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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계좌는 있는데…" 연금, 어떻게 굴려야 할까?

입력 2025-09-25 13:42

[금융 도슨트의 은퇴 금융 이야기 ⑯ ] 귀차니스트도 가능한 영구 포트폴리오

연금 계좌는 열어 두었지만 어떻게 굴려야 할지 막막한 사람이 많다. 주식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내리고, 예금은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한다. 괜히 좋은 소문만 믿고 따라 했다가 손실을 보는 경우도 흔하다. 은퇴를 앞둔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시장을 맞히는 기술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단순하고 꾸준한 전략이다. 그 해법 중 하나가 바로 ‘영구 포트폴리오’다.

단순한 4분할 전략

영구(Permanent)포트폴리오는 미국 투자자문가 해리 브라운이 제안한 자산배분 전략이다. 주식, 장기채권, 금, 현금(또는 단기채권)을 각각 25%씩 담아 어떤 경제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호황에는 주식, 불황에는 채권,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금, 디플레이션 시기에는 현금이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 장기적인 투자로 접근해야 하는 연금에서는 시장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브라보 마이 라이프)

ETF로 더 쉽게

주식, 채권, 금을 개별로 사는 대신 ETF를 활용하면 훨씬 간단하다. ISA나 연금저축, IRP 같은 절세 계좌에서 운용하면 세제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생활비 보완이 필요하다면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는 배당 ETF를 활용할 수 있다.

• 채권 ETF 중 월 또는 분기 이자 지급 상품 활용

• 고배당 ETF 일부 편입으로 안정적 현금 흐름 확보

• 현금성 자산은 파킹통장, MMF(머니마켓펀드) 같은 초단기 금리 상품으로 보관

내 상황에 맞춰 변형

영구 포트폴리오는 단순하지만 모든 투자자에게 똑같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은퇴가 가까운 사람은 채권 비중을 더 늘려 안정성을 높일 수 있고, 은퇴까지 시간이 넉넉한 사람은 주식이나 배당 ETF 비중을 조금 더 가져갈 수 있다. 중요한 점은 네 가지 자산의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상황에 맞게 비율을 조정하는 것이다.

사례로 보는 활용법

60세 은퇴를 앞둔 A 씨는 예금만으로는 불안해 영구 포트폴리오를 적용했다. 다만 채권을 40%로 늘리고 주식은 20%로 줄였다. 대신 배당 ETF를 편입해 생활비에 보탤 현금 흐름을 확보했다.

반면 45세 직장인 B 씨는 주식 시장이 좋아 비중을 35%까지 늘리고 대신 금을 15%로 줄였다. 장기 성장을 기대하면서도 채권과 금이 하락장 방어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물론 현재 금값은 중국, 러시아 등이 달러 의존도를 줄이는 전략으로 금을 사들이고 있어 계속 오르는 추세지만 올해는 주식 시장의 상승에 더 기대를 걸었다.

귀찮을 땐 TDF

영구 포트폴리오는 장점이 많지만, 직접 25%씩 비중을 관리하는 일이 번거롭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다. 이럴 때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이 TDF(타깃데이트펀드)다.

TDF는 연금에서 활용되는 펀드로 은퇴 시점을 기준으로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한다. 연금 계좌에서 원하는 TDF상품을 골라서 쉽게 매수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TDF2030이라면 2030년 은퇴를 목표로 시간이 지날수록 주식은 줄이고 채권은 늘리는 방식이다. 상품명에 붙은 숫자는 은퇴 예상 연도로 숫자가 작을수록, 즉 현재와 가까울수록 안전 자산 비중이 높다. 매번 리밸런싱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편리하다.

☝️쓸모 있는 TIP

영구 포트폴리오는 복잡한 시장 예측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성과 방어성을 확보하는 자산배분 전략이다. 본인의 연금 포트폴리오에 그대로 적용하진 않더라도 네 가지 자산을 균형 있게 유지하고 규칙적으로 리밸런싱하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TDF는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 비중을 자동 조정해 주는 편리한 대안이지만, 최근 ETF 형태로 판매되는 TDF의 단기 매매가 많아 금융 당국이 규제를 논의 중이다. 장기 자금 목적에 맞도록 조건을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지만, 아직 의견 수렴 단계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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