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발전재단 공동 캠페인 | 부곡스텐레스(주)
요즘 중소기업의 구인난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숙련 근로자는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그들의 귀중한 경험과 기술력은 전수받을 새로운 인력을 찾지 못해 휘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청년 인구가 적은 지역에 있고, 3D(Dirty·Difficult·Dangerous) 업종이라면 그 상황은 더 심각하다. 부곡스텐레스는 이러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장년층 인력으로 눈을 돌렸다.
부곡스텐레스㈜의 공장 건물 외벽에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해 보자’라고 큼지막하게 써붙인 문구가 대번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41년간 이어진 기업 경영 이념으로, 모든 임직원이 이 문구를 마음에 새긴 채 근무하고 있다.
금속가공제품 제조 기업인 부곡스텐레스는 스테인리스강에 인발 공정이나 냉간압연 공정을 가해 자동차나 조선, 방위 관련 장비의 소재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철강을 다루는 생산 공장의 열기는 한여름 더위만큼이나 뜨겁다.
힘든 근무환경 탓에 가뜩이나 채용 지원이 저조해 근속하는 청년 인력을 구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에 부곡스텐레스에서는 정년 연령을 만60세로 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속해서 촉탁직 형태로 근로계약을 맺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정년 연령에 다다른 근로자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단절되는 것만큼 기업에 아쉬운 일은 없다는 판단 하에 부곡스텐레스에서는 50세 이상 근로자의 자격과 경험을 재활용하는 신중년적합직무 근로자 5명을 채용하기도 했다. 숙련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제품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었던 셈이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했지만 그 결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정년퇴직 후 채용한 40년 경력의 전직 행정 공무원은 6년째 기업 내 행정 처리에 있던 공백을 메우는 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파이프를 눌러 가늘고 길게 뽑아내는 인발이나 필거기에만 잔뼈가 굵은 30년 경력의 장년 근로자는 청년 근로자와 2인 1조로 일하며 생산 현장에서 곧바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게다가 근무뿐만 아니라 근무 외적인 태도에서도 ‘중장년 신입’이 귀감을 보이니, 사내에서 이들이 환영받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시 시작하는 중장년 우수사례 선정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나이가 들었지만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례라서 저희 기업이 선정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재취업에 성공하고, 젊은 직원들과 사내 분위기에 잘 녹아들면서 새로운 삶을 사는 모습 말이지요. 저희의 이야기를 참고하여 인력난을 겪고 있는 다른 중소기업도 중장년 인력 채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저희처럼 업무 강도가 높은 업종이라도, 청년층에 비해 인내심이 좋고 적응 시간이 그다지 오래 걸리지도 않거든요.
‘다시 시작한 중장년’ 장본인으로서, 새로운 근무 환경에 적응이 힘들지 않았나요?
처음에는 힘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은퇴 전에는 책상 앞에 앉아 서류 처리를 주로 했다면, 이곳에서는 산업 현장 일도 직접 처리해야 할 때도 있거든요. 무엇보다 금속 가공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낯설게만 느껴졌죠. 하지만 근무환경이 달라졌을 뿐, 주어진 업무는 40년간 해왔던 행정 업무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중장년 인력을 고용한 뒤 기업에 생긴 긍정적인 변화가 있나요?
새로 채용한 장년 근로자와 청년 근로자를 2인 1조로 함께 작업을 하게 했더니 세대 간극이 줄어드는 효과가 생겼습니다. 일상에서 중장년이 청년에게 스마트폰이나 신문물에 대해 모르는 것을 물어보듯이, 생산 현장에서는 생산된 부품에 오류가 있거나 기계에 문제가 생기면 중장년 근로자를 찾거든요. 이 과정에서 세대 간 역지사지가 이뤄지면서 자연스럽게 존중하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이죠. 사내 분위기가 좋아지니 성과 지표 역시 좋아졌고요.
재취업을 고민하는 중장년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자신감을 갖되, 중장년 스스로가 여태까지와는 다른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매사에 사내에서 귀감이 되겠다는 의지로 임하시기를 바랍니다. 사원들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부터 솔선수범하세요. 예를 들면, 출근해서 사무실 내 청소를 먼저 해둔다던가 화초에 물을 주는 일들이요. 생산에 필요한 자재 재고가 떨어지면 직접 사러 다녀올 수도 있겠죠. 젊은 직원들을 충실히 뒷받침하는 역할이 주어졌다고 생각해보세요. 허투루 시간 쓰는 일 없이, 맡은 업무에 더욱 집중해서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돕는 거죠.
앞으로도 중장년내일센터 서비스를 이용할 계획이 있나요?
당연하죠. 유용한 서비스가 많더군요. 취업을 지원하는 일자리지원기관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중장년만을 특화하여 지원해주는 중장년내일센터는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은 물론 기업에게도 아주 유용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해 주니까요. 중장년 고용을 늘려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서비스가 가장 효율적일지 사내에서 의견을 나눠보려 해요. 이후 부산중장년내일센터와 꾸준히 소통하며 경험 가치가 높은 중장년 인력을 채용하는 데에 힘쓸 겁니다.
노사발전재단 공동 캠페인 | 지혜와 경험, 다시 현장으로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노사발전재단이 함께 재취업에 도전하는 중장년을 응원하는 '지혜와 경험, 다시 현장으로' 캠페인을 펼칩니다. '다시 시작하는 중장년 우수사례 공모전'의 수상 대상들을 지면을 통해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