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체력이 갑자기 떨어질까
"분명 작년까지는 괜찮았는데, 요즘 계단만 올라도 숨이 차요."

이런 말이 입에서 나오기 시작했다면, 그건 '기분 탓'이 아니다. 중장년 이후 체력 저하는 생활 속에서 서서히, 그러나 분명하게 나타난다. 짐을 들기 힘들어지고, 산책 후 피로가 이틀을 간다. 몸무게는 그대로인데 팔다리가 가늘어진 느낌이 드는 것도 이 시기의 특징이다.
이름이 있는 변화, '근감소증'
체력 저하의 핵심 원인 중 하나는 근육의 감소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공식 건강 정보에 따르면, 근육량은 50세 이후 매년 1~2%씩 줄어들며, 65세에는 최대 25~35%, 80세에는 40% 이상 감소한다. 빠진 근육 자리를 지방이 채우기 때문에 체중은 유지되지만 힘이 빠지고 신체 균형도 무너진다.

이 현상은 단순한 노화가 아닌 공식 질병이다. 한국은 2021년 표준질병사인분류(KCD) 8차 개정에 근감소증을 포함해 공식 질환으로 인정했다. 질병관리청이 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해 공식학술지에 발표한 결과, 65세 이상의 근감소증 유병률은 7.9%이며, 80세 이상에서는 20%까지 높아졌다. 성별로는 여성(9.2%)이 남성(6.6%)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한 질병관리청이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별도로 실시한 노인 건강 심층분석에서도 65세 이상의 근감소증 유병률은 9.4%로 집계됐다.

근육만의 문제가 아니다
체력 저하는 근육 감소 외에도 복합적인 이유로 온다. 심폐 기능이 떨어지면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만성 질환에 쓰이는 일부 약물이 피로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영양 흡수 능력이 낮아져 단백질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것도 근육 손실을 가속화한다.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에 "갑자기 약해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어떻게 늦출 수 있을까
근감소증을 방치하면 낙상·골절로 이어져 위험하고, 일상생활 기능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며, 당뇨·암·뇌졸중 등 질병에 맞설 힘도 약해진다. 근감소증 환자의 사망률은 최대 2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도 낙상 예방을 위해 규칙적인 운동으로 근력과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권고한다.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권하는 두 가지는 저항 운동과 단백질 섭취다. 스쿼트·계단 오르기처럼 체중을 이용하는 운동이 근육 유지에 효과적이며, 하루 단백질 섭취 권장량은 체중 1kg당 1~1.2g 수준이다. 단백질이 부족한 상태에서 운동만 하면 오히려 근육이 더 빠질 수 있다.
체력은 갑자기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준비된 변화다. 그만큼 대응도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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