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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취미, 하모니카

기사입력 2018-05-23 12:32

경제적 부담 적고 심폐기능에도 도움

▲한국마사회 문화센터 시니어 수강생들이 하모니카 배우기에 여념이 없다.(조왕래 동년기자)
▲한국마사회 문화센터 시니어 수강생들이 하모니카 배우기에 여념이 없다.(조왕래 동년기자)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멋있게 사는 방법의 하나로 누구나 악기를 하나쯤은 다루고 싶어 한다. 드럼이나 색소폰, 기타를 멋지게 연주하는 주위 사람들을 보면 늘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이제 퇴직을 했으니 시간도 많고 봉사 활동을 다니더라도 악기 하나쯤 다루면 여러모로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악기배우는 일은 막연하게 호기심은 있었지만 실천에는 옮기지 못하고 하루 이틀 보내고만 있었다. 그러다 운명 같은 사건이 일어났다. 잘 아는 지인의 권유로 ‘한국시니어불로거협회’의 송파 모임에 가입하게 되었다. 이 모임이 여가 활용으로 하모니카를 단체로 배우고 있었다. 하모니카 연습시간에 혼자 우두커니 뒷전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하모니카를 배우든가 모임을 탈퇴하든가 양자택일을 해야 했다.

이왕 하려면 제대로 하자는 심정으로 하모니카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원을 찾아봤다. 속으로는 몰래 다른 데 가서 배워서 회원들을 깜작 놀라게 하고 싶었다. 다행히 집에서 가까운 지역 한국마사회의 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하모니카 교습반이 있었다. 주 1회 3개월에 3만 원이니 아주 저렴하다. 쾌재를 부르고 등록을 했다.

하모니카는 우선 작아서 휴대하기가 편하고 값이 싸다. 세계적으로 수천만 명의 사람이 애용하고 있고, 악기하나로 독주, 중주, 오케스트라까지 연주할 수 있는 폭넓은 악기라는 것이 장점이다. 하모니카는 악기 중에 유일하게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고 하면서 다른 음을 내는 악기다. 때문에 심폐기능이 좋아져서 시니어에게 참 좋은 악기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하모니카를 작은 악기라고 쉽게 덤벼들었더니 절대 쉽지 않은 악기라는 것을 느끼면서 좌절하기도 했다. 하모니카 선생님은 연주에 익숙해지는 것은 열심히 연습하느냐에 달렸을 뿐이라고 했다. 조언대로 무조건 재미없어도 매일 하모니카를 10분 이상 불었다. 3개월이 지나니 점차 실력이 늘기 시작했다. 이젠 늘 가방 속에 악보와 하모니카를 챙겨 다닌다. 한적한 곳에서 짬이 생기면 하모니카를 꺼내서 불어 본다. 어디가 틀렸는지 어느 부분이 잘 안 되는지를 스스로 알아차리는 정도가 되었다. 내가 아주 음치가 아니고 음감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큰 기쁨이다.

잘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을 못 당한다고 했다. 빨리 하모니카 실력이 쑥쑥 늘기를 바라면 안된다. 그렇게 마음먹는 순간 자신에게 실망하고 결국 스트레스가 된다. 흥미와 재미만 있으면 실력은 늘어나게 되어있다. 2년이 부족하면 3년으로 하면 된다. 바쁠 것도 없으니 조급하지도 않고 마음 편하다. 다른 시니어에게 취미로 하모니카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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