를 우선 과제로 꼽고, 자치구 간 운영 격차 해소와 센터 간 경험 공유, 새롭게 진입하는 40·50대의 특성에 맞춘 서비스도 제안했다.
김성곤 이음과나눔협동조합 이사장은 퇴직 후 금천50플러스센터에서 실버체조를 배우고 발달장애인 평생교육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자신의 삶이 달라졌다고 소개했다.
김 이사장은 수업 중 들려준 음악에 한 참여자가 반응했던 순간을 계기로 개인별 특성을 고려한 수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센터에서 만난 동료들과 2024년 협동조합을 설립했고, 활동은 보드게임을 통한 세대 간 교류와 느린학습자 지원, 창업 지원 등으로 확장됐다.
그는 즐거움으로 시작한 배움이 사회공헌과 새로운 일로 이어질 수 있었던 배경으로 센터의 자율적인 활동 환경과 지속적인 지원을 꼽았다. 중장년이 스스로 활동을 기획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즐거움과 일자리 사이의 균형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래 과제, 안정적 지원과 당사자 참여 확대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은 종합토론에서는 정책의 연령 기준과 성과평가, 참여 방식 등이 쟁점으로 다뤄졌다.
이한복 에버영코리아 본부장은 고령자를 고용하는 기업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센터와 기업이 협력해 실제 일할 기회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중장년이 자신의 경력을 재발견하고 교육·멘토링·사회공헌 등 새로운 활동을 구체화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귀보 두두협동조합 이사는 50플러스 전환 프로그램에서 만난 동료들과의 공부 모임이 협동조합으로 이어진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재취업에 앞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다음 경로를 탐색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64세와 65세 사이의 행정적 경계가 일과 사회참여의 단절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당사자의 상태와 욕구를 고려한 참여 기회를 주문했다. 당사자가 프로그램 이용에 머무르지 않고 기획과 실행에도 함께해야 한다는 제안도 내놨다.
김중배 어젠더앤이슈뉴스 대표는 정책의 일관성과 성과지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론장에서 나온 제안에 대해 정책 담당 기관이 수용 여부와 이유를 설명하고, 이후 진행 상황도 시민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봄이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더 많은 중장년이 정책을 실제로 접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일을 향후 과제로 제시했다. 자신의 경험과 자원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는 ‘기여감’이 중장년의 행복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며 성과지표의 다변화를 제안했다. 40대 진입 시 생애설계 검진을 안내하고 결과에 따라 필요한 프로그램을 연결하는 정책 구상도 소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