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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발의 의미

기사입력 2019-01-30 09:31

상아탑을 떠나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새내기들을 보면서 첫발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인생의 첫발은 매우 중요하다.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 생활. 아침마다 아파트 빌딩 숲을 빠져나와 거리로 나서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교통 행렬과 인파로 미어터지는 지하철. 그 속에 몸을 겨우 싣고 출근하기 바쁘다. 사무실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켜면 쏟아지는 업무. 하루 일과는 그렇게 시작된다. 점심시간 외에는 여유 시간 내기도 어렵다. 도시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똑같이 겪는 일상이다. 전화, 메일, 각종 공문, 문서에 온종일 시달리다 보면 어느새 저녁이 되어 퇴근 준비를 한다. 다시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파김치가 되어 귀가한다. 집에 가도 저녁 먹고 TV를 잠시 보다가 다음 날을 위해 일찌감치 또 잠을 청해야 한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한다”라는 말이 있듯 사람의 일상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하나의 직업을 택하면 적성에 맞든 안 맞든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첫 직장은 평생의 업(業)이 되기도 하고 그 사람 인생 전체의 평가가 될 수도 있다. 단순한 직업이라면 중간에 바꿔볼 수도 있지만 대체로 평범한 일들이고 소득도 변변치 않다.

판검사는 판검사대로 의사들은 전문의로서 그들의 삶을 살아간다. 또 청소부는 청소를 하면서 산다. 남대문시장의 상인들은 상인의 삶을 살고 빈대떡 장사는 평생을 빈대떡만 부치며 살기도 한다. 빈대떡 부치는 아주머니가 나이 오십이 되어 "이제 돈 많이 버는 변호사나 의사나 되어볼까" 하고 직업을 바꿀 수는 없다. 거의 불가능하다.

“부자는 망해도 삼 년 먹을 것이 있다”는 속담이 있다. 부자는 풍족하게, 가난한 사람들은 부족한 대로 살아간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삶의 순환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 부의 크기에 따라 생활수준도 많은 차이가 난다. 고급 스포츠센터에서 운동하며 하루의 대부분을 몸매관리에 할애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 시간에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시장에서 언 손을 호호 불며 물건을 파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각자의 삶은 배우고 안 배우고 노력 여하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세상은 무턱대고 공평하지 않다. 열심히 일한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사는 것이 똑같다면 오히려 그것이 불공평함이 된다. 그래서 첫발, 첫 단추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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