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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공기] 미세먼지 잡는 공기청정기 어떻게 고를까?

기사입력 2016-07-29 10:51

▲독일 나노드론社 NANODRON-E.
▲독일 나노드론社 NANODRON-E.

우리 고장이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이라는 표현은 이제 구식이 되어 버렸다. 물을 사먹는 것에 이제 겨우 익숙해진 것 같은데, 크게 한 번 숨 쉴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많이도 변했다. 이런 변화된 환경에 익숙해져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보니, 좀 더 깨끗한 공기를 찾게 된다. 그 해답이 바로 공기청정기. 그런데 공기만 맑게 해주면 그만일 것 같은 이 기계가 생각보다 따져봐야 할 것이 많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올해 들어 미세먼지와 관련한 이슈는 하나의 사회현상이 됐다. 애꿎은 고등어는 정부에 의해 미세먼지 주범으로 지목돼 판매가 급감했다. 때문에 최근에는 고등어 판촉행사에 해양수산부 장관까지 나서는 웃지 못할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은 곧 공기청정기와 같은 관련 제품으로 쏠렸다. 2014년 업계 추산 3000억원 규모였던 공기청정기 시장은 지난해 5000억원대로 훌쩍 성장하더니, 올해는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그 규모가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뿐만 아니라 공기청정 기능을 강화한 에어컨은 날개 돋친 듯 팔렸고, 마스크와 같은 위생용품 시장도 함께 성장했다.

미세먼지가 진짜 건강에 해로울까 의심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그러나 2014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는 황사,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연간 700만 명, 즉 8명 중 1명이 대기오염에 의해 사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으로 인한 병원 입원율은 2.7%, 사망률은 1.1%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폐암 발생률이 9% 증가한다고 밝혀졌다.

미세먼지 등 좋지 않은 공기에 장시간 노출되면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후두염을 유발할 수 있으며 코를 통해 흡입 시 폐포를 통과해 혈액 속으로 침투하여 다른 질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면역체계가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어린이는 물론 건강한 성인들도 치명적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메디힐병원 정용수 과장은 “특히 노년층이 미세먼지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미세먼지가 뇌로 들어가 뇌세포를 손상시켜 뇌졸중이나 치매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미세먼지는 어린이 호흡기 질환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치는데 어린 시절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성인이 된 후에도 폐기능이 떨어 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해요. 특히 오염된 공기 속 유해물질이 어린이 폐로 유입될 경우 알레르기 천식이나 비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위험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라고 설명한다.

그의 설명을 들으니 실제로 공기청정기가 정말 건강에 도움이 될까 궁금하다. 그의 대답은 예스다.

“공기가 깨끗한 스위스나 캐나다에서도 예상 외로 공기청정기를 많이 사용합니다. 실외 미세먼지도 해롭지만 일상생활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도 상당히 위해하기 때문에 공기청정기가 건강에 도움이 되죠. 필터로 실내 공기를 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기 중 부유하는 오염물질이 체내에 들어오지 않도록 기본적인 위생 습관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외출 시 마스크도 잊지 마셔야 합니다.”

공기청정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시중에는 다양한 제품이 나와 있다. 저가형의 대명사인 중국 제품부터 캐나다, 스웨덴, 독일 등 수입 제품이 주류를 이룬다. 물론 삼성과 LG, 청호나이스 등 국내 브랜드들의 선전도 돋보인다.

공기청정기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일반적으로 공기를 걸러주는 필터 성능만 보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므로 당연히 고려 대상이지만, 이외에도 따져봐야 할 요소들이 많다.

필터 성능은 일반적으로 걸러낼 수 있는 먼지 입자의 크기로 나뉜다. 보통 미세먼지는 지름 10㎛(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 이하의 먼지를 말한다. 이 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는 필터 규격을 PM10이라고 부르며, PM2.5(초미세먼지)와 PM1.0(극초미세먼지)까지 걸러낼 수 있는 제품도 출시된 상태다. 즉 PM1.0은 지름 1.0㎛의 먼지까지 걸러낸다.

하지만 잘 거른다고 능사는 아니다. 미세한 먼지까지 걸러내다 보면 그만큼 필터의 수명도 짧아지기 마련이다. 때문에 필터의 교체 주기는 어떤지, 또 필터 교체방식이나 구매 방식, 필터의 가격까지 비교해서 결정하는 것이 좋다. 성능이 좋다 하더라도 소모품을 구하기 어렵거나 가격이 부담된다면 공기청정기의 성능을 100%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필터의 유지관리 기능이 있는지도 고려 대상이다. 아무래도 공기 중 불순물을 끌어당기는 제품이다 보니 요즘과 같은 여름철에는 필터에 곰팡이가 생길 수 있고, 그 필터를 통해 배출된 공기는 곰팡이 냄새가 나기 쉽다.

의외로 소음도 중요한 고려 대상 중 하나다. 특히 영유아가 있는 가정은 밤까지 하루 종일 가동시켜야 하는데, 최저소음도 시끄러운 수준이라면 숙면을 방해한다. 20~30dB 정도라면 큰 지장이 없지만 50dB이 넘어가면 신경 쓰일 수준이다.

일부 공기청정기에서 사용한 헤파필터에서 검출된 OIT(옥타이리소씨아콜론) 검출 여부도 체크해야 한다. 최근 한 방송에서 인체에 해로운 OIT가 검출되는 필터가 공기청정기에 사용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로 인해 각 제조사들은 자사 제품에 문제가 없는지 외부 기관 등을 통해 시험 의뢰한 결과를 밝히는 등의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기능의 유무에 따라 제품 가격이 달라진다. 저렴하게는 30만원대부터, 수입품은 60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것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품 성능만큼이나 잘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예를 들어 생선 구울 때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면 유증기(油蒸氣) 등으로 인해 필터의 수명이 빠르게 줄어들어요. 득보다 실이 많은 셈입니다. 또 정기적으로 센서 부위를 청소하거나, 필터를 제때 교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죠. 이렇게 관리만 제대로 한다면 원래의 성능을 어렵지 않게 유지할 수 있을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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