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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발효유로 여는 아침

기사입력 2019-03-29 10:05

[동년기자 페이지] 동년기자들의 아침맞이

아침이 오면 “또 아침이 왔네” 하고 무덤덤하게 맞이하는 사람도 있고 마치 소중한 선물을 받은 것처럼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전자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그러나 나이 들고부터 아침을 대하는 마음이 사뭇 달라졌다. 아마도 젊은 시절에는 일에 파묻혀 사느라 아침이 주는 의미를 나 몰라라 하고 밀어냈던 탓이리라. 고교 시절, 영어 선생님이 성경 어딘가에 “하루가 천년 같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어느 날 그 말이 살갑게 다가왔다. 하루가 천년같이 소중한데 그 천년을 열어젖히는 장엄한 시간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고민했다. 그러던 차에 2009년 무렵, 물로 새 아침을 열었다. 서양의학의 대증요법을 넘어 불가역적 치료약을 찾던 중 그것이 바로 유산균이었다는 것을 발견하고 유산균 연구에 매진했다는 기이한 약대 교수님의 ‘유산균과 건강’이라는 제목의 특강을 듣고 곧바로 실행에 옮긴 것이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일단 가벼운 체조와 몸 풀기를 한 다음 체온에 가까운 미지근한 물 600㎖을 천천히 마신다. 그다음에는 농후발효유(濃厚醱酵乳) 200㎖ 한 컵을 역시 천천히 마신다. 아침 공복 시의 위(胃) 환경은 새벽녘의 위액 분비로 인해 강산(强酸) 상태인데 마신 물 600㎖에 의해 중화(中和)가 일어나고 이어서 마신 발효유의 유산균이 물과 혼합되어 곧바로 장으로 직진, 무사히 장(腸) 정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게다가 이때 마신 물 600㎖는 밤새 호흡과 땀과 신진대사로 소모된 수분의 양과 맞먹는 양인데 이를 신속히 보충해줘 세포들을 깨어나게 해준다.

사람은 혈액 10% 유실에는 목숨이 유지되지만 수분 10%가 부족하면, 즉 탈수가 되면 사망에 이른다. 물은 소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어서 위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그 물에 실린 유산균이 소화 과정을 거칠 필요 없는 물과 함께 직진해 장 정착률이 높아지는 것이리라.

그 후로 몸의 변화가 일어났다. 물과 요구르트를 마신 뒤부터 신진대사가 활발해져서 5~10분 뒤에는 반드시 화장실로 직행한다. 매년 봄과 가을이 되면 찢어지고 갈라졌던 입술도 어느새 말끔해졌고 70세에 가까운 얼굴도 통통해져 동안(童顏)이 됐다. 그래서 동창이나 지인들을 만날 때면 “동안 비결이라도 있나?”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러면 나는 아침을 물과 발효유로 열어보라고 권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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