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상파 TV 시청자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방송사마다 노년층을 겨냥한 마케팅이 한창이다.
25일 연합뉴스와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지상파TV는 요즘 시청율이 높은 황금시간(prime time)에 노년층을 앞세운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있다.
CBS 황금시간 프로그램인 ‘밀러스’는 72세의 보 브리지스와 62세의 마고 마틴데일이 주인공이다.
NBC는 황금시간 프로그램 ‘블랙리스트’ 주연에 54세 제임스 스페이더를 내세웠고 76세의 빌 코스비를 새로운 시트콤 주연으로 검토 중이다.
ABC는 60대를 주연으로 삼은 야구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50세 이상이 지상파 TV 주요 시청자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을 방송사에서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지상파TV 시청자 평균연령은 54세이다. 20년 전 41세에 비하면 13살이나 많다.
1994-1995년 시즌 지상파TV 최고 시청률 프로그램 시청자 평균 연령은 고작 34세였지만 2013-2014년 시즌 최고 시청률 프로그램인 ‘과학수사대’(NCIS) 시청자 평균 연령이 61세이다.
1970년대에는 젊은 층을 겨냥한 프로그램 개발에 열을 올리던 지상파 TV 방송사가 이제 55세에서 64세 사이의 시청자의 눈길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CBS는 62세의 로빈 윌리엄스를 새로 시작한 시트콤 주연으로 발탁했고 62세의 마크 하먼은 내년부터 ‘과학수사대’에 합류한다.
NBC는 1950년대 팝송으로 만든 ‘사운드 오브 뮤직 라이브’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1억8천600만명이 시청하는 흥행 성공을 거뒀다.
주요 지상파 TV 시청자로 자리 잡은 노년층은 종전의 ‘노인’과는 다르다.
CBS 시청자조사부장 데이비스 폴트랙은 “요즘 노인들은 구매력이 크고 역동적이고 건강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50대 이상이 자동차 구입에 쓰는 돈만 연간 900억 달러(약 96조원)에 이른다고 추정한다.
미국 국민이 갖고 있는 가처분 소득 가운데 70%가 50대 이상에게 있다.
이에 따라 지상파 TV 광고 시장 역시 빠르게 노년층 상대로 바뀌고 있다.
현대 노년층이 관심이 많은 여행, 건강, 미용, 신용카드, 자동차, 주택 관련 광고가 지상파 TV 황금시간대를 장악했다.
NBC유비버설 시장 조사 및 미디어 담당 회장 앨런 위어첼은 “ABC, NBC, CBS 등 주요 지상파 TV 방송사 최고 경영진은 모든 ‘현대 노인’들의 소비 성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