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스타뱅킹·토스 비교해보니…인증·등록 단계에서 이용 부담 누적
모바일 금융이 일상화되면서 은행 창구를 대신하는 접점은 사실상 ‘앱’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실제 이용 과정의 시작점인 인증과 등록 단계에서부터 이용이 멈추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능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 서비스에 ‘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쉬운 모드도 도달해야 쓸 수 있다
시중 은행들은 고령층의 이용 편의를 위해 ‘고령자(쉬운) 모드’를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드를 사용하려면 먼저 앱을 설치하고, 본인인증을 완료하고, 로그인까지 마쳐야 한다. 고령자 모드는 그 모든 과정을 통과한 뒤에야 선택할 수 있는 화면이다. 진입 과정 자체가 막히는 상황에서 쉬운 모드는 애초에 닿을 수 없는 기능이 된다.
그렇다면 실제 진입 과정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주요 금융 앱 가운데 이용자 비중이 높은 서비스를 중심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앱과 소매시장의 사용자 행태를 분석하는 기업인 와이즈앱·리테일이 발표한 ‘26년 2월 금융 앱 동향: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금융 결제 앱은?’ 리포트에 따르면 KB스타뱅킹과 토스는 60대 이상 이용자 비중에서 주요 금융 앱 가운데 나란히 상위권을 기록했다. KB스타뱅킹은 전국 오프라인 지점망을 기반으로 한 전통 은행 앱이고, 토스는 오프라인 창구 없이 앱만으로 모든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은행이다. 같은 진입 과정이라도 이용자가 경험하는 흐름과 막혔을 때의 선택지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두 앱을 대상으로 인증과 등록 단계의 이용 과정을 직접 점검했다. KB스타뱅킹은 오프라인에서 계좌를 개설한 뒤 처음으로 앱을 설치해 이용하는 상황을, 토스는 계좌 없이 앱 설치부터 신규 가입까지 전 과정을 처음 시도하는 상황을 각각 가정했다. 고령층이 실제로 마주하는 진입 과정을 따라가며 어디서 흐름이 끊기는지를 확인했다.
KB국민은행(KB스타뱅킹) - 계좌는 있는데, 앱은 처음
오프라인 지점에서 통장을 만들고 계좌를 이용해 온 이용자가 처음으로 모바일 앱을 사용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창구를 통해 금융 거래를 해오던 고령층이 “이제는 앱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고 처음 시도하는 경우다.
앱을 설치하고 첫 화면을 열면 ‘KB스타뱅킹 시작하기’ 버튼이 나타난다. 버튼을 누르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휴대폰 번호, 통신사 선택 등 기본 정보를 입력하는 단계로 이어진다. 이후 휴대폰 번호 확인을 위해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약관에 동의한 뒤 ‘메시지 전송’을 누르면 문자 작성 화면으로 전환됐다가 다시 앱으로 복귀하는 구조다. 기술적으로는 자연스럽게 이어지지만, 화면이 바뀌었다가 돌아오는 흐름은 이용자가 현재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다시 앱으로 돌아오면 본인인증 방법을 선택하는 단계가 이어진다. 인증 수단 선택 화면에서는 ‘휴대폰 번호로 인증’ 항목이 제공되지만,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 위치에 배치돼 있다. 안내 문구는 존재하지만 글자 크기와 배치 측면에서 쉽게 인지하기 어려워 고령층의 경우 이를 지나칠 가능성도 있다.
이후에도 약관 동의와 인증번호 입력 절차가 한 차례 더 반복된 뒤 신분증 촬영 단계로 이어진다. 신분증을 화면 가이드에 맞춰 촬영해야 하는데, 각도나 조명에 따라 인식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다음 단계에서는 얼굴 인증이 진행되고, 이어 KB인증서 발급을 위한 본인 확인 절차가 추가된다. 타 은행 계좌로 1원을 송금받아 확인하는 방식이다. 본인 명의 계좌를 통해 확인하는 구조지만 모바일 금융 이용이 처음이거나 추가 계좌를 보유하지 않은 이용자의 경우 대체 수단을 찾아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오프라인 ATM을 통해 거래 내역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앱 설치부터 인증서 발급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이용 흐름은 반복적으로 끊긴다. 각 단계마다 요구되는 행동이 달라지고, 외부 화면 전환이나 오류 발생 시 다음 행동을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구조다. 이용 부담이 단계별로 누적되는 방식이다.

