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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토라레>를 보고

기사입력 2017-08-18 11:05

오래전에 우연히 <사토라레>라는 일본 영화를 본 적이 있다.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궁금할 정도로 흥미 있는 내용이었는데 ‘사토라레’의 뜻은 내 마음속 생각을 남에게 들키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주인공이 하는 생각을 1km 이내 누구든지 다 들을 수 있는데 정작 본인은 그걸 모른다. 가령 길을 가다가 ‘저 소녀 참 예쁘다’고 생각하면 주변에 있는 사람들 모두 ‘아, 저 소녀를 예쁘다고 생각하는구나’라고 다들 알아버린다는 것이다.

세 살 때 비행기사고로 부모님과 승객 전원이 사망했지만 주인공은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그가 살려달라고 말하는 걸 구조대가 알아듣고 찾았기 때문이었다.

주인공은 커서 외과 의사가 되고 그의 천재성과 능력을 알아본 당국이 그를 무슨 신약연구에 투입하려고 보호 차원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그가 ‘사토라레’의 능력을 가진 것을 모른 척 하게 한다.

자신이 ‘사토라레’인 것을 알게 되면 충격을 받을까 봐서였다.

국가적 천재로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어서 국가 차원에서 보호를 하게 된다.

그래서 한 마을 사람들 모두가 연기를 하면서 그가 ‘사토라레’ 임을 숨기는 동안 여러 가지 소동이 벌어지는 재미있는 영화였다.

그가 좋아하는 여자도 그에게 호감은 있지만 자기에 대해 생각하는 게 남들에게 다 들키게 되는 것이 두려워 그를 피하기도하니 어떤 면에서 참으로 불쌍하고 슬픈 캐릭터이다.

그 영화를 보았을 당시에 필자는 좀 두려운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데 혹시 필자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이 필자 주위의 사람들이 다 알아듣고 있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생겨 생각도 조심하고 말도 조심하는 강박증이 약간 생기기도 했었다.

우리 TV 드라마로 아주 흥미로웠던 드라마작품이 있다.

제목은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인데 주인공들도 모두 선남선녀 예쁘고 잘생기고 멋진 탤런트들이다.

여기에서는 주인공 수하라는 고등학생이 역시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 사람은 ‘사토라레’ 와는 반대로 남의 눈을 보면 그 사람이 생각하는 걸 알아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그래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생각을 읽어내 범인임을 밝히는 능력을 발휘한다.

이렇게 두 영화가 남다른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는데 한쪽은 자기의 생각을 남에게 들키는 사람이고 또 다른 사람은 남의 생각이 들리고 그 생각을 읽어낼 수 있는 서로 다른 능력을 가졌다.

그런데 이런 일이 실제로 있을 수 있는 것일까? 아니면 작가가 그냥 지어낸 이야기일까? 세상에는 너무나 신기하고 신비스러운 일들이 많으므로 이런 사람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남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건 여러 가지 범인을 찾거나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자기의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다 알려지는 ‘사토라레’가 되면 참으로 난감할 것 같다.

최고의 재미를 주었던 이 드라마와 사토라레 영화를 보고는 필자에게 그런 능력이 없다는 게 정말 다행스럽고 예전 사토라레 영화를 보았을 때 필자 생각을 남들이 알아챌까 봐 조심스럽고 두려웠던 느낌이 생각나서 웃음이 난다.

그런 능력을 갖춘 사람들은 천재성이 있다는데 그냥 보통 아줌마인 필자는 그런 천재성은 없어도 즐겁게 잘 살고 있다.

이렇게 남의 마음을 직접 읽거나 들을 수 있는 능력은 없어도 남의 마음을 헤아려서 서로 이해하며 살 수만 있어도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 같다.

필자가 ‘사토라레’가 아닌 것에 마음이 놓이며 특이한 소재의 영화와 드라마가 필자를 상상의 나라로 날아가게 해 주니 고맙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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