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이기는 일상의 습관] 작은 것부터 시작해 꾸준히 중요, ‘식사 후 10분 걷기’ 추천

장수 시대를 맞아 ‘건강 루틴’이 주목받고 있다.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는 특별한 비법보다 일상 속 건강한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건강 루틴으로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등을 꼽는다.
MBC ‘뉴 논스톱’으로 유명한 김민식 PD(본지 5월호 인터뷰 참고)는 퇴직 후 50대에 지방간 판정을 받았다. 그는 건강 악화의 원인이 잘못된 생활 습관에 있음을 깨닫고 건강 루틴을 실천했다. 그 결과 지방간 수치가 개선되고 체중도 10㎏ 감량했다. 김 PD는 습관을 ‘나도 모르게 반복하는 행동’, 루틴을 ‘의도적으로 만들어가는 삶의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시니어에게 건강 루틴은 왜 중요할까. 또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 어떤 루틴을 실천해야 할까. 오범조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래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것
오범조 교수는 시니어 세대에게 건강 루틴이 중요한 이유로 “건강관리 목표가 단순히 질병을 피하는 데 있지 않다”고 짚었다. 나이 들수록 중요한 것은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오래 유지하고, 원하는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의 기능을 지키는 일이다.
노화 자체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노화의 속도와 양상은 생활 습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바로 ‘건강수명’이다. 이는 단순히 오래 사는 기간이 아니라, 질병이나 기능 저하로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받지 않고 지내는 기간을 의미한다.
오 교수는 “한 번의 큰 결심보다 매일 반복하는 작은 실천이 건강을 만든다”며 “건강 루틴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잘 기능하며 살아가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운동·수면·식습관, 그리고 관계
그렇다면 어떤 건강 습관부터 실천하면 좋을까. 오범조 교수는 무엇보다 ‘움직임’, 즉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나이 들수록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하는 근 감소 위험이 커지는데, 근육은 혈당을 조절하고 대사 건강을 유지하며 낙상과 골절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오 교수는 “시니어는 유산소운동뿐 아니라 근력운동과 균형운동도 함께 해야 하며, 작게 시작해 서서히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면과 식습관도 건강 루틴의 중요한 축이다. 수면은 뇌와 몸이 회복되는 시간으로 혈압과 혈당, 면역기능 등에 영향을 미친다. 낮잠은 줄이고 밤에 숙면을 취하는 생활 리듬을 만들어야 한다. 건강한 식습관의 핵심은 균형이다. 오 교수는 “덜 짜게, 덜 달게, 덜 가공된 음식을 선택하고, 근육 유지를 위한 단백질과 채소를 빠뜨리지 않는 것이 식단의 기본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운동·수면·식습관 외에 오범조 교수가 강조한 또 다른 건강 루틴은 ‘관계와 일정’이다. 그는 “시니어에게 사회적 고립은 우울감과 인지기능 저하, 신체 활동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사람을 만나고, 역할을 가지며, 정기적으로 나가는 곳이 있는 것 역시 중요한 건강 습관”이라고 말했다. 정기적인 건강 점검도 필요하다. 혈압·혈당·콜레스테롤·체중 등을 꾸준히 확인하고, 검진 결과를 생활 습관 개선과 치료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철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온열질환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 갈증을 느끼기 전에 물을 조금씩 마시고, 폭염 시간대에는 야외 활동을 줄이는 것이 좋다. 어지럼증이나 두통, 심한 피로감이 나타나면 휴식을 취해야 한다.
작심삼일 피하는 방법
그러나 건강 루틴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범조 교수는 건강 루틴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로 ‘너무 큰 목표’를 꼽았다. ‘매일 한 시간 운동하기’, ‘밀가루 완전히 끊기’ 같은 결심은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 교수는 “의지가 약한 날에도 할 수 있을 만큼 작고 구체적인 행동을 루틴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기존 습관에 새로운 습관을 연결하는 것도 방법이다. 양치 후 스쿼트 5회, TV 뉴스 시작 전 스트레칭 3분처럼 계획을 세우면 실천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록 역시 도움이 된다. 달력에 동그라미를 치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오 교수는 건강 루틴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작게 시작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가 추천하는 대표적인 실천법은 ‘식사 후 10분 걷기’다. 혈당조절과 소화, 기분 전환, 수면 리듬 개선에 도움이 되며, 생활 속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건강한 노년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건강 루틴은 나를 통제하기 위한 규칙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삶을 더 오래 지속하기 위한 다정한 약속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도움말 오범조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보건학 석사와 예방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과장과 노인진료센터장, 대외협력실장을 맡고 있다. 대한노인병학회 인정의로 노인의학과 건강 증진, 비만・운동의학 분야를 연구하며 활발한 진료와 학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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