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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총수 구속에 따른 또 다른 영향

기사입력 2017-04-25 11:11

검찰은 내로라할 재벌 총수를 구속하여 재판을 진행 중이다. 죄의 유무는 법원에서 가려질 것이다. 모든 법의 판결 과정이 그러하듯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유죄가 되든 무죄로 풀려나든지 최종 결론이 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은 상상 이상이다. 따라서 신중히 처리하여 올바른 판결을 해야 한다. 필자는 이 글에서 구속의 적법성 여부나 판결 자체 여하를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국면에 놓여 있다.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모든 측면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경제를 일으킨 베이비붐 세대와 그다음 세대가 정년퇴직을 맞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사상 최악의 실업난을 겪고 있다. 출산율도 크게 낮아지고 있다. 반면에 수명은 늘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한마디로 총체적 위기에 놓여 있는 것이다. 서민경제의 어려움은 말할 필요도 없다.

4월 중순, 천안시 축구센터 세미나실에서 이른 아침부터 중장년 인턴취업자 사전 직무교육 프로그램 강의를 맡아 꼭두새벽에 출발해 전철로 2시간 넘게 걸려 천안시의 두정역에 내렸다. 강의장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이용했는데 두정역은 등교하는 대학생들로 서울 지역 전철역 이상으로 붐볐다. 택시 기사는 13개 대학의 캠퍼스가 천안 지역으로 옮겨와 그렇다고 했다. 필자는 택시 영업이 어떠냐고 슬쩍 물었다. 근래 들어 손님이 줄었다며 걱정하면서 택시뿐만 아니라 천안시의 자영업자들이 또 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삼성 반도체 천안 아산 공장 종업원의 외식이 크게 줄어 음식점들은 거의 울상이라고 했다. 기숙사에 입주한 종업원들은 엄청난 숫자라고 했다. 그런데 그들인 회식을 삼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룹의 총수가 구속된 상황에서 어떻게 흥청거릴 수 있냐며 서로가 자중한다는 얘기였다. 택시 기사는 서민경제가 더 어려워질까 걱정하는 눈치였다.

택시 기사의 얘기를 들으면서 세상일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지만, 눈에 보이지도 않는 아주 작은 일들로 영향을 받는 사람이나 업종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사소한 일이든 중차대한 일이든 구분 없이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 세상은 정반합의 융합으로 굴러간다고 했다. 음지가 있으면 양지가 있기 마련이다. 불우 이웃에게 연탄을 무료배달하면 동네 연탄가게의 판매는 줄어든다. 세상일은 이처럼 복잡다단하다. 정보가 순간적으로 교류하고 공유되는 현실에서 공통 분모를 찾기가 힘들 수도 있다.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다.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서민층에 좀 더 관심을 보이는 시각이 많아지면 좋겠다. 세상살이는 참으로 다양하고 복잡하다는 것을 나이 들면서 또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조금씩 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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