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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만난 ‘골프 르네상스’

기사입력 2025-06-29 08:00

[세계 CC 탐방] 로마 3대 골프 코스를 가다

지중해의 온화한 기후 덕분에 이탈리아는 연중 내내 골프를 즐기기 좋은 진정한 골프 천국이다. 특히 로마가 위치한 라치오(Lazio)주는 골프를 주요 관광자원으로 육성하며 세계적 수준의 골프장을 앞세워 골퍼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많은 이에게 고대 유적과 예술, 미식의 도시로 알려진 로마에 이제 ‘골프’라는 새로운 매력이 더해지고 있다. 로마를 방문하는 골퍼라면 반드시 주목해야 할 대표 골프장 세 곳을 소개한다.


▲올지아타 골프클럽.
▲올지아타 골프클럽.


로마 북부의 명문, 올지아타

첫 번째 클럽은 올지아타 골프클럽(Olgiata Golf Club)이다. 이탈리아 내 5위, 유럽 본토 87위의 권위를 자랑하는 이곳은 1961년 찰스 케네스 코튼이 설계하고, 2012년 짐 파지오가 대대적으로 개편한 전통 깊은 코스다. 웨스트 18홀과 이스트 9홀 등 총 27홀 규모로, 국제 대회를 다수 개최한 전통이 녹아 있다.

이 클럽은 1968년과 1984년 두 차례 의 월드컵 골프 대회와 1973년과 2019년 두 차례의 유러피언투어 이탈리아 오픈을 치뤘다. 챌린지투어 로마오픈도 3회 개최되며 유럽 골프 역사에 깊은 흔적을 남긴 명소다. 회원제로 운영되고, 클럽하우스에는 미슐랭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과 고풍스러운 바,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 사우나 등의 부대시설도 구비돼 있다. 그린피는 주말 기준 150유로다.

지중해 우산소나무로 둘러싸인 파크랜드형 코스는 보기만 해도 안구 정화가 될 정도로 아름다웠다. 블라인드 홀이 더러 있었지만, 그린이 대부분 시야에 들어와 초행자도 부담이 없었다. 그린은 벤트그래스, 페어웨이는 버뮤다로 구성돼 있으며, 그린 스피드는 10피트 수준으로 명문답게 잘 관리되어 있다.


▲마르코 시모네 골프 & 컨트리클럽.
▲마르코 시모네 골프 & 컨트리클럽.


세계적 명성의 마르코 시모네

두 번째는 마르코 시모네 골프 & 컨트리클럽(Marco Simone Golf & Country Club). 2023년 라이더컵이 열린 바로 그 코스다. 성 베드로 대성당 돔을 멀리 조망할 수 있는 고지대에 위치한 이 코스는 챔피언십 18홀과 리조트 9홀로 나뉜다. 전반적으로 언듈레이션이 심하고, 파5 홀들은 도그레그와 블라인드 구간이 많아 전략적 플레이가 요구된다.

마르코 시모네는 1989년 짐 파지오와 데이비드 메자케인의 설계로 조성되었으며, 라이더컵을 앞두고 최신 국제 기준에 맞게 재단장됐다. 챔피언십 코스의 라운드 비용은 240유로이며, 연습장 또한 드라이빙 레인지와 천연 잔디 테라스를 갖춘 최상급 시설이다. 퍼블릭으로 운영되나 예약이 필수이며, 현지 주민에게는 할인 혜택도 주어진다.

라이더컵 당시 유럽팀이 머물렀던 월도프 아스토리아 카발리에리 호텔에서 숙박한 경험은 마르코 시모네의 품격을 더욱 실감케 했다. 시그니처 코스인 16번 홀은 3m 폭의 물길과 폰드, 대형 벙커가 어우러져 장타자에게도 고민을 안긴다. 도심과 자연, 전통과 혁신이 조화를 이루는 골프장으로, 단연코 이탈리아의 대표작이라 할 만하다.


▲아쿠아산타 골프클럽.
▲아쿠아산타 골프클럽.


역사 자랑하는 로마 아쿠아산타

마지막 라운드는 로마 아쿠아산타 골프클럽(Roma Acquasanta Golf Club)에서 했다. 1903년에 설립된 이곳은 이탈리아 최초의 골프장이자, 로마 남동부 도심에 자리 잡은 가장 전통 깊은 코스다. 전장은 6000m 내외로 현대 골프의 도전 기준에는 부족할 수 있지만, 코스를 따라 흐르는 알모네강과 로마 신화가 깃든 자연 지형은 차원이 다른 감동을 안겨주었다.

클럽하우스는 고전주의 양식으로 20세기 초에 지어졌고, 로마 귀족들의 사교 클럽으로도 사용되었다.

8번 홀은 파4, 368m 거리로 코스 내 가장 어려운 핸디캡 1번 홀이며, 오르막-내리막-마운드-포대그린이라는 복합적인 구성으로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전쟁 중 독일군조차 이 골프장을 피해 캠프를 차렸다는 일화는 이곳이 단지 운동시설이 아닌 문화적 보존지라는 점을 방증한다. 이 코스는 로마 골프의 정수이며, 현재도 FIG(이탈리아골프연맹)의 역사적 중심지다.

로마의 골프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었다. 유서 깊은 역사, 도시의 풍경, 미식과 예술이 어우러진 삶의 여백 속에서 골프는 ‘걷는 명상’이 되고, ‘경험의 완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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