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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년기자 칼럼] 처음으로 해본 결혼식 주례사

기사입력 2016-05-09 09:12

▲필자(왼쪽)가 난생 처음 주례를 본 뒤 신랑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구자형 동년기자
▲필자(왼쪽)가 난생 처음 주례를 본 뒤 신랑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구자형 동년기자
지난 달 중순 어느날에 한때 잘 알고 지내던 25년 대학후배 녀석이 참으로 오래간만에 전화를 하였다. 반가워하며 서로 수인사를 나누었는데 그 후배가 "선배님 저 이번에 결혼하게 되었습니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속으로 이녀석 최근들어 바뻐서인지 연락이 뜸하다가 결혼연락하기 위해 주소 물어볼려 하는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대짜고짜로 선배님 "저희 결혼식 주례를 부탁드립니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물론 내 나이 63세가 되어 주례 설 나이도 되었건만 전혀 뜻밖이라 속으로는 쾌나 당황이되고 염려가 되었으며 이미 현직에서 물러나 전문위원이나 비상임 감사으로 일하고 있는 나로서는 약간 부담도되고 또한 주례서기에는 직함이 좀 약한 것이 아닌 가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래간만에 아끼는 후배가 부탁하는데 거절할 수도 없고 그러마하고 대답은 하였지만 속으로는 은근히 고민이 생겼다.

주례라 함은 새롭게 인생을 출발하는 신랑과 신부에게 축하를 전하고 두새람의 새로운 인생에 보탬이 될 금과옥조 같은 내용으로 주례사를 해주어야 하는데 과연 내가 그런 자격이 있을까 자문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뒤늦게 결혼하는 후배의 간절한 청탁을 기꺼이 받아 들일 수 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사실 젊었을 때는 첫아들을 낳아서인지 친구들의 결혼식사회는 거의 도맡인 해보았지만 더더군다나 결혼식 주례는 처음이어 상당히 부담이 간 것도 사실이었다.해서 주례를 많이 본 교수인 친구에게 어찌할까 조언도 부탁하고 인터넷도 참고하였다. 주례는 대개 날씨이야기 등 인사말,신랑신부의 소개,결혼의 의미,덕담표현,맺음말 이런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나의 36년 결혼생활 영위함에 있어 대학선배이자 인생 및 결혼선배로서 신랑과 신부에게 솔직하고 진솔한 나의 경험과 체험을 전달해주면 되지 앓겠는가 생각하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었다.

살아가면서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세가지 정도로 압축한다면 무엇을

이야기할까?

<다음은 내 주례사 요약>

가장 중요한 것은 결혼식때처럼 늘 초심과 배우자에 대한 배려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 역시 36년전을 되돌아보면 그당시에는 배우자에게 하늘에 있는 별이라도 따다줄 것처럼 그녀를 위한 어떤 일도 하겠다 했는데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과연 그것을 얼마나 지켰을까 하는 의문이 드네요.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항상 아쉽게 느끼는 것이 다름 아닌 남에 대한 배려인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요즈음처럼 식구가 핵가족화되면서 집에서 옹야옹야 하면서 마마보이로 키워졌거나 집에서 귀여움을 독차지하였던 외동딸 들, 참으로 그들은 많은면에서 자기중심적으로 키워졌으며 학교교육 역시 자아중심적 점수중심적으로 자랐기에 남에 대한 배려는 많이 익숙치 못한 것이 사실이 아닌 가 생각이 들어 결혼하기전의 초심처럼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경과 신뢰를 통해서 가정생활을 영위하게 된다면 부부는 서로 닮아가게 되고 늘 좋은 가정을 유지하여 지켜갔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습니다.

둘째로는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존그레이의 책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처럼 남자와 여자는 본래 육체적인 면 뿐만 아니라 서로 생각하는 방식이나 언어,행동 등에서 많은 점이 서로 다릅니다. 우리 남녀가 서로 서로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인식할 수 있다면 상대방을 잘 이해하고 상대방을 자기 틀에 맞출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즉 화성남자와 금성여자처럼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상대방을 억지로 변화시킬려고 노력하거나 맞상대하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다만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더불어 잘 지내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결혼이란 권리를 얻는 과정이 아니라 책임과 의무를 이행하는 과정인 것입니다. 배우자를 만난 것은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의사결정의 결과입니다. 이에따라 서로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 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결혼식은 남편과 아내, 그리고 장차 부모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지키겠다고 약속하는 동시에 의지를 표명하는 의식입니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양가 부모님을 통해 이 세상에 태어나고,평생을 해로 할 수 있는 배우자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결혼자체가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성경 말씀에도 범사에 감사하라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주어진 여건에 늘 감사하며 만족하는 마음자세가 행복의 첩경입니다. 즉 행복은 멀리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오늘 두사람의 마음 속에 있는 것입니다. 두 사람이 만든 청첩의 글처럼 지극히 작고 사소한 모습 하나하나 아끼고 사랑하며 소중하게 애정을 키워나가며 언제나 작은 것에도 서로에게 감사히 기쁜 마음으로 생활한다면, 그속에 늘 행복은 찾아오는 것임을 잊지 마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마음속으로 오늘 새신랑과 신부의 행운을 위해 조용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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