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 디즈니의 유명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초반 줄거리다. 영화에 나오는 엘사가 얼음 마법을 쓴 매력적인 장면과 배경에 맞게 잘 부른 노래의 시원한 느낌을 현실에서 직접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함백산의 지맥 강원도 정선군의 ‘만항재’다. 정상의 해발 고도가 1330m로 국내 포장도로 중 가장 고도가 높은 이곳의 겨울은 정돈된 아름다움의 설국으로 펼쳐진다.
가을과 겨울의 경계선에 걸친 11월이면 재의 정상 부근 ‘하늘 숲 정원’은 낙엽송 가지마다 서리가 얼어붙은 상고대가 만들어지기 시작해 그 풍경이 가슴 저리도록 아름답다. 야생화가 피었던 초지에 솟은 나무들은 때 이른 크리스마스트리로 변한다. 그리고 이즈음이 지나면 이곳 세상은 새하얀 설경의 환상적인 겨울 왕국이 된다. 이 왕국의 가운데 서면 고독과 자승자박의 차가운 겨울바람 길을 선택했던 엘사를 넘으려는 소리가 내 안에서 울려온다.
“렛 잇 고!”
자신의 상처에 귀 기울이고, 그 상처를 지혜롭게 어루만져줄 줄 아는 내면의 진실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된다.
고한 시내에서 오다 보면 만항재에서 첫 번째로 만나게 되는 곳은 ‘야생화 공원’이다. 봄부터 여름까지 야생화 천국인 만항재의 특성이 잘 나타나는 곳으로 야생화와 사진 등의 전시 마당이 열린다. 이곳에서부터 ‘산상의 화원’으로 올라가는 1km 정도 숲길이 이어진다. 만항재의 봄꽃은 해발고도가 높은 만큼 늦게 피지만 화려함은 다른 어떤 야생화 군락지보다 더 빼어나다. 어찌나 화려한 꽃밭을 보여주는지 스스로 자라난 꽃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만항재에서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로는 함백산 정상으로 가는 ‘바람길’과 하이원 리조트까지 가는 ‘운탄길’이 있어 일정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다.
만항재의 겨울 왕국은 지치고, 안쓰럽고, 미안한, 하지만 아름다운 당신의 마음의 스위치를 다시 켜주는 곳이 될 것이다.
- 만항재 주소: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1109
- 추천 맛집: 정선 메밀촌 막국수 (정선군 고한읍 고한로 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