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노인 다층적 취약성 반영하고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해야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역사회 통합돌봄 성인지 관점에서의 대안 모색’ 토론회에서는 지난 3월 시행된 의료·요양 등 지역돌봄 통합지원법을 성인지 관점에서 점검하고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초고령사회에 대응해 통합돌봄 정책이 본격 시행된 가운데 여성 노인과 여성 돌봄노동자의 현실을 제도에 보다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는 제안이 제기됐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사말에서 “법을 제정한 입장에서 이런 점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전통적인 가족 중심 돌봄 체계를 넘어 국가와 사회가 책임지는 공공돌봄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법 개정안을 준비해 발의한 상태이며 돌봄기본법 제정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의료·요양 등 지역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에 대한 성인지 분석과 개선 방안’을 발표한 최나리 젠더로 다시 연구소 연구위원은 현행 통합돌봄법이 여성 노인과 여성 돌봄노동자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별에 따라 노년기 빈곤과 건강, 사회적 관계망, 돌봄노동의 형태가 다른 만큼 통합돌봄 정책도 성인지 관점에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연구위원은 먼저 통합돌봄 정책이 성별에 따른 노년기 특성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령 여성은 남성보다 낮은 소득과 자산, 제한적인 사회보장 혜택, 주거 불안정 등 다층적인 취약성을 동시에 안고 있다”며 “이는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성차별적 노동시장과 가족 중심 돌봄, 사회보장제도의 구조적 한계가 누적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남녀가 다르다”며 “여성은 생애 전반에 걸쳐 자녀와 배우자를 돌보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건강 부담이 커지는 반면, 남성 노인은 사회적 관계망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고립 위험이 높은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돌봄 정책 역시 이 같은 사회·문화적·경제적 차이를 반영해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 연구위원은 돌봄노동자의 처우 개선도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현행 법은 통합지원 관련 기관은 규정하고 있지만 관련 인력이나 전문 인력의 범위와 역할, 처우 개선에 대한 내용은 담고 있지 않다”며 “국가과 지방자치단체가 돌봄 인력의 처우를 개선하고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책무를 법률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돌봄노동은 여전히 여성에게 집중돼 있고 저임금·고용불안·감정노동 등 구조적인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며 “실태조사를 통해 관련 인력의 근로조건과 처우를 파악하고 이를 기본계획과 지역계획에 반영해 장기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통합돌봄 정책의 성인지성을 높이기 위해 성별 통계 생산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연구위원은 “통합 지원 실태조사에 성별 고려를 명문화하고 신청서와 개인별 지원계획서에도 주돌봄자의 성별을 확인할 수 있는 항목을 포함해야 한다”며 “성별에 따른 돌봄 부담과 정책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야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 연구위원은 “통합돌봄법을 서비스로 연계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가족 중심 돌봄에서 국가 책임 중심의 돌봄으로 전환하고, 여성 노인과 여성 돌봄노동자의 현실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보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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