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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로하면 손해?” 8·3 세제개편에 ‘황혼이혼’ 조장 논란

입력 2026-08-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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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 불리한 세금·연금 구조

이혼 뒤 1주택 혜택 가능 존재

해로에 노후 부담 증가 막아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정부는 3일 발표한 부동산 세제개편안에서 실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공시가격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높이고,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은 강화하기로 했다.(이투데이 고성준 기자 joonko1@)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정부는 3일 발표한 부동산 세제개편안에서 실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공시가격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높이고,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은 강화하기로 했다.(이투데이 고성준 기자 joonko1@)

정부가 3일 발표한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실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세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각각 집 한 채를 보유한 고령 부부에게는 혼인을 유지하는 것보다 이혼이 경제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합부동산세는 개인별로 부과하지만, 1세대 1주택 공제와 세액공제 적용 여부는 부부를 하나의 세대로 묶어 판단한다. 부부가 각자 집 한 채씩을 보유하면 한 세대가 두 채를 가진 것으로 보지만, 실제 이혼해 주거와 생계를 분리하고 각자 자기 집에 거주하면 각각 1세대 1주택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에서 실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공시가격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와 3주택 이상 보유자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은 2028년 80%까지 올리는 반면, 1세대 1주택자에게는 70%를 적용한다. 과세표준 6억 원 초과 구간의 세율도 인상한다. 집값과 실제 거주 여부에 따라 세 부담을 달리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중장년들 사이에선 "부부가 집 한 채씩을 갖고 있는데 이혼하면 각각 1가구 1주택이 되고 세금과 기초연금에서 유리해진다"는 내용이 단체 대화방을 떠돈다. 과장된 가짜 뉴스에 가까운 주장이 대부분이지만, 혼인 여부에 따라 세금과 복지급여가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은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만은 아니다.

종부세 수천만 원 뚝? 섣부른 위장이혼 안 통해

실제로 본지가 박재홍 세무법인유한탑 세무사와 함께 부부가 각각 공시가격 30억 원인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보유한 사례를 모의 계산한 결과, 정부안이 예정대로 시행되는 2028년에는 혼인을 유지할 때와 이혼 후 각자 자기 집에 거주할 때의 연간 종부세 산출세액이 약 3000만 원가량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세무사는 “이는 적지 않은 금액으로. 주택 수와 가격에 따라 차이가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계산은 이혼 후 두 사람이 각각 독립세대를 구성하고, 임대하던 주택에도 소유자가 직접 입주하는 상황을 전제로 했다. 실제 납부액은 연령과 보유기간, 세액공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양도소득세는 서류상 이혼만으로 별도 세대를 인정하지 않는다. 현행 소득세법은 법적으로 이혼했더라도 생계를 같이하는 등 사실상 이혼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사람을 배우자 범위에 포함한다. 과세당국은 주민등록뿐 아니라 실제 거주지와 생활비 부담, 금융거래, 재산관리 등 생활관계를 종합적으로 살핀다. 따라서 세금 부담만 줄이기 위해 이혼한 뒤 같은 집에서 생활하고 경제공동체를 유지하면 양도소득세상 별도 세대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이혼했다고 주택을 팔 때 세금이 모두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1세대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받으려면 보유·거주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고가주택은 요건을 갖추더라도 양도차익 전액이 비과세되지 않는다. 이번 개편안도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보유기간보다 실제 거주기간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손질하고, 고액 양도차익에는 공제 한도를 두기로 했다.

기초연금 좇다 세금 폭탄… 이혼으로 잃는 ‘절세 특례’

기초연금에서도 이른바 결혼 페널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2026년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은 단독가구 월 247만 원, 부부가구 월 395만2000원이다. 단독가구 두 명의 기준을 합한 494만 원보다 부부가구 기준이 98만8000원 낮다. 부부가 모두 기초연금을 받으면 각자의 연금액도 20% 감액된다.

이혼해 각각 단독가구가 되면 부부감액을 적용받지 않고 소득인정액도 각자 계산한다. 혼인 상태에서는 기초연금을 받지 못했던 사람이 이혼 후 수급 대상이 될 가능성이 생기는 이유다. 다만 주택과 금융재산도 소득으로 환산해 반영하기 때문에 이혼했다고 자동으로 기초연금을 받는 것은 아니다. 기초생활보장과 주거급여 등 다른 1인 가구 복지도 소득과 재산을 함께 심사한다.

반대로 이혼하면 잃는 혜택도 있다. 배우자에게 재산을 증여하면 10년간 6억 원까지 증여재산공제를 받을 수 있고, 배우자가 사망하면 실제 상속액과 법정상속분 등에 따라 최대 30억 원의 배우자 상속공제가 적용된다. 이혼하면 법정상속권과 배우자 상속·증여공제가 모두 사라진다. 당장의 종부세나 기초연금만 보고 이혼하면 상속·증여 단계에서 더 큰 비용을 부담할 수도 있다.

통상적인 이혼 재산분할은 혼인 중 함께 형성한 재산을 나누는 것이어서 원칙적으로 증여세 과세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재산형성 기여도를 현저히 넘어선 이전이거나 이혼의 실질이 재산을 무상으로 넘기기 위한 것으로 판단되면 증여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세금·복지 제도의 '혼인 중립성' 점검해야

혼인으로 세 부담이 늘어나는 제도에 헌법재판소가 제동을 건 사례도 있다. 헌재는 2002년 부부 자산소득 합산과세와 2008년 종부세 세대별 합산과세에 위헌 결정을 내렸다. 2011년에는 혼인으로 1세대 3주택자가 된 사람에게 유예기간 없이 양도소득세를 중과한 규정이 혼인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하면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현행 종부세는 과거와 달리 개인별 과세가 원칙이다. 그러나 1세대 1주택 혜택은 여전히 세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이 때문에 부부가 각각 한 채를 보유한 경우와 이혼한 두 사람이 각각 한 채를 보유한 경우에 세 부담 차이가 발생한다.

정부가 세제개편의 효과를 주택 가격과 주택 수뿐 아니라 혼인 여부와 연령에 따라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부동산세제와 기초연금, 1인 가구 복지는 서로 다른 제도지만 고령자의 생활에서는 동시에 작동한다.

위장이혼 단속만 강화할 문제가 아니다. 소득과 재산, 거주 조건이 같다면 혼인 여부에 따라 세금과 복지급여가 지나치게 달라지지 않도록 제도의 혼인 중립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결혼과 가족 유지를 장려하는 정부 정책이 고령 부부에게 “해로하면 손해”라는 반대 신호를 보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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