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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 무서워요.

기사입력 2016-10-11 13:22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 무서워요(박혜경 동년기자)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 무서워요(박혜경 동년기자)
시대 상황에 따라 달라져온 출산 관련 표어 내용이 재미있다. 전쟁 후 우리나라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국가에서는 “덮어놓고 낳다가는 거지꼴을 못 면한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가난한 나라에 인구가 늘어나니 고민도 컸을 것이다.

필자가 결혼할 당시에는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표어가 있었고 곧이어 “둘도 많다, 하나만 낳자!”,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이라는 표어도 등장했다. 그 후부터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자녀를 낳지 않았는데도 공무원들이 피임을 계몽하고 다녔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의 저출산이 큰 문제다. 이대로 지속된다면 2750년도에는 인구가 없어 대한민국이 없어진다는 기사를 읽었다. 휴~ 올해가 2016년이니 2750년이라면 700여 년 후의 이야기다. 700여 년 후라면 필자는 당연히 이 세상에 없고 우리 아들 세대와 꽃처럼 예쁜 우리 손녀 세대도 다 떠난 아주 먼 훗날의 일이라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지만 우리나라가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그런 일이 정말 일어날까봐 두렵고 한숨이 나온다. 물론 문제가 더 심각해지면 좋은 방안들이 나올 것이고 대처 방법도 생겨서 나라가 통째로 쉽게 없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는 한 집에 자식이 보통 열 명은 되었다. 충남대학교 교수이셨던 외할아버지도 우리 엄마를 장녀로 삼촌 4명과 이모를 두셨고 어려서 잃은 자식도 있었다 하니 열 명에 가까운 자녀를 낳으신 셈이다. 친할아버지댁도 장남인 우리 아버지를 시작으로 삼촌 세 분과 고모 네 분이 있었으니 그야말로 양쪽 집이 다 대가족이었다.

식구가 많은 게 부담스러웠는지 우리 부모님은 딸 셋만 낳으셨다. 시절이 시절인지라 장남인 아버지가 아들이 없어 엄마는 시댁으로부터 은근한 핍박을 받으셨던 것 같다. 작은아버지가 당신 아들을 우리 집에 양자로 주겠다는 제의까지 있었지만 아버지가 딸 셋으로 충분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아 필자는 딸 셋인 집의 장녀가 되었다.

필자는 아이를 하나만 낳았다. 물론 당시 유행하던 슬로건 때문은 아니다. 그냥 하나만 낳아 잘 키워야겠다는 신념이 있었다. 아이를 키우는 동안 너무 즐겁고 행복한 일이 많았으므로 자식이 하나라는 게 아무 문제가 없었다. 주변을 돌아보면 필자처럼 외동으로 끝난 집은 별로 많지 않다. 거의 두 명 이상의 형제나 자매를 두었다. 그래서 다들 필자에게 자식이 하나여서 얼마나 외롭겠냐, 아이도 쓸쓸할 거라고 걱정들을 했다.

그러나 필자는 아들이 하나인 것에 만족했고 아이도 밝고 명랑하게 자라서 그런 걱정들은 정말 기우에 지나지 않는 말들이라고 생각했다. 불만 없이 잘 자랐으리라 생각했는데 아들 생각은 그게 아니었나보다. 손녀가 태어났을 때 필자는 하나만 키워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아들 며느리는 둘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아마 우리 아들이 형제 없이 혼자 자란 게 그리 좋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미안해졌다.

요즘은 아이 키우기 어려운 세상이니 속으로 하나만 낳아 잘 기르기를 바랐는데 이런 이기적인 생각도 저출산의 원인이어서 나라의 걱정거리가 되는 셈이다. 너무나도 귀엽고 예쁜 손녀가 네 살이 되었을 때 동생이 생겼다. 저출산 시대에 너도나도 자녀를 하나씩만 갖겠다고 하는데 우리 며느리는 칭찬해줄 만하다. 젊은 부부들이 아기를 많이 낳아 700여 년 후에 우리나라가 통째로 없어지는 재앙은 막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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