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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1600조 국민연금 ‘사회투자’ 지속 가능성은?

입력 2026-05-1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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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채권 중심 넘어야” vs “사회적 합의·독립성 우선”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연금의 사회투자 어떻게 가능한가' 토론회가 열렸다.(박지수 기자 jsp@)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연금의 사회투자 어떻게 가능한가' 토론회가 열렸다.(박지수 기자 jsp@)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연금의 사회투자 어떻게 가능한가’ 토론회에서는 국민연금기금의 투자 방향을 단순 수익률 중심에서 ‘제도 지속가능성’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공공주택·돌봄·의료·재생에너지 등 사회 인프라 투자를 통해 연금 가입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는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이 주관하고 여야 국회의원들과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가 공동 주최했다. 원종현 전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장과 김종호 부경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발제를 맡았고, 연금·노동 분야 관계자들이 토론에 참여했다.

토론회를 찾은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금이 국민연금의 다양한 투자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기 좋은 시기”라며 “최근 높은 수익률 성과로 국민연금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만큼 지속가능성 문제를 단순한 금융투자 수익률 제고만으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새로운 투자로 넓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사회투자 어떻게 가능한가' 토론회에서 원종현 전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박지수 기자 jsp@)
▲'국민연금의 사회투자 어떻게 가능한가' 토론회에서 원종현 전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박지수 기자 jsp@)

첫 발제에 나선 원종현 전 위원장은 “기금을 왜 운용하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금은 국민연금 제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며 “수익률을 위해 제도가 희생되는 상황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 국민연금 수익률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도 제기됐다. 원 전 위원장은 “현재 수익률은 시가평가 중심으로 계산되는데 실제 연금 지급에 필요한 것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라며 “주식과 채권 가격이 올라도 현금이 부족하면 연금 지급 안정성은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30년대 중반 이후에는 보험료 수입보다 급여 지출이 더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자산을 팔지 않고도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는 투자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투자를 단순 복지 지출이 아닌 ‘재정 기반 확충 투자’로 규정했다. 보험료를 낼 가입자를 늘리고 장기적으로 연금 재정을 안정화하는 투자라는 의미다. 원 전 위원장은 “일자리·주거·미래세대·의료·돌봄에 대한 투자는 결국 가입 기반 확대와 연결된다”며 “국민연금이 국내 실물경제와 선순환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사례도 소개됐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김종호 부경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캐나다 CPPIB, 네덜란드 ABP, 미국 캘퍼스(CalPERS) 등을 언급하며 연기금이 사회주택·임대주택·재생에너지 등에 투자하는 사례가 이미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치적 목적이 과도하게 개입될 경우 투자 실패 위험도 커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국민연금의 사회투자 어떻게 가능한가' 토론회에서 김종호 부경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박지수 기자 jsp@)
▲'국민연금의 사회투자 어떻게 가능한가' 토론회에서 김종호 부경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박지수 기자 jsp@)

김종호 교수는 “연금 문제는 단순한 재정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 문제의 결과”라고 말했다. 청년층의 불안정 노동과 높은 주거비 부담, 저출산이 결국 연금 가입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연금의 지속가능성은 금융 수익률뿐 아니라 가입 기반과 사회경제 구조의 지속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올해부터 국민연금 보험료율이 단계적으로 인상되는 만큼 늘어나는 기금이 해외 금융시장 중심으로만 흘러갈 경우 국내 실물경제와 괴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회투자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국민연금이 공공 인프라와 복지 영역 투자까지 담당하는 데 대해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마련돼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왔다. 사회투자가 정권 변화에 따라 방향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운용 체계와 명확한 기준, 장기적 거버넌스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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