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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그녀 - 한국판 아델라인

기사입력 2016-09-19 10:23

▲영화의 한 장. (강신영 동년기자)
▲영화의 한 장. (강신영 동년기자)

‘도가니’를 만들었던 황동혁 감독 작품이다. ‘써니’, ‘광해’에 출연했던 심은경이 오말순 할매의 젊은 여자 역 오두리로 나왔다.

칠순 할매 오말순(나문희 분)은 어느날 자신을 요양원으로 보내려는 가족들의 움직임을 알아챈다. 영정사진이라도 미리 찍어두려고 청춘사진관에서 사진을 찍고 나왔는데 갑자기 20대 처녀로 변신이 되었다. 그때부터 가족들도 못 알아보고 주변 사람들도 못 알아 본다. 오드리 헵번의 이름을 본 따 오두리로 이름도 바꾸고 신나는 젊은 날을 즐기며 보낸다. 그런데 손자가 교통사고로 수혈을 받아야 할 처지가 되었다. 희귀한 혈액형으로 할매만이 수혈을 해 줄 수 있는데 피를 뽑으면 다시 옛날 모습으로 돌아가게 된다. 젊게 살 것인가 자신은 다시 늙은 모습으로 돌아가면서 손자를 구할 것인가 고민하게 되지만 결국 옛날 노인으로 되돌아간다. 한때 달콤한 꿈을 꾸었다며 만족해한다. 반전은 이번에는 할배가 청춘사진관에 들렀다가 20대 빛나는 청년이 되어 할매에게 돌아온다.

장르가 코미디라서 그냥 가볍게 보면 된다. 할매가 20대 처녀로 되돌아 오기 때문에 관객의 범위가 넓어진다. 80~90년대 유행가 ‘빗물’, ‘하얀 나비’, ‘나성에 가면’ 노래가 시니어들의 추억을 되살리게 한다. 젊다고 록밴드의 가수가 될 수 잇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젊은이들이 워낙 열렬하게 연예인이 되기를 희망한다니 그런 설정을 한 모양이다.

시간이 멈춰진 것처럼 더 이상 늙지 않아 고민하는 여자가 나오는 ‘아델라인:멈춰진 시간’을 연상하게 하는 영화이다.

나이를 거꾸로 먹어가는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도 연상하게 하는 영화이다.

이처럼 꼼짝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세월의 흐름과 나이를 멈추거나 뒤집거나 거꾸로 가는 식의 상상이 세계적으로 호응을 받는 모양이다. ‘수상한 그녀’도 일본, 중국, 베트남 등 리메이크가 만들어져 성공했고 인도, 인도네시아, 독일에서도 리메이크를 준비한다는 것이다.

‘코블러’도 구두 수선공이 남의 구두를 수선하다가 그 구두를 신으면 구두 주인으로 변한다는 상상이므로 구두 주인의 나이에 따라 나이가 왔다 갔다 한다.

이런 영화들의 결말은 결국 자신의 제자리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혼자만 젊어져 봐야, 또는 혼자만 다른 주변 사람들과 달라 봐야 결국 행복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상상은 그렇게 되어 보고 싶다는 욕망으로 살아 있다는 것이다.

내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당연히 젊은 상태로 회귀를 원한다. ‘수상한 그녀’의 젊은 여자 오두리로 남고, ‘아델라인’에서도 그대로 자신만의 특혜를 즐기며 사는 것이 맞다고 본다. 사랑을 이유로 원 위치 되지만, 젊은 모습이라고 해서 사랑이 불가능하지 않다. 젊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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