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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신 볼까 홍광호 볼까, 뮤지컬 ‘베토벤’

입력 2026-07-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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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시선] 3년 만에 새롭게 돌아온 ‘베토벤’

▲루드비히 반 베토벤 역의 박효신과 홍광호. (EMK뮤지컬컴퍼니)
▲루드비히 반 베토벤 역의 박효신과 홍광호. (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 ‘베토벤’이 3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전면 수정한 서사를 통해 천재 음악가 베토벤의 고독과 인간적인 내면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더욱이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배우 박효신과 홍광호가 타이틀롤을 맡아 화제를 더했다.

◇공연 소개

일정 8월 11일까지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연출 길 메머트

출연 •루드비히 반 베토벤 : 박효신, 홍광호, •안토니 브렌타노 : 윤공주, 김지현, 김지우, •카스파 반 베토벤 : 신성민, 김도현, •프란츠 브렌타노 : 박시원, 최호중, •베티마 브렌타노 : 성민재, 유연정 등

러닝타임 155분(인터미션 20분 포함)

관람료 VIP석 18만 원, R석 15만 원, S석 12만 원, A석 10만 원, B석 8만 원

◇관람 포인트

•새롭게 탄생한 인간 베토벤

•박효신과 홍광호, 전혀 다른 베토벤

•후반부를 압도하는 ‘합창’ 지휘 장면

•익숙한 명곡이 뮤지컬 넘버로

▲뮤지컬 ‘베토벤’ 공연사진.(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 ‘베토벤’ 공연사진.(EMK뮤지컬컴퍼니)

◇REVIEW

뮤지컬 ‘베토벤’은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가 선보인 창작 뮤지컬이다. 2023년 초연 당시 화려한 음악과 무대는 호평받았지만, 사랑에 무게가 실린 서사를 두고는 관객의 반응이 엇갈렸다. 제작진은 이후 3년 동안 이야기와 인물 관계를 대폭 손질했고, 새로운 작품에 가까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작품은 청력을 잃어가는 천재 작곡가 루드비히 반 베토벤(이하 베토벤)의 삶을 다룬다. 음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해온 그에게 청력 상실은 단순한 신체적 고통이 아니라 존재 자체를 뒤흔드는 시련이다. 극은 이러한 절망 속에서도 음악을 놓지 않았던 베토벤의 고독과 분노, 두려움을 따라간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안토니와의 관계다. 초연에서 두 사람의 로맨스가 극의 중심축이었다면, 이번 시즌에서 안토니는 베토벤의 상처를 이해하고 그의 창작을 지지하는 영혼의 친구이자 예술적 동반자로 등장한다. 또한 동생 카스파와의 갈등 역시 비중이 높아졌다.

작품은 교과서 속 위대한 음악가가 아닌 상처받고 관계에 서툰 인간 베토벤을 조명한다. 아버지의 폭력적인 교육으로 어린 시절부터 마음의 문을 닫았고, 청력을 잃어가면서 더욱 세상과 멀어진 인물이다. 그러나 안토니와 동생 카스파를 통해 사랑과 관계의 의미를 뒤늦게 깨닫고, 다시 음악을 향해 나아간다.

다만 베토벤의 내면과 감정선을 차분히 따라가는 작품인 만큼, 빠른 사건 전개나 경쾌한 재미를 기대한다면 다소 느리고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가히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극이라 할 만하다. 특히 후반부 청력을 잃은 베토벤이 교향곡 9번 ‘합창’을 지휘하는 장면은 작품의 백미다. 오케스트라와 합창, 앙상블이 무대를 가득 채우는 순간, 고통을 넘어 환희에 이르는 베토벤의 삶이 강렬한 카타르시스로 전해진다.

익숙한 클래식 선율을 뮤지컬 넘버로 새롭게 만나는 재미도 있다. ‘월광’, ‘비창’, ‘운명’, ‘전원’ 등 널리 알려진 베토벤의 작품이 극의 감정과 어우러지며 장면마다 깊이를 더한다. 베토벤의 음악을 잘 알고 있는 시니어 관객이라면 익숙한 선율이 등장할 때마다 반가움을 느끼는 동시에, 그 음악이 탄생한 배경과 작곡가의 고통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무대를 채우는 중심은 단연 배우다. 기자가 관람한 회차의 베토벤은 박효신이 맡았다. 세월을 비껴간 듯한 그는 특유의 서정적인 목소리와 처연한 눈빛으로 베토벤의 아픔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뮤지컬 '베토벤'은 신나고 가볍게 즐기는 작품은 아니다. 한 인간이 가혹한 운명과 상실을 견디고, 끝내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통해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그린 묵직한 작품이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

▲배우 홍광호의 공연사진.(EMK뮤지컬컴퍼니)
▲배우 홍광호의 공연사진.(EMK뮤지컬컴퍼니)

◇박효신 VS 홍광호, 두 베토벤의 다른 매력

이번 시즌이 화제를 모은 데에는 베토벤 역에 박효신과 홍광호가 나란히 캐스팅된 점을 간과할 수 없다. 길 메머트 연출은 두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배우의 유명세는 중요하지 않았다”며 오직 역할을 가장 잘 소화할 배우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길 메머트는 “박효신은 겉으로는 예민해 보이지만, 무대 위에서는 내면의 강인함을 보여준다. 홍광호는 강인한 인상 속에 감춰진 유약함을 드러내는 배우다”라고 두 배우의 차이점을 짚었다.

이처럼 박효신과 홍광호의 베토벤은 결이 다르다. 관람 후기에서도 두 배우의 연기 스타일과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외유내강의 베토벤을 만나고 싶다면 박효신을, 천재 음악가의 힘과 폭발적인 에너지를 경험하고 싶다면 홍광호를 선택해보는 것이 어떨까. 같은 작품이지만 어느 배우의 베토벤을 만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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