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슬리 이슈] “알면 힘이 되고, 모르면 그냥 지나간다”

65세는 삶의 속도가 느려지는 시기가 아니라 선택지가 넓어지는 나이다. 평균수명이 80세를 훌쩍 넘긴 지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고령층이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노후를 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두고 있다.
건강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예방을 앞당기다
65세 이상 되면 국가가 제공하는 기본적인 건강관리 혜택의 폭이 크게 넓어진다. 대표적인 것이 무료 예방접종이다.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은 주소지와 상관없이 신분증만 있으면 전국 지정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으며, 매년 가을부터 겨울까지 시행된다. 고령층의 경우 독감이 폐렴 등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만큼, 정기 접종만으로도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65세 이상은 폐렴구균 백신을 1회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폐렴은 고령층 사망 원인 상위 질환 중 하나로 꼽히는데, 폐렴구균 백신은 한 번 접종으로도 5년 이상 예방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과거 접종 이력이 있는 경우에는 중복 접종이 제한될 수 있으니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치과 진료에 대한 부담도 눈에 띄게 줄어든다. 임플란트는 평생 2개까지 건강보험이 적용되며, 틀니 역시 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된다. 시술 전 치과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상자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일반 시술에 비해 본인 부담률이 크게 낮아져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다. 정기 검진 역시 강화된다.
66세 이상은 일반 건강검진 외에 2년마다 인지기능 장애(치매)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으며, 여성 66세를 대상으로 한 골밀도 검사, 66·70·80세 노인 신체기능 검사 등 연령과 성별에 맞춘 맞춤형 검진도 제공된다.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예방 중심의 구조로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건강보험료 부담을 낮춰주는 제도도 있다. 소득월액 30만 원 이하, 재산 과표 1억 3500만 원 이하 기준을 충족하면 건강보험료를 10~30%까지 경감받을 수 있다.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65세 생일이 지난 다음 달부터 자동 적용된다. 65세 이후에는 ‘몰라서 놓치는 것’만 줄여도 의료비와 생활비 부담을 동시에 덜 수 있는 제도가 적지 않다.
교통
이동의 부담을 덜어 일상의 반경을 넓히다
65세 이상 되면 이동에 드는 비용 부담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가장 대표적인 혜택은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다. 서울·인천·경기·부산·대구·광주·대전 등 지하철을 운영하는 도시에서 65세 이상이라면 무임승차 교통카드를 발급한다.
서울의 경우 신분증을 지참해 주민센터나 제휴 은행을 방문하면 어르신 교통카드를 신청할 수 있으며, 후불 교통 기능을 포함한 카드도 선택 가능하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시내버스 요금 지원이나 환급 제도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데, 지역별로 방식이 다르므로 거주지 주민센터나 지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
장거리 이동 시에도 다양한 할인 혜택이 있다. KTX·SRT· ITX·새마을호는 주중에는 일반석 30% 할인, 무궁화호와 누리로는 요일 제한 없이 상시 30% 할인(통근열차는 50%)을 받을 수 있다. 항공편 역시 예외가 아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포함) 국내선 일반석은 65세 이상 10% 할인을 적용하며, 특가 운임을 제외한 정상 운임 이용 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70세 이상은 인천국제공항 교통약자 우대 전용 출국장을 이용할 수 있어, 장거리 해외여행 시 공항 이용 부담을 덜 수 있다. 별도 서류 없이 여권만 있으면 되며, 최대 3명까지 동반 입장이 가능하다.
문화·여가
공짜로 혹은 반값으로 누리는 문화생활

문화·여가 분야에서도 65세 이상을 위한 혜택은 폭넓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국립민속박물관 등 대부분의 국립 문화시설은 무료 입장이 가능하며,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립 박물관과 미술관 역시 무료 또는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일부 특별전은 유료인 경우도 있지만, 이때도 65세 이상 할인 요금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영화 관람 비용도 크게 낮아진다. CGV 기준으로 65세 이상은 일반 영화(2D)를 7000원, 3D 영화는 1만 원에 관람할 수 있다. 다만 상영관이나 특별관 여부에 따라 할인 적용이 달라질 수 있어 현장 확인이 필요하다. 공연 예술을 즐기는 시니어라면 예술의전당, 국립극장 등 국공립 공연장의 경로우대 할인도 눈여겨볼 만하다. 공연에 따라 최대 50%까지 할인된다. 인기 공연이나 일부 좌석은 제한될 수 있어 조건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고궁과 왕릉 역시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 65세 이상은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종묘·조선왕릉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창덕궁 후원 관람만 별도의 관람료가 부과된다. 역사와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일상 속 산책 코스로 활용하기에도 좋다.
서비스·일자리
돌봄과 사회참여를 동시에

생활 전반을 돕는 서비스 혜택도 마련돼 있다. 기초연금 수급자는 이동전화 통신요금의 50%를 감면받을 수 있으며, 최대 감면액은 월 1만 2100원이다. 이 제도는 자동 적용이 되지 않아 통신사에 ‘복지요금감면’을 신청해야 한다.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을 위한 노인맞춤돌봄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기초연금 수급자 가운데 유사 중복 서비스 대상이 아닌 경우 신청할 수 있으며, 안전 확인, 생활 지원, 정서 지원 등 개인의 상황에 따른 맞춤형 돌봄이 제공된다. 혼자 거주하는 시니어라면 독거노인 응급안전안심서비스를 통해 가정 내 활동 센서나 응급호출기를 설치할 수 있어 위급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건강 상태에 따라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1~5등급, 인지지원 등급)을 받으면 방문요양, 방문간호 등 재가급여나 요양시설 입소에 해당하는 시설급여를 이용할 수 있다.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신청 가능하며, 본인 부담률은 15~20%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을 통해 공익활동, 사회서비스형 일자리 등에 참여할 수도 있다. 모집 정보는 ‘노인일자리여기’ 홈페이지나 주민센터, 복지관 게시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세금·금융
노후 자산을 지키는 제도들
금융과 세금 영역에서도 65세 이상을 위한 제도가 준비돼 있다. 대표적인 것이 비과세 종합저축이다. 총 5000만 원(원금 기준)까지 예금·적금·펀드·ETF 등에서 발생하는 이자와 배당소득에 대해 전액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단, 2026년부터는 신규 가입 대상이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로 제한된다.
일상적인 금융 이용에서도 혜택이 있다. 주요 시중은행은 65세 이상 개인 고객에게 ATM 이용수수료를 할인하거나 면제하고 있다. 은퇴 후 갑자기 자금이 필요할 경우 국민연금 노후긴급자금 대부(실버론)를 활용할 수 있다. 60세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하며, 의료비나 전·월세 보증금 등 긴급 용도로 연금 수령액의 최대 2배, 최고 1000만 원까지 대출 가능하다.
부동산과 관련된 세제 혜택도 있다. 1세대 1주택자는 종합부동산세에서 연령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으며, 보유기간 공제까지 더하면 최대 80%까지 세 부담이 줄어든다. 또한 자녀가 부모를 모시기 위해 합가한 경우, 동거봉양 합가에 따른 양도소득세 비과세 특례가 적용돼 12억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정부와 지자체 등에서 운영하는 65세 이상 혜택은 다양하고 폭넓다. ‘몰라서 놓치는 혜택’이 없도록 본인과 가족의 상황에 맞는 지원을 꼼꼼히 살펴보고 필요한 부분은 신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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