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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감기, 폐질환일 수도…기관지확장증

입력 2025-10-26 07:00

가을·겨울철, 면역력 떨어지는 고령층 특히 주의

▲챗GPT 생성 이미지.
▲챗GPT 생성 이미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철, 거리에는 콜록거리며 기침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다. 대개는 단순 감기나 계절성 알레르기쯤으로 여기기 쉽지만, 그 뒤에 더 깊은 호흡기 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기관지확장증’이다. 특히 고령층이나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잘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관지확장증에 관한 궁금증을 최하영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와 함께 풀어봤다.

기관지확장증은 기관지의 내경이 비가역적으로 늘어나 기도 분비물이 원활히 배출되지 못하는 만성 폐질환을 말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수개월 이어지는 만성 기침 △누렇거나 피가 섞인 가래 △호흡곤란 △흉부 불편감 등으로 수개월 혹은 수년간 지속된다.

문제는 이런 증상이 단순한 감기와 비슷해 초기에는 놓치기 쉽다는 점이다. 환자는 가벼운 감기에도 기침·가래·발열이 심해져 환절기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이 반복되면 만성피로와 수면장애로 이어지고, 폐렴 같은 호흡기 감염에 취약해진다. 결국 삶의 질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국내외 통계에 따르면 기관지확장증은 50대 이상 발병률이 뚜렷하게 증가한다. 최하영 교수는 “일생 동안 반복된 호흡기 감염으로 기관지 손상이 축적되고 폐 구조에도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라며 “또한 나이 들수록 만성 폐쇄성 폐질환, 류머티즘 관절염 같은 동반 질환이 기관지확장증 발생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Q. 기관지확장증 원인은 뭔가요?

A. 가장 흔한 원인은 과거 호흡기 감염입니다. 치유 과정에서 생긴 염증 반응이 폐 속에 흉터로 남은 상태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과거 결핵 유병률이 높았으며, 결핵 후유증이 기관지확장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 밖에도 천식, 비결핵 항산균 폐질환, 류머티즘 관절염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연구에 따르면 환자의 약 40%에서는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합니다. 흡연·미세먼지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확인되진 않았지만, 기존 환자에게는 악화를 촉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Q. 기관지확장증은 어떤 검사로 진단하나요?

A. 기관지확장증은 만성 폐질환으로, 감기나 폐렴 같은 바이러스·세균 감염으로 인한 급성 호흡기 질환과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천식이나 만성 기관지염 등 다른 만성 폐질환과는 증상만으로 감별하기 어렵습니다. 가장 중요한 진단 도구는 흉부 CT로, 늘어난 기관지의 형태를 직접 확인해 진단합니다. 이후에는 원인 파악과 적절한 치료 방침을 정하기 위해 혈액검사, 폐기능검사, 가래검사 등을 추가로 시행합니다.

Q. 치료하지 않으면 우려되는 합병증은 무엇인가요?

A. 기관지확장증은 건강검진에서 흉부 CT를 찍다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증상이 없다면 치료를 요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기침·가래·호흡곤란 등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호흡기내과 진료가 필요합니다. 증상이 심하거나 반복적으로 악화되는데도 방치하면 기관지와 폐가 점차 파괴되고, 장기적으로 사망 위험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완치가 불가능한가요?

기관지확장증은 한번 손상된 기관지가 원래 모양으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완치’라는 개념을 적용하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고혈압 환자가 약물치료와 생활 관리를 통해 혈압을 조절하듯, 기관지확장증 환자도 꾸준히 관리하면 증상을 줄이고 폐 기능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Q. 현재 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A. 기도 염증을 줄이고 만성 세균 감염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여러 약제가 임상시험 중에 있습니다. 최근에는 브렌소카티브(Brensocatib)가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를 입증해 지난 8월 미국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또한 비슷한 원리의 항염증 치료제 신약 2종이 3상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습니다. 기관지확장증에서 특히 문제를 일으키는 녹농균이라는 세균을 표적으로 한 주사 치료제 역시 2상 임상시험을 준비 중입니다.

Q. 기관지확장증 관리를 위한 운동이나 식습관을 알려주세요.

A. 기관지확장증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생활 습관은 꾸준한 ‘기도청결법’ 실천입니다. 평소 규칙적으로 가래를 배출하면 기도에 분비물이 쌓이는 것을 막아 염증과 증상 악화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기관지확장증 기도청결법’ 동영상 시청을 추천합니다. 더불어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하는 생활 습관도 큰 도움이 됩니다.

Q. 특히 가을·겨울철에는 어떻게 주의해야 하나요?

A.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역설적으로 기관지확장증 환자의 악화가 크게 줄었습니다. 이처럼 생활 습관만으로도 감염과 기관지확장증 악화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관지확장증이나 다른 만성 폐질환이 있는 환자라면, 가을·겨울철 사람 많은 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권합니다. 또한 인플루엔자 백신과 폐렴구균 백신 등 예방접종을 미리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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