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체험]
최근 들어 VR카페, 사금카페, 낚시카페, 방탈출카페 등 이색적인 체험을 테마로 하는 여러 레저 카페가 생겨났다. 그중 새롭게 떠오르는 카페가 있으니, 바로 양궁카페다. 양궁카페… 정말 양궁을 할 수 있는 곳일까? 김행수(70), 김종억(66) 두 동년기자와 함께 애로우팩토리 홍대점에 직접 가봤다. 촬영 협조 애로우팩토리
양궁장과 카페가 하나로 ‘양궁카페’
양궁카페는 말 그대로 양궁장과 카페가 합쳐진 곳으로 커피나 음료를 마시면서 양궁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선수들이 주로 70m 거리에서 경기를 한다면 양궁카페는 실제 양궁장의 크기를 축소해 일반인들도 접근하기 쉽게 만들었다. 애로우팩토리 홍대점의 경우 과녁까지의 거리는 약 10m. 초보자도 몇 번 연습하면 쉽게 과녁에 화살을 꽂을 수 있다. 레저 카페답게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과자와 음료도 진열되어 있다. 원하는 간식을 집어 결제하면 끝! 밖에서 음식을 사와도 된다. 단 음주는 불가능하다. 애로우팩토리 이용요금은 30발에 1만 원, 1시간에 1만5000원, 평일 종일권 3만5000원이다. 애로우팩토리 이동우 사장은 초보자라면 시간제를, 경험이 있으면 화살 개수로 체험할 것을 추천했다.
김행수 동년기자
음식도 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고 간단한 스낵류만 판매한다. 그래도 밖에서 사올 수 있다니 그 점은 베리 굿! 양궁카페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아기자기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데 있지 않을까.
김종억 동년기자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과녁이 붙어 있어서 활이나 총을 쏘는 곳인 줄 알았다. 벽에 걸려 있는 활을 보고 ‘아 여기가 실내 양궁장이 맞구나’ 확신했다. 활만 계속 쏘면 나이가 나이인지라 힘들 텐데 중간중간 쉬면서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전문 장비와 시설을 갖춘 공간
양궁카페를 이용하기 위해선 꼭 개인 장비를 사야 할까? 답은 ‘장비 걱정할 필요 없다’이다. 양궁카페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단순화한 활이 준비되어 있다. 또 손가락을 보호하는 ‘핑거 탭’, 팔목 보호대 ‘암 가드’, 가슴 보호대 ‘체스트 가드’ 등 보호 장비도 갖춰져 있다. 체험에 앞서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화살집 ‘퀴버’를 허리에 두르면 선수 출신 전문가의 도움으로 사전 교육이 이뤄진다.
“과녁을 중심으로 옆으로 선 뒤 양발의 간격은 어깨 폭 정도로 벌려주세요. 왼손으로 활을 잡고 오른손으로 시위를 당겨 가슴을 열어줍니다. 이때 왼손과 오른손이 일자가 되는 게 가장 중요해요.”
김행수 동년기자
솔직히 말하자면 큰 기대는 안 했다. ‘정식 양궁장도 아닌데 얼마나 잘되어 있겠어!’ 했다. 하지만 카페에 들어서는 순간 내가 틀렸다는 걸 알았다. 생각보다 장비도 잘 갖춰져 있었고 깔끔해서 좋았다. 자세 같은 경우 틀리면 옆에서 전문가가 바로바로 고쳐주니 초보자도 큰 부담 없이 올 만하겠다. 연습해서 명중에 도전해보자.
김종억 동년기자
양궁 경기를 TV로 본 적은 있지만 직접 활을 만져보거나 쏴본 적은 없다. 전문 장비를 착용하니 왠지 모를 자신감이 솟구쳐 오르는 기분? 겉모습만큼은 금메달리스트다. ‘활이 무거워서 무리가 가면 어떡하나,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했는데 다양한 무게의 활이 준비되어 있었다.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즐기기
양궁카페 이용객의 평균 연령은 20~30대. 주로 커플이나 직장 동료들이 찾지만 요즘엔 가족 단위의 이용객도 많아졌다고. 다양한 연령층과 비전문가가 모이다 보니 양궁장에서의 부주의와 실수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연습이나 경기 시에는 안전수칙을 꼭 지켜야 한다. 화살을 뽑으러 갈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화살을 다 쐈을 때 한꺼번에 이동하며 이때를 제외한 시간에는 절대로 경기장 내로 진입해서는 안 된다. 간단한 수칙 몇 가지만 지킨다면 안전하게 양궁을 즐길 수 있다.
혼자 연습만 하는 게 지루하다면 같이 온 사람과 함께 대결을 해보길 추천한다. 혼자 할 때와는 다르게 긴장감이 높아지고 짜릿한 승부욕이 발동된다. 10점에 명중시켰을 땐 인증사진도 잊지 말자.
김행수 동년기자
분명 가운데를 보고 쐈는데… 화살은 과녁에서 한참 벗어난 곳에 외롭게 꽂혀 있었다. 욕심을 가지고 쏴서 그런가? 편한 마음으로 쐈을 때 오히려 결과가 더 좋았다. 마지막 딱 한 발이 10점에 명중해서 기분이 좀 풀렸다. 내가 젊었을 땐 오빠, 누나라는 호칭이 없었다. 그냥 남녀 할거 없이 나이가 많으면 모두가 형이었다. 연애할 때도 딱히 데이트라고 할 게 없었다. 그 시절에 양궁카페가 있었다면 친구랑은 가봤겠지만 힘든 걸 싫어하는 아내와는 취향을 고려해 가지 않았을 것 같다.
김종억 동년기자
감을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뜻대로 화살이 나가지 않아 아쉬웠다. 마지막엔 김행수 동년기자와 대결을 했는데 확실히 혼자 할 때보다 집중하게 되고 재미있었다. 다음번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젊었을 땐 주로 다방 데이트, 한강 데이트를 즐겼다. 한강에선 보트를 빌릴 수 있었는데 여자 친구를 태우고 열심히 노를 저었다. 그 시절 양궁카페가 있었다면 한 번쯤은 연인이랑 왔을 것 같다. 그때 살짝 져주는 센스를 보여줬다면 연인이 즐거워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