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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걱정에 모든 연령층 소비 줄인다-KDI 보고서

기사입력 2014-05-27 08:00

노후 생계 걱정이 내수둔화를 재촉하고 있어 현재의 중장년층이 노인이 될 시점에는 내수가 더 침체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이는 모든 연령층이 은퇴 후 생활 유지 걱정으로 소비성향을 낮추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연령별 소비성향의 변화와 거시경제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최근 10여년간 전 연령층에서 평균소비성향이 감소하고 있으며, 가구주연령이 높아질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평균소비성향이란 가계의 ‘씀씀이’를 보여주는 지표로 가계의 소비지출을 처분 가능한 소득으로 나눈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인구 고령화는 평균소비성향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국은 가구주 중위연령이 2003년 44세에서 2013년 48세로 상승할만큼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같은 기간 평균소비성향은 0.78에서 0.73으로 하락했다.

 여기에는 50대 이상 고령층의 평균소비성향 하락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과 2013년 사이 50대의 평균소비성향은 0.75에서 0.71로, 60대는 0.78에서 0.70으로, 70대는 0.94에서 0.76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20대는 0.75에서 0.74로, 30대는 0.76에서 0.71로, 40대는 0.80에서 0.77로 떨어져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았다.

 보고서는 ”기대수명은 급속히 증가하는데 근로가능 기간은 늘지 않아 노후대책에 필요한 소요자금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예상한 대부분 연령계층에서 노후대비를 위해 소비성향을 낮추고 있는 것“이라며 ”소비성향의 하향 조정은 은퇴시점이 가까워질수록 뚜렷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반적으로 연령별 평균소비성향은 소득이 높지 않은 20∼30대에 높았다가 상대적으로 고소득인 40∼50대에 저축 증가로 낮아지고 노년으로 접어들면서 다시 높아지는 ‘U자 형태’를 나타내지만, 한국은 40대 가구의 과도한 자녀 교육비 지출로 ‘W자 형태’의 특수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3∼2013년 평균을 냈을 때 한국의 40대는 처분가능소득의 약 14%를 교육비로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40대 가구 기준 교육비 지출은 처분가능소득의 약 2.1% 정도다.

 보고서는 ”중장년층의 과다한 교육비 지출은 노후 대비를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라며 ”교육비 지출이 높았던 현 30∼40대가 고령층이 되는 시기에는 민간소비가 더욱 제약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KDI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최근의 민간소비 부진은 기대수명 증가라는 구조적 요인에 크게 기인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정부의 소비활성화 대책도 단기적 수요진작 관점보다는 구조적 대책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는 은퇴시기 연장, 고령층 경제활동 참가 지원 등과 함께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과 비효율적 과잉교육을 제어할 수 있는 교육 및 채용 시스템 정비 등이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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