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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

기사입력 2017-08-11 10:55

내가하면 로맨스요 남이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있다. 나에게는 지나치게 관대하면서 남에게는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 될 때 하는 말이다.

조그만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후배가 들려준 이야기다. 사업의 성격상 50대 초반의 여성근로자를 많이 고용하는 업체다. 근로자를 채용할 때 개인별 면담을 하면 고용보험과 관련하여 이런 부탁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즉, 본인이 지금 실업상태여서 고용보험을 받고 있는데 취업이 되면 고용보험을 더 이상 받을 수가 없다. 그러니 남편이나 아들의 이름으로 급여를 당분간 달라고 한다는 것이다. 고용보험법을 어기는 범죄 행동이지만 아무런 죄의식 없이 이런 범죄 모의를 술술 제안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이없다고 한다.

'회사 사장인 당신은 내가 일한 보수를 줘야하는데 단지 명의만 바꾸어서 주는 것이기 때문에 당신은 손해 볼 것이 없지 않느냐'사장으로서 종업원의 편의를 봐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라는 기본 바탕의 인식이 너무 강해 뭐라고 타이를 수도 없다고 한다.

또 일을 그만하고 퇴사할 때 자의로 사표를 내면서도 고용보험을 타기위해 회사의 사정으로 해고되었다고 명기한 서류를 고용보험 사무실로 통보해 달라고 부탁을 한다는 것이다. 체용 때와 똑 같은 잣대다. 사장이 당신이 손해 보는 것도 아니고 다른 회사도 다 이렇게 한다는데 못해줄 이유가 뭐 있느냐! 가난한 근로자를 위해 퇴사사유에 몇 자 적어주면 되는데 그 정도 편의를 봐주지 못하면 악질사장으로 금방 소문을 낼 것처럼 표정을 짓는 다는 것이다.

더 이상한 것은 이런 사람들일수록 남의 잘못에는 용서하지 못하고 흥분한다고 한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세금 포탈이나 아파트 당첨을 위해 위장전입 등의 이야기가 나오면 어찌 저럴 수가 있느냐고 입에 게거품을 물고 일장 연설을 한다고 한다. 내가하면 로맨스요 남이하면 불륜이라는 ‘내로남불’의 또 다른 일면이다.

별것도 아닌 교통사고를 의사와 짜고 사고를 부풀려 오랜 기간 병원에서 나이롱환자 행세를 한다. 비용은 고스란히 자동차 보험에서 지급되기 때문에 누구 개인에게 직접 피해가 없다고 생각하고 이런 행동이 도무지 범죄라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것을 막아야 할 보험회사 직원도 한패가 되어 가담하기도 한다. 이런 비용들이 결국 보험료인상으로 보험가입자 전체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요즘은 길거리의 cctv가 각종교통위반을 적발해내고 벌금을 매기는 교통경찰의 일을 척척해 내지만 과거에는 길거리에 교통경찰이 많았다. 즉 교통신호위반도 잡고 과속도 적발하여 벌금을 때렸다. 적발되면 몰래 돈 몇 푼을 넘기고 봐달라고 사정을 하면 돈의 위력으로 교통경찰이 눈감아주고 유야무야 없든 일로 끝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 교통경찰을 매수하였으면서도 돌아서는 교통경찰의 뒤통수에 대고 속으로 쌍욕을 해댄다. 잘못을 했다면 벌을 받아야 함에도 돈으로 유혹한 자기 잘못은 제쳐두고 유혹에 넘어간 상대방에게만 비난의 화살을 쏜다. 참으로 적반하장이요 꼴불견이다.

세상에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 행동한다. 하지만 사람은 먹이만 탐하는 짐승과는 다르다. 체면이 있고 예의가 있다. 넓게 보는 공동체의 이익도 생각해야 한다. 강물에 우리 집 쓰레기를 버리면 당장은 우리 집이 깨끗하지만 강물을 먹는 수많은 사람이 피해를 입는다.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몰라서 하기보다 알면서도 눈앞의 이익을 자신만의 이익을 쪼아 하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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