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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스몸비일까?

기사입력 2017-07-28 11:24

스몸비는 스마트폰(smartphone)과 좀비(zombie)를 합친 말이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서 고개를 숙이고 길을 걷는 사람들을 말한다. 그 모습이 마치 서양의 ‘좀비’와 비슷하게 보인다 하여 ‘스몸비(smombie)’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누구나 길을 걸으면서 스마트폰 화면을 보다가 큰일 날 뻔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필자도 어느 날 전철 계단을 내려가는데 갑자기 걸려온 전화를 받다가 계단에서 넘어질 뻔했다. 전철을 타고 내릴 때 스몸비족들은 다른 사람들을 미처 보지 못한다. 자기만 타면 그만인 것처럼 전철에 올라탄 후 거기서 정지해버린다. 뒤이어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을 방해하기도 한다. 내릴 때도 마찬가지다. 한 발만 내딛어 밖으로 나간 후 그 자리에 서 있다. 뒷사람이 내릴 때 방해가 된다. 곧 스크린 도어가 닫히므로 결국 밀치게 된다.

같이 모여 얘기를 하거나 회의를 할 때도 스마트폰을 자주 들여다보는 사람이 있다. 대화가 관심 없거나 재미없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은 소위 김이 샌다. 스마트폰 내용이라는 것이 대부분 그리 긴급한 내용도 아니고 중요한 내용도 아니다. 나중에 봐도 충분하다.

스몸비들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공유 공간에 대한 배려가 많이 부족하다. 전철이나 버스를 탈 때 하차하는 사람이 먼저 내린 후 타야 하는데 승차하려는 사람이 먼저 밀고 들어가는 경우도 흔하다. 좁은 인도 위를 몇 명이 손잡고 걸어가면서 다른 사람들의 바쁜 발길을 막는 광경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좁은 인도 위에 차를 주차하거나 인도에 서서 대화를 하는 사람들은 지나가는 사람이 안중에 없는 경우도 많다. 비 오는 날 우산을 들고 다녀보면 우산을 들고 있는 것을 잊었는지 우산까지 포함한 자신의 공간 크기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들과 마주쳐 지나갈 때 우산을 치우지도 않아 다른 사람 얼굴에 빗물을 적시기도 한다.

스몸비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앞을 볼 수 없으니 그냥 돌진하거나 다른 사람의 진로를 막는다. 운전 중이라면 대형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스몸비들은 운전석에 앉자마자 스마트폰부터 만진다. 운전대를 잡으면 스마트폰은 잠시 잊고 있어야 한다. 차들의 빈번하게 다니는 골목길에서 조심하라고 하면 스몸비들은 차들이 알아서 비켜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운전자들도 보행자들이 알아서 차를 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보행자나 운전자가 똑같이 스몸비라면 사고의 위험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걷는 중에 전화가 오면 일단 다른 사람들 통행에 지장이 없는 장소로 가서 통화를 하자. 모임 장소에서는 대화에 집중하자. 스마트폰 내용은 대부분 집에 가서 봐도 충분한 것들이다. 무엇보다 이제는 스마트폰에서 좀 풀려나보자. 안 좋은 습관은 안 좋은 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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