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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암이라고 안심 못해” 여성이 더 위험한 ‘갑상선암’

기사입력 2025-03-14 08:44

조기 발견 및 치료 중요, 로봇수술 적용 사례도 늘어

(어도비 스톡)
(어도비 스톡)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 1위는 바로 갑상선암이다. 환자는 40대부터 급증하고, 여성이 남성에 비해 5배 이상 많다. 그럼에도 ‘착한 암’으로 불리는 이유는 높은 발병률에 비해 암의 진행 속도가 느리고, 5년 상대 생존율이 100.1%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갑상선암에 대한 궁금증을 한선욱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와 함께 풀어봤다.

갑상선은 목 앞부분 갑상연골의 2~3cm 아래에 있는 나비 모양의 내분비 기관이다. 우리 몸의 대사조절 호르몬을 분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갑상선에 생긴 혹을 갑상선 결절이라 하는데, 크게 양성 결절과 악성 결절로 나뉜다. 여기서 악성 결절을 갑상선암이라고 한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갑상선암 환자는 40만 8770명이었다. 이는 10년 전 대비 25% 증가한 수치다. 정기 건강검진과 초음파 검사의 보편화, 그리고 생활 방식 변화가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갑상선암 환자의 80%는 여성이지만, 50대 이상 남성 환자는 연평균 3%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중년 이상은 갑상선암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Q. 갑상선암이 착한 암으로 불리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착한 암으로 인식되지만, 갑상선암 종류에 따라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갑상선암의 종류는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미분화암, 기타 전이암 등으로 나뉩니다. 유두암 환자가 전체의 90% 이상 차지하는데, 여포암과 함께 진행 속도가 느리고 예후가 좋아 치료만 잘 받으면 문제가 없는 착한 암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발병률이 낮은 수질암과 미분화암은 예후가 매우 좋지 않습니다. 특히 미분화암은 6개월 이내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입니다. 이에 따라 갑상선암을 착한 암이라고 생각해 가볍게 여기거나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Q. 갑상선암의 원인과 위험 요인은 무엇인가요?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는 갑상선 여포세포에 여러 유전자 변형이 생겨서 갑상선암이 발생합니다. 유전자 변형의 원인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것은 방사선 노출, 가족력, 이전의 갑상선 질환 병력 등이 있습니다. 특히 방사선 노출은 갑상선암의 가장 확실한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방사선량이 높을수록 발생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과거 원전 폭발이나 원폭 피해자에게서 발병률이 높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얘기입니다. 그리고 가족성 대장 용종증이나 가드너 신드롬 같은 유전적인 가족성 증후군이 있는 경우에도 발병률이 증가합니다.

Q. 갑상선암 의심 증상은 무엇인가요?

갑상선암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초반에는 대부분 무증상입니다. 따라서 건강검진 시 초음파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암이 점차 진행되면서는 목 앞쪽에 단단한 덩이가 만져지는 증상이 있을 수 있으며, 심해지면 호흡곤란, 성대마비로 인한 목소리 변화, 음식물 삼키기 어려운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Q. 초음파 검사로 어떻게 진단하나요?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통해 결절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양성 종양으로 확인되지만, 만약 악성 결절로 의심된다면 세침흡인세포검사를 통해 결절의 성격을 정확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세침흡인세포검사는 해당 결절에 얇은 바늘을 찔러 넣어 뽑아낸 세포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검사입니다. 갑상선암은 조기 검진이 매우 중요한 질환입니다. 평소 갑상선에 불편함이 느껴지거나 결절이 생기거나 커졌다고 느끼는 경우, 가족 중 갑상선 질환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Q. 환자는 수술을 받아야만 하나요?

갑상선암은 수술 치료가 원칙입니다. 암의 크기가 1cm 미만이고, 림프절 전이가 없을 때는 추적 관찰을 합니다. 그러나 암이 커지거나 전이가 의심되면 바로 수술을 진행합니다. 환자의 나이, 종양 크기, 주위 조직 침범, 림프절 전이 범위 등을 고려해 수술 방법을 결정합니다. 과거에는 일반적으로 갑상선을 모두 절제하는 전절제술을 시행했지만, 최근에는 갑상선 한쪽 엽만 절제하는 반절제술을 많이 진행합니다. 또한 흉터를 최소화하는 내시경 갑상선 절제술 또는 로봇수술이 선호되는 추세입니다. 로봇수술은 로봇을 이용한 갑상선 절제술을 의미합니다. 내시경 기구가 들어가던 자리를 로봇 팔이 대체한다고 보면 됩니다. 특히 입안에 세 개의 구멍을 뚫어 접근하는 경구강 수술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Q. 로봇수술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로봇수술은 기존 내시경 절제술의 한계를 보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내시경 수술로는 까다로웠던 부위의 접근이 용이해졌고, 또한 화면도 15배나 확대돼 보여 좀 더 정밀하고 정확한 수술이 가능합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경구강 수술은 특히 수술 후 흉터가 보이지 않고, 목소리 변화가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단점은 아무래도 비용적인 측면을 들 수 있고, 수술 준비 절차가 복잡한 편입니다. 환자마다 상황, 암의 진행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로봇수술 적합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의와 상담할 것을 권합니다.

한선욱 교수의 최종 솔루션

갑상선암을 예방하려면 위험 요인을 피하거나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한 비만 관리와 운동, 요오드가 풍부한 해조류 섭취 등은 예방에 도움을 준다. 만약 갑상선암이 진행돼 수술이 필요한 경우라면, 전문의와 상담을 거쳐 수술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최근에는 로봇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은 모든 환자에게 적합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다만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는 좀 더 당연한 수술법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도움말 한선욱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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