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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감성 메신저 '캘리그라피 열풍' 주도하는 이산 작가

기사입력 2014-03-11 16:03

▲숙명여자고등학교에서 캘리그라피 직업멘토 강의 후 학생들의 이름을 직접 써주는 이산 작가

감성 글씨·손 글씨·멋 글씨 등으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는 캘리그라피(Calligraphy). 캘리그라피는 기계적이고 획일화된 글자가 아닌 직접 손으로 쓴 아름답고 개성 있는 글자다. 유연하고 동적인 선의 방향과 속도·글자의 번짐과 질감·여백의 미 등이 적절한 조화를 이뤄 작가의 감성을 드러낸다. 때문에 각종 드라마·영화 제목이나 브랜드 이름에도 캘리그라피를 이용해 작품의 주제와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하이트진로는 리뉴얼 참이슬 출시와 함께 천연원료 성분을 강화한 깨끗한 자연주의 소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새로운 캘리그라피 상표를 선보였다. 신선하면서도 젊고 순한 이미지로 참이슬을 재탄생시킨 주인공 캘리그라퍼 이산. 평소 다양한 작품 활동뿐만 아니라 이산 글씨학교 블로그와 강연 등을 통해 캘리그라피를 알려온 그다. 이산작가와 함께 최근 일고 있는 캘리그라피 열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캘리그라피 열풍, 어떤 매력이 대중을 끌어당겼나

“지나치게 디지털화된 문명사회가 오히려 아날로그를 그리워하는 현상을 불러왔습니다. 이러한 선호는 첨단기기에 손 글씨를 쓸 수 있는 펜이 추가되기도 하며 디지로그(Digilog: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의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또한, 한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며 개성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은 ‘내 것’·‘나만의 무엇’을 가치 있게 생각합니다. 그렇게 성장한 세대들이 자신만의 글씨를 갖고자하는 욕구가 늘어나며 캘리그라피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카페나 블로그 등을 통해 독학으로 캘리그라피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기본기가 없어도 캘리그라피 작품이 가능한가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다 해도 캘리그라피의 일반적 도구인 붓에 익숙해지지 않는다면 좋은 글씨를 쓰기 어렵습니다. 대부분 초등학교 이후 붓을 잡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기초 단계는 전문가의 지도를 받고 시작하는 것이 시간을 줄여 결과를 얻기에 적당합니다. 글씨는 오랜 수련을 요하는 작업입니다. 너무 서둘러 결과를 원한다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기도 합니다. 넉넉한 마음으로 늘 습관처럼 글씨를 쓰는 생활과 즐기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명동예슬극장에 전시된 이산 작가의 캘리그라피

▲하이트진로 리뉴얼 참이슬 광고 속 이산 작가의 캘리그라피

# 작가의 감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캘리그라피. 작품에 자신의 감성을 표현하기 위한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캘리그라피를 감성글씨라고 부릅니다. 글의 의미에 맞게 자형이 그것을 보여줘야 좋은 글씨라고 할 수 있죠. 그렇게 쓰려면 글의 내용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글씨를 이미지로 이해해야 합니다. ‘사랑’이라면 사랑스러워야 하고 ‘증오’라면 증오스러운 형태의 이미지를 생각하며 써야 합니다. 여러 번 반복해서 쓰는 것은 글자의 구조를 감성에 맞게 잘 구성하는 과정으로 처음과 나중에 관계없이 완료 후에 감성을 가장 잘 담아낸 작품을 결정하게 됩니다.”


# 캘리그라피는 서예와 달리 붓 외에도 나뭇가지·칫솔·면봉 등 독특한 도구를 이용하는 것이 특징. 독창성이 짙은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프로와 아마추어를 구분 짓고 좋은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있는가

“여러 가지 도구를 쓰는 이유는 각각의 도구가 가진 특성이 그대로 글씨에 나타나기 때문이며 붓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획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도구는 개발의 여지가 많지만, 어느 정도의 실용성을 갖지 않으면 퍼포먼스에 불과합니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구분 지을 수는 없습니다만 순수작품이 아닌 상업적 측면에서는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얼마나 부응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가 프로의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 사람들과 감성을 소통하는 도구이자, 따뜻함을 전달하는 매개체 캘리그라피. 작품을 통해 남다른 소통을 이룬 경험이 있는가

“한국자원봉사문화, 아름다운재단 등 여러 곳에 재능기부를 하고 있으며 대학이나 고등학교에서 캘리그라피에 대한 관심으로 강의요청이 오면 언제든 달려갑니다. 강의 후 글씨를 써서 한 장씩 드리는 경우가 많은데 비록 무료로 나눠주는 것이지만 업무적으로 글씨를 쓸 때보다 마음이 훨씬 즐겁습니다. 한 줄의 글로 마음을 전하고 그것을 나눌 수 있는 저의 재능에 늘 고마움과 뿌듯함을 느낍니다. 한 학생이 프랑스로 유학을 가며 제 글씨도 가져가 벽에 붙여두곤 글귀를 늘 마음에 새긴다고 들었을 때 매우 보람을 느꼈습니다.”


# 이산작가가 바라보는 캘리그라피의 미래와 발전방향, 그리고 개인의 노력

“최근 여러 가지 현상으로 보아 캘리그라피는 한동안 르네상스 시대를 맞을 것이라고 봅니다. 한글 손 글씨의 활용성은 이웃 일본의 글자보다 많이 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며 일반적인 산업분야를 넘는 전반적인 분야에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술이나 음악 등 이미 극대화된 시장에 비하면 아직도 확장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을 것으로 봅니다. 대학에서는 아직 캘리그라피 학과가 없으며 서예 과에서 약간의 실험적인 단계로 있을 뿐입니다. 정작 디자인 과에도 가르치는 교수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는 캘리그라피 자료집을 발간하고 체계적이고 밀도 있는 교육을 위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캘리그라퍼 이산

이 산

캘리그라피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산글씨학교, 공간노웨이브 아카데미, 디노마드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서울여자대학교·단국대학교·한밭대학 등에서 초청 강연을 했으며, 서울시 교육청 교육 멘토로 숙명여자고등학교·서울여자고등학교·창문여자고등학교 등에서 캘리그라피 직업 특강을 하였다.

활동 이력

▲한국자원봉사문화 홍보대사 ▲SK-Sunny 대학생봉사단 캘리그라피 강의 ▲유니브엑스포 2013 캘리그라피 이벤트 참여(이화여대) ▲대학문화축제 대학로 길거리 전시회(캘리그라피 평화전) 2013 ▲대학생 한국문화홍보단 청계광장 캘리그라피 이벤트 2013 ▲제5회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 라이브페인팅 캘리그라피 퍼포먼스 등


사진 출처: 블로그 이산글씨학교 (http://blog.naver.com/calliblog/70163395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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