일정 시간 이상 화면에서 머무르면 ‘고객센터 전화’나 ‘챗봇 상담’을 안내하는 메시지가 나타난다. 그러나 전화 상담과 동시에 앱을 조작하는 것은 쉽지 않다. 현재 위치를 설명하기 어렵고, 안내에 따라 버튼을 찾는 과정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대안이 존재하더라도 실제 이용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다. 결국 기존 계좌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모바일 금융으로 넘어오는 과정 자체가 또 다른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토스 - 계좌도, 앱도 처음부터 시작
토스는 앱을 설치한 뒤 실행하면 본인 인증을 위한 문자 전송 단계부터 시작된다. KB스타뱅킹과 마찬가지로 문자 작성 화면으로 자동 전환된 뒤 다시 앱으로 돌아오는 구조다. 이후 이름과 휴대폰 번호, 주민등록번호, 통신사 등 기본 정보를 입력하고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절차가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얼굴인식(Face ID) 허용 여부나 각종 약관 동의 창이 연속적으로 나타난다. 대부분 선택 동의 형태지만 단계가 이어지면서 사용자는 반복적으로 판단을 요구받게 된다.
초기 설정을 마치면 ‘무엇을 먼저 해볼까요’라는 안내와 함께 타 은행 계좌까지 모아보기, 포인트 적립, 통장 개설 등 다양한 선택지가 제시된다. 금융 서비스를 한 곳에 모아둔 구조라는 점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이용 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다음 단계로 이어지기 어려운 흐름이다.

통장 개설 과정에서도 절차는 길게 이어진다. 상품 설명과 약관 동의 이후 신분증 촬영과 얼굴 인증 단계가 진행되는데, 얼굴을 움직이며 인식을 맞추는 방식은 사용자에게 추가적인 조작을 요구한다. 이후 이메일 주소와 집 주소 입력 등 추가 정보 입력이 이어지고, 휴대폰 인증 절차도 한 차례 더 진행된다.
일련의 절차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토스 인증서 발급 안내가 나타난다. 이미 여러 인증과 확인 과정을 거친 이후에도 필수 절차가 계속된다는 점에서 사용자는 종료 시점을 명확하게 인지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이용 과정이 예상보다 길게 느껴지며 중간에 이용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 이 단계에서는 타 계좌로 1원을 송금받아 확인하는 방식이 사용되는데 이는 KB스타뱅킹과 동일한 인증 방식이다. 주요 금융 앱에서 소액 송금 기반 본인 확인 방식이 공통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용 흐름이 단순화돼 있다는 인식과 달리, 초기 진입 과정에서는 절차가 길게 이어지고 단계마다 요구되는 행동이 달라지면서 이용 부담이 누적되는 구조로 나타난다. 특히 오프라인 도움을 받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이용이 한 번 막힐 경우 다음 단계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
‘쉬운 금융’ 이전에 막히는 진입 장벽
결국 고령층 금융 이용의 핵심은 기능의 단순화 여부가 아니라 해당 기능에 도달할 수 있는 구조에 달려 있다. 시중 은행들이 ‘고령자(쉬운) 모드’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앱 설치와 인증, 등록 과정을 먼저 ‘통과’해야 한다.
KB와 토스는 설계 방식에서 차이를 보였지만 초기 진입 단계에서 이용 흐름이 끊기고 부담이 누적된다는 점에서 공통된 한계를 드러냈다. 쉬운 금융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능을 줄이거나 표현을 단순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가 실제로 진입할 수 있는 환경부터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이용이 중단되더라도 다시 이어갈 수 있는 구조 역시 함께 마련돼야 한다.
관련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