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초고령사회 진입 앞둔 미국 노년 기술 시장 ‘176조 원 규모’ 성장 전망

미국이 2030년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고령층의 건강·안전·정서·경제활동을 지원하는 ‘에이지테크(Age-Tech)’ 산업이 핵심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지난 8일 ‘미국 고령화 사회 도래와 에이지테크 산업의 부상’ 보고서를 통해, 미국은 현재 고령화 속도에 비해 돌봄 인력과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구조 속에서, 원격의료·스마트홈·디지털 컨시어지 등 디지털 기반 돌봄이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고령화가 ‘수요 폭증’으로 이어진다고 봤다. 2016년 65세 이상 비중은 15.2%였으나 2060년 23.4%까지 늘 것으로 예상되며, 2034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18세 미만 인구를 역사상 처음으로 넘어설 것으로 제시됐다. 가족 간병인 수요도 2015년 4300만 명에서 2025년 6300만 명으로 늘고, 부족 간병인 인력은 2040년 35만5000명 수준까지 필요하다는 추산이 함께 담겼다.
특히 보고서는 ‘건강·안전’ 영역에서 낙상 문제를 가장 큰 시장 동인으로 짚었다. 미국 65세 이상 인구의 25%에 해당하는 약 1400만 명이 매년 최소 1회 이상 낙상을 경험하며, 2021년 한 해에만 300만 명이 낙상으로 응급실을 찾았고 관련 의료비가 연 500억 달러(약 73조6000억 원) 규모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또 낙상 응급실 방문 비용은 2030년 1010억 달러(약 148조7000억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웨어러블·스마트가구·IoT 기반 기기들이 ‘재가돌봄’을 떠받치는 인프라로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예로 애플워치는 낙상 감지와 함께 일정 시간 반응이 없을 때 긴급 신고 및 가족 통보 기능을 갖춘 것으로 소개됐다. 스마트폰 연동형 낙상 감지기기, 기립을 돕는 스마트 회전침대, 배설물 센서로 건강 상태를 추적하는 스마트 변기 등도 사례로 제시됐다.
‘정서·사회적 웰빙’에서는 외로움과 고립이 기술 수요를 키운다고 봤다. 보고서는 미국 노년층의 56%가 외로움을 경험하며 관련 사회적 비용이 연 65억 달러(약 9조5600억 원)에 이른다고 적시했다. VR로 공유 경험을 제공하는 ‘렌데버’, AI 정서 동반 로봇 ‘엘리큐’, 음악치료를 디지털화한 ‘싱핏’ 등이 노년층의 정서 케어와 사회적 연결을 겨냥한 대표 사례로 소개됐다.
‘경제활동’ 영역에서는 고령층의 노동 참여가 뚜렷한 증가세로 제시됐다. 미국 노동통계국(BLS) 기준 65세 이상 경제활동 참여율은 2004년 28.1%에서 2024년 35.7%로 상승했고, 2034년 39.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50세 이상 응답자의 75%가 사회보장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계속 일할 의향이 있다는 조사 결과도 함께 담겼다. 한편 주거 기반 수익 창출 모델로 ‘홈셰어 온라인’을 사례로 들며, 여유 공간 공유를 통해 연간 약 1만 달러(약 1470만 원) 소득을 지원하고 AI 기반 매칭과 신원 인증·배경 조회 등 안전 장치를 결합한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시장 규모와 소비력도 ‘기회’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웰에이징 기술 시장이 2030년 1200억 달러(약 176조64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50세 이상 인구의 경제 규모는 연간 8.5조 달러(약 1경2512조 원)로 전체 소비의 61%를 차지하며, 노년층의 67%가 2024년 테크 제품을 구매했고 연간 평균 지출액은 783달러(약 115만 원)로 2019년의 394달러(약 58만 원) 대비 두 배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한국 기업의 전략으로 ‘제도 대응과 실증’을 제안했다.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FDA 인허가, HIPAA 기반 데이터 보안 규제, 보험 코드 진입 준비가 필수적이며, 초기 설계 단계부터 인허가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미국에서는 신뢰 확보가 핵심인 만큼 실증 데이터 축적이 보험 적용·투자 연계·공공 조달 진입 등 후속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또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ICT·AI·로봇·스마트헬스·콘텐트 등 핵심 분야와 스타트업 업계에서 제품화 시도가 활발한 스마트헬스 기기와 정서·인지 지원 솔루션, 로봇·콘텐트 융합형 제품이 미국 수요와 맞닿아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