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퇴직연금 정책 방향 평가 및 수익률 제고를 위한 과제’ 토론회
퇴직연금 중도인출 한도 필요성 지적에 고용부 “담보대출 활용부터”
사외적립 의무화에 中企 “자금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유예기간 필요”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퇴직연금 정책 방향 평가 및 수익률 제고를 위한 과제’ 토론회에서 영주 닐슨 성균관대학교 SKK GSB 교수(한국퇴직연금데이터 대표)는 “2024년 퇴직연금 중도인출 인원은 약 6만7000명, 인출 금액은 2조7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3%, 12.1%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중도인출 사유의 절반 이상은 주택 구입(56.5%)으로 나타났다.
닐슨 교수는 퇴직 시점 이후에도 누수는 지속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4년 적립금을 개인형퇴직연금(IRP)으로 이전한 인원은 96만6000명, 금액은 23조 원이며, 같은 해 IRP를 해지한 인원은 99만2000명, 해지 금액은 14조5000억 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닐슨 교수는 “퇴직연금의 노후소득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법적 이전 의무나 인출 제한 강화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중도 누수를 유발하는 주거·가계위험을 완화하고, IRP 유지 및 연금수령을 유도하는 별도의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에 류제강 한국노총 정책2본부장은 “중도금 인출 제한이나 일시금 제한에 대해서 조금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퇴직금의 성격을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가장 큰 차이인 것 같다”며 “노동계에서는 퇴직금을 노동자가 받아야 할 후불 임금, 모든 권한과 책임이 노동자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사용자 측은 시혜(施惠)성으로 받는 구조로 이해하다 보니 일시금을 제한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런 논의 자체만으로 퇴직연금 제도의 심각한 논의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짚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중도 인출 제도에는 사유만 규정돼 있고 한도가 규정돼 있지 않다”며 “기금형 도입 시 최소한 중도인출 한도에 대한 규제는 법령상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남성욱 고용노동부 퇴직연금복지과장은 “집값, 의료비, 요양비 등 필수적인 비용을 이유로 (중도인출에 대한) 노동자들의 수요가 있다”며 “그런 수요를 충분히 보장하면서도 노후 소득을 충분히 쌓게 만드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담보대출 활성화가 먼저 돼야 한다고는 생각하고 있다”며 “담보대출이라는 수단이 있다면 이를 먼저 활용하고, 담보대출로 충분히 해결되지 않을 때 중도 인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퇴직연금 사외적립 의무화와 관련해서는 영세기업의 경영환경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노사정 공동선언문에서 사외적립 의무화에 대해 노사정이 공감대를 이뤘으나 사업장 규모에 따른 단계적 시행과 관련해 구체적인 단계와 시기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영세사업장의 경우 근로자도 잦은 이직으로 현행 제도 하에서는 퇴직연금 도입 자체에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의 세심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본부장은 “근로자의 노후소득보장과 기업의 생존권이 충돌하는 지점에 대해 실행 속도와 지원체계의 균형이 필요하다”며 “갑작스러운 퇴직연금 사외적립은 중소기업의 자금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규모별로 충분한 유예기간 부여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자금 조달이 어려운 영세사업장을 대상으로 사외적립 부담금 지원, 적립금에 대한 손비인정 비율 확대 등 세제 지원이 고려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남성욱 과장은 “도산하는 사업장들이 퇴직연금이 적립되지 않으면 노동자들의 노후 소득이 모두 사라지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홈플러스만 해도 다행스럽게 퇴직연금이 잘 적립되어 있어 노동자들의 노후 소득만큼은 보장이 되는 중요한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외적립 의무화는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단계적으로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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