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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후 남아 있는 SNS 계정 어떡하지?” 미리 준비하는 ‘디지털 유산’

입력 2026-09-1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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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이상 인터넷 이용률 5년 새 40.3%→70.2%

(이미지=AI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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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저장한 사진과 이메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록은 이용자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온라인에 남아있다. 매달 결제되는 구독 서비스도 유족이 파악해 해지하지 않으면 요금이 계속 청구될 수 있다. 중장년층의 디지털 이용이 늘어나면서 이러한 ‘디지털 유산’을 미리 파악하고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일 보험연구원은 ‘KIRI 리포트’에서 디지털 유산 관리의 필요성과 보험산업의 역할을 분석했다. 디지털 유산은 온라인 계정과 활동 기록, 디지털 콘텐츠, 구독 계약 등 사후에 삭제·보존·해지 여부 등을 결정해야 하는 정보를 뜻한다.

필요성은 78%, 실제 준비는 4%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2025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70대 이상 인터넷 이용률은 70.2%로 집계됐다. 2020년 40.3%에서 5년 만에 29.9%포인트 상승했다. 고령층의 디지털 이용이 늘어난 만큼 사후에 남는 계정과 자료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준비 수준은 낮다. 보험연구원의 ‘2023 보험소비자행태조사’에서 사후 디지털 자산 정리 방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답한 비율은 78.3%였다. 실제 준비했다는 응답은 4.1%에 그쳤다. 장례를 준비했다는 응답 9.8%, 중요 문서를 정리했다는 응답 7.0%보다도 낮았다.

유족이 고인의 디지털 유산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어떤 계정과 서비스를 이용했는지 알기 어렵고, 파악하더라도 비밀번호나 인증수단이 없으면 접근이 제한된다. 서비스 사업자의 서버에 저장된 정보는 사업자의 협조도 필요하다.

구독 서비스는 금전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본 국민생활센터는 사망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몰라 구독 서비스를 곧바로 해지하지 못한 상담 사례를 소개했다. 계약자의 사망 사실을 사업자가 알기 어려워 유족이 직접 해지할 때까지 요금이 청구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비스마다 다른 절차, 통합 조회도 없어

국내에는 디지털 유산 처리에 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 없다. 관련 정보의 처리 방식은 개별 사업자의 약관과 자체 방침에 따라 달라진다. 유족은 서비스별 절차를 확인하고 사망 사실과 상속인 여부를 반복해서 증명해야 한다.

구글과 애플, 메타, 삼성전자는 이용자가 생전에 사후 데이터 처리 방식과 이를 맡을 사람을 지정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정책에 따라 계정 접속권은 제공하지 않는다. 다만 상속인이 요청하면 계정 폐쇄와 공개 게시물 백업 등을 지원한다.

정부의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를 이용하면 사망자의 금융·재산 내용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온라인 계정과 구독 계약은 통합해 조회하거나 정리할 수 있는 체계가 없다. 디지털 유산을 둘러싼 유족의 행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내에서도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꾸준히 발의됐지만, 아직 법제화되지는 않았다. 미국은 디지털 자산 접근에 관한 통일법을 대부분의 주에서 도입했다. 프랑스는 생전에 자신의 디지털 정보 처리 방식을 결정할 권리를 법으로 명문화했고, 독일은 디지털 유산을 일반 상속재산과 같이 취급한다.

(이미지=AI 생성·보험연구원 자료)
(이미지=AI 생성·보험연구원 자료)

해외 생보사, 보험금뿐만 아니라 유족지원

보험연구원은 생명보험사가 디지털 유산 관리와 연계하기에 구조적으로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생명보험사는 사망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사망진단서와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통해 사망 사실과 상속관계를 확인한다. 이는 고인의 온라인 계정을 처리할 때 필요한 증빙과 상당 부분 겹친다.

해외에서는 생명보험과 디지털 유산 관리 서비스를 결합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메트라이프와 시큐리안파이낸셜은 전문업체 엠퍼시(Empathy)와 제휴해 단체생명보험 수익자에게 계정 폐쇄와 구독 해지 등 사후 행정업무를 지원한다.

개인보험으로도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트랜스아메리카는 일부 생명보험 상품의 신규 가입자와 수익자에게 디지털 유산 정리와 사후 유족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푸르덴셜은 유언장 작성과 디지털 금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굿트러스트(GoodTrust)와 제휴했다.

국내에서도 관련 법과 전문 서비스 기반이 마련되면 디지털 유산 관리가 생명보험의 부가서비스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사망보험금 지급에 그치지 않고 고인의 계정과 구독을 정리하는 실무까지 지원하는 방식이다.

다만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확보한 개인정보를 디지털 유산 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지, 보험사의 역할과 책임을 어디까지 인정할지 검토해야 한다.

정수정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로써는 해외 사례의 서비스 범위와 비용 구조를 살펴보며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단계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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