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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가 달라진다]① 사망자 느는데 장례식장 줄었다

입력 2026-07-0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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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증가와 객단가 하락이 동시에 만드는 장례업계 구조 조정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가족장과 무빈소장이 늘면서 장례의 규모와 비용, 고인을 떠나보내는 방식이 함께 달라지고 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최근 장례문화의 변화를 세 차례에 걸쳐 짚는다. 1편에서는 사망자 증가에도 장례식장과 상조업체가 재편되는 산업 구조를 살펴본다.

▲장래인구추계: 2022~2072년. (국가데이터처)
▲장래인구추계: 2022~2072년. (국가데이터처)

한국의 연간 사망자 수는 앞으로 상당 기간 늘어날 전망이다.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2024년 사망자는 35만 8569명으로 전년보다 6058명(1.7%) 증가했다. ‘장래인구추계: 2022~2072년’ 중위 추계에서는 연간 사망자가 2040년 약 53만 명, 2072년 약 69만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장례를 치러야 할 사람은 늘어난다. 그런데 장례식장과 상조 관련 사업자는 오히려 줄어드는 흐름을 보인다. 수요가 커지는 산업에서 사업자가 감소하는 역설이다.

수요와 공급이 엇갈리기 시작했다

장례산업 전망 보고서는 보건복지부 자료를 바탕으로 전국 장례식장이 2021년 1107곳에서 2025년 1075곳으로 감소했다고 정리했다. 상조상품 등을 취급하는 선불식 할부거래업체도 2017년 163곳에서 2026년 3월 말 76곳으로 줄었다. 업체 수만 보면 시장이 위축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소비자 수와 자금 규모는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공정거래위원회가 6월 19일 공개한 ‘2026년 선불식 할부거래업체 주요 정보’에 따르면 계약자 수는 1131만 명, 선수금은 11조 3544억 원으로 집계됐다. 선수금은 1년 전보다 9.9% 증가했다. 계약자 10만 명 이상인 17개 업체가 전체 계약자의 90.8%를 차지했다.

업체 감소를 수요 붕괴로만 보기는 어려운 이유다. 2019년 상조회사의 자본금 요건이 3억 원에서 15억 원으로 높아지면서 등록 정리가 진행됐고,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업체로 몰렸다. 업체 수는 줄었지만 시장의 자금과 가입자는 대형 사업자에게 집중되는 구조다.

▲장례식장 객단가 하락과 구조조정 전망.(메모리얼소싸이어티)
▲장례식장 객단가 하락과 구조조정 전망.(메모리얼소싸이어티)

사망자 증가가 매출 증가를 보장하지 않는 이유

장례식장의 매출은 장례 건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빈소 사용료와 음식, 장례용품처럼 장례 한 건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함께 영향을 미친다.

가족장과 무빈소장이 늘면 빈소 이용 기간이 짧아지고 조문객도 줄어든다. 특히 무빈소장은 별도의 빈소를 설치하지 않기 때문에 빈소 사용료와 조문객 식음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장례식장이 빈소와 음식, 시설을 제공하고 상조회사가 장례 인력과 차량, 제단 등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장례가 간소해질수록 빈소와 음식 매출에 의존해온 장례식장이 먼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장사산업 전문회사 메모리얼소싸이어티가 6월 24일 공개한 ‘장례식장 객단가 하락과 구조조정 전망’ 보고서는 장례 형태 변화와 시설 단가 하락을 함께 반영할 경우, 도시지역 장례식장의 건당 매출이 2025년 약 750만 원에서 2035년 약 551만 원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같은 기간 비도시지역은 약 1114만 원에서 947만 원으로 내려갈 것으로 봤다. 이 수치는 일본의 장례 형태 변화와 국내 화장률, 1인 가구 증가 등을 결합하고 도시지역에는 연 1%, 비도시지역에는 연 0.5%의 단가 하락을 적용한 시나리오다. 실제 하락폭은 지역과 시설 유형에 따라 더욱 커질 수 있다.

산업의 쇠퇴보다 양극화 가능성

한국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일본에서는 일반장 중심이던 장례가 가족장과 일일장, 직장으로 분화했다. 보고서가 인용한 2026년 일본 조사에서는 가족장이 47%, 일반장이 30.2%, 일일장이 11.9%, 별도 의례 없이 화장 중심으로 진행하는 직장이 10.8%를 차지했다.

장례 한 건의 비용은 낮아졌지만 모든 사업자가 함께 쇠퇴한 것은 아니었다. 소규모 가족장 전용 시설과 투명한 가격 체계를 도입한 업체는 지점을 늘렸고, 대형 사업자는 지역 업체를 인수하며 규모를 키웠다. 반면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중소·노후 시설은 채산성이 악화됐다.

일본과 한국의 장례산업 구조가 같지는 않다. 일본은 장례사가 시설과 인력, 차량 등을 통합 제공하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은 장례식장과 상조회사의 역할이 나뉘어 있다. 일본의 변화를 한국의 미래로 그대로 옮겨놓을 수 없는 이유다.

앞으로 장례산업의 경쟁력은 큰 빈소와 많은 조문객보다 소규모 장례에 맞는 공간, 명확한 가격, 유족이 납득할 수 있는 서비스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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