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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잘 하고 싶어요

기사입력 2017-02-16 17:29

거래 은행 VIP상담실에 일이 있어 갔었다. 담당 여직원이 요즘 회사에서 영어 공부하라며 스트레스를 주는데 도무지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입이 안 떨어진다고 했다. 요즘 은행 직원 정도이면 입사 시험 때 토익 점수는 기본이므로 영어를 읽고 듣는 실력은 일정 수준이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이 안 떨어진다는 것은 아무래도 요령을 모르거나 반복 연습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외국영화를 자주 보라고 하는데 자막을 보게 되니 효과도 없단다. 모든 일을 영어로 생각하는 방법으로 공부를 하라는데 실무에 밀려 그럴 여유도 없다고 했다.

필자가 터득한 영어 공부 방식은 일단 그동안 공부한 어려운 단어보다는 초급 수준의 단어로 말을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어려운 단어로 회화를 하려고 하면 발음도 어렵고 원어민은 오히려 그런 어려운 단어를 일상에서 쓰지 않으므로 못 알아듣는 경우도 있다. 쉬운 단어로 뜻을 표현하는 방법은 일기를 써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일단 머릿속에서 한국말과 영어를 번역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튀어나올 수준이 되어야 한다. 단어 먼저 생각해내지 말고 말을 하면서 단어를 떠올리라는 것이다.

다음 단계는 자주 쓰는 문구는 외워두는 것이다. 외우는 단계에서 영어의 구성을 알게 된다. 그러면 머릿속으로 굳이 영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땀 빼는 일이 줄어든다. 특히 과학이나 심층 토론에 필요한 단어들은 특정 분야라서 자주 쓰지 않는다. 그런 분야는 몇 가지 중요한 단어를 포함하여 하고 싶은 얘기를 만들어 외워두어야 한다.

외국영화를 자주 보는 것이 도움이 되기는 한다. 필자 또래가 영어 공부할 때는 영어 방송이라고는 주한미군을 위한 AFKN 방송이 유일했다. 그러나 지금은 외국 영화를 방영해주는 영화 채널이 많다. 자막에 의존하게 되지만, 그래도 자주 보다 보면 자막에 의지하지 않더라도 말이 들리고 귀에 익숙해진다.

생각을 영어로 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국 신문을 읽으면서도 영어로 바로 생각해보고 드라마를 보면서도 대사를 영어로 바로 떠올려 보는 것이다. 사람을 상대로 한국말을 하면서도 영어로 다시 바로 떠올려 보는 것도 좋다. 한국 사람끼리 영어로 말하기는 쑥스럽다. 그래서 아기를 대상으로 한국말을 하면서도 영어로도 얘기해 보는 방법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실전 훈련이다. 영어권 나라에 여행을 가면 좋다. 영어에 푹 빠질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미국 군인이 많은 이태원 같은 곳에 가서 직접 경험해 보는 방법도 있는데 권하고 싶지는 않다. 한국에 나와 있는 미군들 수준이나 한국인들을 대하는 마음 가짐이 마음에 들지 않는 편이다. 외국어를 가장 빠르게 익히는 방법은 영어권 사람과 자주 만나는 방법이다. 직접 사귀거나 데이트 정도도 있는데 역시 권하고 싶지 않다.

“영어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나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는 조리 있게 노하우를 설명할 수 없었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다음에 만났을 때는 단계별로 설명이 가능할 것 같다. 사람마다 방법에 대한 노하우가 있지만, 정작 필요한 사람이 절실하게 수용할 수 없는 방법은 무용지물이다. 무릎을 탁 치는 노하우가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노하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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