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할머니들은 잠도 안 주무시나 보다.
어느 할머님이 그랬을까? 아침에 일어나 2층에 올라가보니
새로 만든 방의 커다란 TV를 넘어뜨려 브라운관을 부셔 놨다.
TV를 올려놓은 탁자 서랍은 온통 다 빼서 화장실 앞에 쌓아놓고
밤새 작업하느라 힘도 안 드는지 멀쩡한 얼굴로 아침을 맞는다.
난 저녁에 잠이 오지 않아서 이리저리 뒤척이고 있는데,
2층에서 들려오는 발자국소리는 더욱 잠을 내쫒았다.
할머니들은 낮에 내내 힘없이 누워 이리저리 뒹굴고 자고 하다가
밤이면 기운이 세어 지는지 밤마다 일을 벌여 놓으신다.
이제 7월부터 요양원 팀에서 양로원 팀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양로원은 스스로들 알아서 하니까 드실 것 만 잘 챙겨드리면 된다.
아직 체계가 잘 잡히지 않은 요양원 식단을 짜고 부엌 집기들을 관리하기도 한다.
이곳에서 점점 익숙해지면서 일이 재미있어진다.
난 어딜 가나 주인처럼 내가 일을 찾아서 해야 즐거워진다.
위에서 시키는 일만 하는 건 종업원 같다는 생각에 재미가 없고 싫거든.
이제 서서히 이곳을 점령해가는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일에 보람을 느껴보도록 해야겠다.
<시니어 기자 박순옥>
-61년생
-늘 푸른 사랑의 집 봉사활동
-고양시 모니터 요원(최우수상 수상)
-안정행정부 생할공감 정책 모니터 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