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부터 활용까지 웃으며 배우는 요즘말
짧고 간단해 보여도 수수께끼처럼 느껴졌던 요즘말.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하나씩 천천히 알아가 보자!
신조어를 알게 되면 손주와의 대화가 한결 편해지고 일상 속 이야기에도 조금은 젊은 기운이 더해진다.

“우리 손주, 언제 이렇게 컸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그마했는데.”
오랜만에 만난 손주가 훌쩍 자란 모습을 보면 대견하면서도 품 안에 쏙 들어오던 어린 시절이 먼저 떠오른다. 사진첩 속 조막만 한 손과 통통한 볼을 보고 있자면 절로 웃음이 난다. 요즘에는 이렇게 작고 앙증맞아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가는 존재를 두고 ‘뽀시래기’라고 부른다.
말은 새롭게 들리지만 뿌리를 따라가면 의외로 친숙하다. ‘뽀시래기’는 본래 ‘부스러기’를 이르는 전라도·경상도 지역의 방언이다. 빵이나 과자를 먹고 난 뒤 남는 자잘한 조각처럼 작게 부서진 것을 가리키던 말이었다. 실제 지역 방언 자료에서도 ‘뽀시래기’와 ‘뽀시레기’를 ‘부스러기’라는 의미로 기록하고 있다.
지역에서 쓰이던 이 정겨운 말이 온라인과 일상 대화로 넘어오면서 쓰임새가 달라졌다. ‘‘자잘한 조각’이라는 원래 의미에서 ‘작다’는 느낌이 남고, 여기에 귀여움과 애정이 더해진 것이다. 이제는 어린아이뿐 아니라 새끼 고양이나 강아지처럼 몸집이 작고 사랑스러운 동물을 보고 “뽀시래기들 좀 봐”라고 표현한다. 조그맣고 앙증맞은 캐릭터나 물건을 보며 쓰기도 한다.
흥미로운 점은 ‘뽀시래기’가 누군가를 단순히 작다고 묘사하는 말은 아니라는 데 있다. 말하는 사람의 애정이 함께 들어가야 제맛이 난다. 화단 아래 새끼 고양이들이 몸을 맞대고 옹기종기 모여 있을 때 “아이고, 저 뽀시래기들 좀 봐”라고 하면 단순히 ‘작은 고양이’라고 하는 것보다 한결 더 다정하게 들린다. 손주를 보며 “우리 집 뽀시래기”라고 부르는 것도 마찬가지다. 크기를 재는 말이라기보다 귀여워서 자꾸 눈길이 가고, 한 번 더 안아주고 싶은 마음을 담은 애칭에 가깝다.
그렇다고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붙일 수 있는 말은 아니다. 친하지 않은 사람의 체격이나 외모를 두고 ‘뽀시래기’라고 하면 상대에 따라 어색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손주나 어린아이, 반려동물처럼 평소 애정을 나누는 대상을 정겹게 부를 때 이 말의 느낌이 제대로 살아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 곁에도 저마다의 ‘뽀시래기’가 있다. 별것 하지 않아도 집 안을 시끌벅적하게 만드는 손주, 짧은 다리로 종종걸음을 치며 따라오는 강아지, 손바닥만 한 몸으로 사람 곁을 파고드는 새끼 고양이처럼 말이다. 몸집은 작아도 그 존재가 차지하는 마음의 자리는 결코 작지 않다.
작다고 존재감까지 작은 것은 아니다. 온 집안의 웃음을 책임지는 아이처럼, 작은 ‘뽀시래기’가 때로는 가장 큰 행복을 가져다준다.
★함께 알아두기★【끼부천사】 애교 있게 끼를 부려 여러 사람에게 귀여움과 사랑을 받는 사람
짧고 헷갈리는 요즘말도 하나씩 들여다보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뜻을 알아보는 작은 시도면 충분합니다.
말 한마디를 이해하는 경험이 세대 간 대화를 이어주는 출발점입니다.
관련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