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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Chicago)

기사입력 2016-07-21 14:59

▲록시 역 르네 젤위거. (강신영 동년기자)
▲록시 역 르네 젤위거. (강신영 동년기자)
뮤지컬 ‘시카고’를 영화로 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뮤지컬로는 해마다 우리나라 무대에도 오르지만, 몇 십만 원을 호가하는 입장료가 비싸서 볼 엄두를 못 냈었다. 가서 본다 해도 뮤지컬은 영어로 가사가 나오면 말을 못 알아듣기 때문에 감동이 떨어진다. 그런데 영화로도 만들어졌었고 한글 자막까지 넣어서 편안하게 볼 수 있었으니 행운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시카고’는 음악과 함께 화려한 춤이 등장하기 때문에 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일찍부터 회자되었었다. 일본 영화 “쉘위댄스”를 미국 판으로 리메이크했을 때 주연배우였던 리처드 기어가 나와 더욱 열광하게 만들었다.

이 영화는 2002년에 롭 마샬 감독이 만들었다. 주인공 록시 역에 르네 젤위거, 변호사 역에 리처드 기어가 나왔다. 그 외 보드빌 배우이자 교도소 동료 벨마 켈리 역에 캐서린 제타 존스, 록시의 남편 아모스 역에 존 라일리가 출연했다.

이 영화는 당시 아카데미 최다 부문 노미네이트, 골든 글러브 작품상, 남녀주연상, 미영화배우조합상, 미영화감독조합상 등을 받았다. 콘텐츠로도 걸작 중의 걸작이다.

무대는 1929년 갱단이 활개 치던 무법천지의 시카고이다. 그만큼 시카고는 역동적인 도시로 활력이 넘친다. 록시 하트는 연예계를 동경하는 바람들은 여자이다. 남편은 정비소를 운영하면서 성실한 사람이지만, 단조롭고 지루한 결혼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나이트 클럽 사장 친구인 프레드와 내연의 관계를 맺는다. 프레드가 자신의 꿈을 이뤄줄 능력 있는 남자가 아니라 단순한 가구장사라는 것을 알게 되자 프레드를 총으로 쏴 죽이는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순진한 남편은 대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가려다가 아내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록시가 잡혀가게 놔둔다.

그의 죄는 일급 살인에 해당되어 교수형 감이다. 그러나 타락한 간수 매트로 모튼(퀸 라티파 분)을 통해 변호사 빌리 플린(리처드 기어 분)을 만난다. 빌리는 돈만 아는 냉혈한이지만, 한 번도 재판에서 져 본 일이 없는 유능한 변호사이다. 록시의 남편이 있는 돈 다 끌어다 거액의 변호사 비를 대면서 스토리텔링을 만든다. 록시의 아름다움을 이용하여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다. 자극적인 것을 좆는 미디어를 이용하여 록시가 억울하게 살인자가 되었다는 동정심을 유발하는 작전이다. 록시는 수녀원 출신의 순진한 여자였는데 우발적인 사고로 살인을 저지르게 되었다며 사람들의 동정을 사는 작전을 꾸미며 의상과 행동 말투까지 훈련 받는다.

변호사가 너무 거액의 변호사 비를 요구하자 계약을 파기하지만, 동료 중 한 명이 교수형으로 죽는 것을 보고 다시 계약한다. 변호사는 치밀하게 스토리텔링을 지도하여 배심원단의 무죄 판결을 얻어 낸다.

풀려난 록시는 보드빌 배우가 되려고 여기저기 오디션을 보러 다니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다. 그때 교도소 동료였던 벨마 켈리가 찾아온다. 혼자보다는 살인녀 둘이 공연을 하면 입소문의 특징을 살려 성공할 것이라는 제안을 받아 들여 보드빌 배우로서 데뷔하고 화려한 위치에 오른다.

설정이 살인과 교도소라는 데에 우선 신선하다. 그리고 죄인이 미인이며 미디어들이 막장드라마를 쓰면 매출이 오른다는 것, 배심원단이나 일반인들은 미인에 동정적이라는 점을 이용한다는 설정이 재미있다.

미국은 쇼의 나라이다. 미국 쇼는 재즈 음악과 함께 춤과 노래, 등이 등장하는 보드빌 쇼라서 볼 만하다.

오랜만에 아주 재미있게 본 영화이다. 전혀 지루하지 않다. ‘시카고’를 이제야 처음으로 봤다는 점도 창피한 일이지만, 이젠 큰 퍼즐을 찾아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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