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전무는 한국이 2024년부터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재가요양·방문돌봄 등 지역 기반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2026년 시행을 앞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법’을 통해 병원 중심에서 지역 중심으로, 시설 중심에서 재가 중심으로 돌봄 체계를 전환하고 있지만, 고령화 속도에 비해 제도와 인력 기반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동아시아 주요 국가가 공통적으로 고령화에 직면해 있으나 사회·경제 구조 차이에 따라 산업의 성장 속도와 형태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국내 시니어케어 시장은 베이비붐 세대의 대거 고령화로 향후 수십 년간 빠르게 팽창할 것으로 전망됐다. 1차 베이비붐 세대가 65세에 진입한 2020년 시장 규모는 17조4000억 원이었고 2030년에는 23조6000억 원, 2차 베이비붐 세대가 진입하는 2035년에는 29조9000억 원에서 2050년 4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문 전무는 “지금의 인력 중심 모델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며 “AI 기반 헬스케어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했다.
IMM의 대표적 투자 사례로 소개된 루닛과 오름테라퓨틱은 고령화·AI 시대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았다. 루닛은 2016년 IMM이 처음 투자했을 당시 기업가치가 250억 원이었지만 현재 3조 원까지 성장했다. AI 영상판독 솔루션 ‘Lunit INSIGHT’는 흉부 X선·유방촬영술에서 암 진단률을 20% 높였고, AI 기반 바이오마커 플랫폼 ‘Lunit SCOPE’는 면역항암제 반응성 예측을 고도화했다. 2024년 매출은 5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관련 IMM 펀드들은 최대 267% ROI를 기록했다.
오름테라퓨틱 역시 2017년 기업가치 240억 원에서 현재 1조6000억 원 기업으로 성장했다. 차세대 ADC 플랫폼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술이전 실적을 확보했고, 2024년 매출 1354억 원·영업이익 956억 원을 기록했다. IMM이 투자한 195억 원은 오는 2025년 예상 회수액 기준 920억 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문 전무는 “헬스테크는 단순 기술기업이 아니라 고령화 사회의 구조적 병목을 해결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다”고 설명했다.
문 전무는 의료경제학에서 비용·품질·접근성은 하나를 높이면 다른 요소가 불가피하게 낮아지는 구조적 한계, 이른바 ‘트레이드오프’에 갇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의료체계는 이 세 요소를 동시에 높이기 어려웠지만, AI가 이 균형을 깨고 있다”며 “AI는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기술이 아니라, 지금까지는 병행하기 어려웠던 세 가지 요소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AI는 24시간 모니터링과 조기 위험 탐지를 가능하게 해 돌봄 인력 1명이 관리할 수 있는 환자 수를 크게 늘리고, 지역 간 케어 격차를 줄이며, 반복 업무 자동화로 요양시설 운영비와 행정비를 크게 낮추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다만 문 전무는 “단순 모니터링만 제공하거나 현장에서 적용성이 낮은 AI는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미 있는 AI의 조건으로 △만성질환 악화의 조기 발견 △입원·응급실 방문의 실제 감소 △여러 질환을 통합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즉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까지 제시하는 ‘실행 가능한 분석’ 기능을 꼽았다. “실제로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의료비 지출을 줄이는 AI만이 시니어케어 산업을 지속가능하게 한다”는 설명이다.
문 전무는 “초고령화는 사회적 부담이자 동시에 산업적 기회”라며 “한국과 일본 모두 공통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 만큼, 의료·돌봄 기술을 중심으로 한 한일 협력이 새로운 성장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