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미래전략 Insight] 에너지빈곤대응에서 기후복지로
국회미래연구원이 2025년 말 발간한 국가미래전략 Insight ‘에너지빈곤대응에서 기후복지로’를 토대로,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한국에서 노년층이 겪는 에너지 문제를 살펴봤다.
2024년 말 기준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20%를 넘어섰다. 전남·경북·강원 등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노인 비중이 25%를 웃돈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전환하는 데 걸린 시간은 7년에 불과하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가장 빠른 수준이다.

노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전체 가구의 63.6% 수준이다. 지출 항목은 식료품, 보건비, 주거·광열비처럼 줄이기 어려운 항목이 대부분이다. 추가 소득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에너지비가 오를수록 생활 여지는 빠르게 줄어든다.
최근 몇 년 사이 전기요금은 다섯 차례 인상됐고, 누적 인상률은 35.9%에 이른다. 에너지 요금 인상은 모든 가구에 영향을 미쳤지만, 부담은 균등하지 않았다. 냉난방 사용을 줄이기 어려운 노년층, 특히 저소득 노인가구는 요금 인상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최저소득층의 에너지 부담 증가율은 78.3%로, 전체 가구 평균(58.7%)보다 높았다.
주거 환경 역시 부담 요인이다.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단독주택과 노후주택 비중이 높다. 단열과 창호 성능이 떨어지는 주택에서는 같은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분석 결과, 단독주택 거주 가구의 월평균 에너지비는 아파트보다 약 58% 높게 나타났다. 주거 이전이나 집수리가 쉽지 않은 노년층은 높은 에너지비 부담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태를 국제적으로 ‘에너지빈곤’이라 정의한다. 에너지 비용이 소득의 일정 비율을 넘는 경우를 뜻하지만, 실제로는 비용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난방을 충분히 하지 못하거나, 냉방을 포기하면서 계절별 건강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까지 포함한다. 노년층에게는 일상 불편을 넘어 건강과 안전의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에너지바우처 제도를 통해 부담 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지원 금액은 실제 에너지 지출을 충분히 보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청과 사용 절차 역시 고령층에게는 쉽지 않다. 에너지바우처 이용 가구 중 37%가 ‘집안이 너무 추워서 일상생활이 어렵다’고 응답한 조사 결과는 제도의 한계를 보여준다.
보고서는 에너지 문제를 단순한 요금 지원 정책이 아니라, 고령화와 주거 환경, 건강, 기후가 결합된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노후주택의 에너지 효율 개선과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지원, 신청 중심에서 벗어난 자동 연계 방식의 복지 체계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