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구 자서전 쓰기 강좌... 수강생에 만학도·공무원·주부 등
평범한 사람들이 펴낸 비범한 자서전이 화제다.
인천시 남동구는 지난해 9∼12월 평생학습도시 특성화 사업의 하나로 ‘나만의 특별한 이야기-자서전 쓰기 강좌’를 개설, 주 2회 총 18차례 강좌를 진행했다. 그 결과 중장년층 구민 작가 12명을 배출했다.
강좌는 자기 치유적 글쓰기, 자서전 글쓰기 등으로 구성됐으며 강의를 들은 뒤 글을 쓰고 퇴고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강사는 인하공업전문대학 외래교수인 봉은희(51) 작가가 맡았다.
이번 강좌에는 구민 25명이 참가했으며, 지난해 12월 이들 가운데 12명이 강좌를 수료하고 자서전을 출간했다. 이들 자서전에는 고3 늦깎이 만학도, 공무원, 기업 CEO, 주부, 물리치료사 등 평범한 구민의 행복, 사랑, 고난 등 삶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겼다.
회사원으로 일하며 두 남매를 키우는 평범한 엄마 이원순(50)씨는 자서전을 내겠다고 입을 뗐다가 딸에게 핀잔을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씨는 ‘자서전 강좌’를 수강하면서 그동안의 힘든 삶을 글로 풀어내고 싶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쪼개 강의를 들으며 지난 삶을 글로 풀어내기를 석 달. 66쪽의 작은 자서전을 펴낸 ‘엄마 작가’는 새로운 인생을 살 용기를 얻었다.
‘기적의 하루’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펴낸 윤경희(51·여)씨는 “자서전 강의로 나의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갈 길을 설계하는 계기가 됐다”며 “고단한 삶에 지친 사람들이 이 자서전을 읽고 힘을 냈으면 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 포착’이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펴낸 구재규(59)씨는 자서전에 사진관을 운영하며 겪은 우여곡절, 방송인 송해 등 유명인사를 만난 이야기, 독도·사할린을 여행한 이야기 등을 담았다.
백령도에서 태어나 백령 초·중·고교를 졸업하고 백령전화국에서 근무한 심국신(63)씨는 자서전에 백령도에서 추억을 쌓은 어린 시절 이야기, 백령도에 첫 자동전화를 개통하던 일 등을 기록했다.
‘앵초풀꽃 연가’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펴낸 조성남(54·여)씨는 아버지가 없어 설움을 겪은 유년시절, 남편을 만나게 된 사연, 아이가 태어났을 때의 감동 등을 글로 남겼다.
자서전 쓰기 강좌를 진행한 봉은희 작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글쓰기가 대세다. 독자들은 평범한 사람들의 글에 관심을 둔다”며 “꼭 자서전을 내지 않더라도 글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일 자체가 유익하다”고 자서전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남동구는 수강생들의 높은 호응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에도 예산이 편성되는 대로 자서전 쓰기 강좌를 개설해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