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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개가 필요한데 묶음으로 사야

기사입력 2018-01-22 10:27

아침에 눈을 뜨니 째깍째깍 소리를 내고 움직여야 할 탁상시계가 죽어있다. 가까이 가서 귀 기우려보고 손바닥으로 탁탁 쳐봐도 도무지 움직이지 않는다.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된 모양이다. 시계 뒤 뚜껑을 열고 배터리를 확인해보니 1.5V AA타입 1개가 들어있다. 방전된 배터리를 빨리 꺼내지 않으면 배터리 액이 흘러나와 전기접점에 녹이 나게 한다. 길게는 기계내부 소자(素子)에 흘러들어가 기기를 망가뜨린다. 먼저 배터리를 뽑아내야 했다.

    

집에는 이 배터리가 없다. 집 가까이 있는 천 원짜리 물건을 주로 파는 ‘다이소’에 갔다. 배터리 4개를 소포장해서 천원에 팔고 있다. 우선 값이 싸다. 메이커를 보니 중국제다. 역시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이 있어 물건 값이 싸다. 배터리는 제조일자가 중요하다 오래되면 분극작용에 의해 배터리가 서서히 방전되어 사용 할 수 없다. 제조일자가 표시되어있지 않다. 재고를 걱정한 생산자의 꼼수다. 길거리에서 값싸게 파는 배터리는 제조 된 날자가 오래된 것들이 많다. 당연히 잔존수명이 짧다.

    

배터리는 딱 1개가 필요한데 4개를 사야했다. 두고두고 쓰면 된다고 하지만 보관도 어렵고 자연방전 되어 낭비다. 요즘 판매방식이 1+1이 많다. 하나 사면 하나를 더 주는 것이다. 형광등도 딱 1개가 필요한데 최소 2개정도 묶어서 판다. 다음에 쓰기위해 나머지 한 개를 장롱 뒤에 숨겨 놓았다. 하지만 진정 필요할 때는 장롱 뒤에 있다는 것을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또 새로 산다. 나중에 이사할 때 발견하고 아차차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형광등은 나중에 쓰면 될 것이라고 말 하지만 이미 시대의 변천에 따라 LED등으로 교체되어 대부분 형광등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식당에 가면 밥을 반공기정도 먹고 남기는 사람이 많다. 이미 고기를 먹어서 밥이 들어갈 틈이 없다. 다이어트의 목적으로 적게 먹고 남긴다. 혹자는 쌀이 과잉 생산되어 남아돌아가는데 뭐 어떠냐고 말한다. 소비가 미덕이라고 추켜세우기 까지 한다. 쌀은 남아도 사료용 곡물 수입은 엄청나다. 남는 쌀이 있다면 생산한지 오래된 쌀부터 사료용으로 돌리면 수입 사료를 그만큼 줄일 수가 있어 무역수지가 좋아진다.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국가제도의 연장선상에서 이중 곡가제(생산자에 비싸게 사서 소비자에게는 싸게 파는)의 부활도 이제는 필요하다. 밥을 많이 하면 해외 수입연료를 더 많이 써야하고 음식물쓰레기 처리에 돈이 든다. 아예 반공기의 밥을 반값에 파는 메뉴판이 있어야 한다.

    

배추 반포기, 무 반개, 감자2개와 같이 소포장 판매가 늘고 있다. 핵가족 사회에서 혼자 사는 사람이 많으니 이를 적극 권장해야 한다. 일부 고속도로 휴게소에 가면 카페테리아 판매방식으로 김치 한 접시 300원, 꽁치 한 마리 천원과 같이 필요한 것만 사 먹을 수가 있다. 손님의 식성도 모르고 양도 알 필요도 없이 식당주인의 밀어내기식의 가득 차린 밥상은 개선이 필요하다.

    

지구가 환경오염으로 병들어가고 있는데 주된 원인이 에너지의 과다소비다. 먹다가 남기고 버린다. 입다가 싫증난다고 버리고 새로 산다. 잔존수명에 대한 개념이 희박해 진다. 딱 1개가 필요한데 묶어서 4개를 사라는 것은 지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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