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예매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국산영화이다. 네티즌 평점 8.6으로 잘 만든 영화이다. 18년 전 강제규 감독이 만들어 당시 1천만 관객을 동원한 국산 영화 ‘쉬리’가 연상되는 영화이다. 그때도 자동소총 등 첨단 군수품이 나와서 열광했다. 그때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장비와 스케일 큰 여러 장면들이 볼만하다. 이번에는 중국에서 북한 소품 등을 준비했다고 한다. 북한과 평양을 보여주는 세트 촬영도 볼 만하다.
강철비는 실존하는 무기로서 폭발하면 하늘에서 비처럼 강철 파편이 튀면서 대량 살상하는 무기라고 한다. 과거처럼 엎드리면 위쪽으로 날아가는 파편을 피할 수 있는 무기보다 발전된 것이다.
영화는 러닝타임 139분으로 꽤 긴 편이다. 그래도 숨 막히는 전개로 전혀 지루하지 않다. 웹툰을 바탕으로 양우석 감독이 만들었다. 주연에 북한 최정예요원 엄철우 역에 정우성, 대한민국 외교 안보 수석 곽철우 역에 곽도원이 출연했다. 정우성은 긴 다리에 잘 생긴 배우이지만, 남자 배우의 숙명인 액션을 해내야 했다. 눈이 커서 여간해서는 어설프게 보이던 그의 연기가 여기서는 그럴싸하다. 북한군 요원으로 적역이었다.
스토리 설정이 기발하다. 한반도 정세가 그렇듯 어지럽고 복잡하다 그런데 갑자기 북한에 쿠데타가 발생했다. 항상 그럴 개연성을 갖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 설정이다. 개성 공단에 왔던 북한 1호가 쿠데타군의 총격으로 총상을 입고 엄철우가 호송하여 남한 일산에 잠입한다. 하필 남한 산부인과에 긴급 침투하여 긴급 치료를 받는데 산부인과 의사가 남한 안보 수석 곽철우의 이혼한 아내이다. 곽철우가 마침 여기 왔다가 엄철우와 대면한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둘의 관계가 스토리를 전개한다. 이름도 같고 나이도 비슷하여 운명적 친구이자 엄연한 적이다. 둘 다 가정을 가진 사람으로 이데올로기 대립을 떠나 인간적으로 통한다. 서로 돕지 않으면 안 되는 관계이다.
북한 사정은 복잡하게 전개된다. 북한 1호가 죽으면 쿠데타가 성공하는 것이므로 쿠데타 군은 북한 1호를 제거하는 작전을 편다. 곽철우와 엄철우의 기지로 여러 위기를 모면한다. 쿠데타 군은 남한과 미국에 선전포고를 하고 핵 공격을 준비한다. 그들이 가진 전부이기 때문이다.
남한은 새로 대통령이 당선되어 기존 대통령은 미국이 바라는 대로 선제공격을 선호하고 새 대통령은 선제공격은 곧 전쟁을 하는 것이므로 대화로 전쟁을 막아보자는 생각이라 서로 다른 입장이다. 기존 대통령은 임기 내에 선제공격과 승전으로 전쟁을 끝내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의 계산은 복잡하다.
현재 우리나라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다. 일인독재체제인 북한의 사정도 복잡하다. 핵까지 갖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상상해 볼 필요가 있다. 무방비로 있다가 우왕좌왕하다가는 강대국의 이익에 놀아날 가능성도 많다. 영화적 상상이 복잡한 관계를 미리 예상할 수 있게 한다면 영화의 공이 크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