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

“제때 받지 못한 돌봄, 노인 우울증 키운다”

기사입력 2025-06-18 08:32

서울대 연구진, 15년 장기패널 분석… “돌봄은 ‘언제’ 받느냐가 관건”

(어도비 스톡)
(어도비 스톡)

노인 돌봄은 단순한 제공 여부보다 ‘시점’이 정신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제때 돌봄을 받지 못한 노인은 우울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18일 한국노년학회지 ‘한국노년학’ 6월호에 게재된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유하은 박사과정 연구원과 김경민 교수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돌봄 개시 시점과 적절성이 노년기 우울 증상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2008년부터 2022년까지 15년간의 고령화연구패널조사(KLoSA) 자료를 바탕으로, 돌봄 수혜자로의 전환에 따른 우울 증상의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자는 가족원이 주 돌봄자이고 부차적으로 공적 또는 민간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65세 이상 노인 1710명이다.

연구진은 △돌봄이 필요 없지만 수혜자로 전환(그룹①)△돌봄이 필요했지만 받지 못하다가 수혜자로 전환(그룹②) △계속 돌봄 받음(그룹③) 등 3가지 그룹으로 나누고, 돌봄 상태 변화에 따른 우울 증상의 정도를 측정했다.

분석 결과, 돌봄이 필요 없는 상태에서 돌봄을 받기 시작한 그룹①은 돌봄을 계속 받아온 그룹③보다 우울 증상이 더 크게 증가했다. 반면, 돌봄 필요성이 명확했음에도 제때 돌봄을 받지 못했던 그룹②는 우울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는 돌봄이 제공된 시점이 늦어질수록 심리적 상처가 누적돼 회복이 어렵다는 점을 의미한다.

특히 그룹②의 경우, 돌봄 개시 이후에도 우울 증상이 완화되지 않고 오히려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돌봄 제공이 심리적 안정과 회복을 돕는다는 통념과는 상반된 결과다.

연구진은 “제때 돌봄을 받지 못한 노인의 경우, 그간 누적된 결핍감과 좌절감이 이후 돌봄 수혜에도 불구하고 높은 우울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한국적 맥락에서 이는 ‘효(孝)’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는 심리적 충격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돌봄 개시 이후에도 제공자와 수혜자 간 관계가 갈등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지적하며, “돌봄이 단순히 주는 것이 아닌, 시기적 적절성과 관계의 질까지 아우르는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인 #고령자 #우울증 #돌봄서비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더 궁금해요0

관련기사

저작권자 ⓒ 브라보마이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 / 300

브라보 인기기사

  • 시, 나도 쓸 수 있다, 함께면 더 즐겁다
  • 초여름 속으로 걸어 들어가기
  • 탁구로 시작한 인생, 후반전은 새로운 전성기
  • 체중감량 인기몰이 위고비, 중장년 부작용 없나

브라보 추천기사

브라보 테마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