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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자문단 칼럼]우리 주위에서 효소의 역할-노봉수 교수

기사입력 2014-03-24 19:22

봄이 되면 새싹이 돋아난다. 새싹은 공기 중으로 나와 광합성을 작용을 할 수 있는 파아란 잎사귀를 만들고 땅속으로는 뿌리로 땅속 깊이 파고들어가 물기가 있는 곳에서 여러 가지 영양성분을 빨아들이며 필요한 영양소를 빨아들이어 생명을 유지해 나간다. 그런데 그 새싹을 피우는 종자 즉 씨 속에는 효소가 움츠린 체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일단 효소가 공기 중으로 나오거나 빗물이나 물 등에 노출이 되면 효소로서의 활동을 하고 이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죽고 만다. 하지만 씨를 둘러싼 단단한 껍질 속에 가만히 있게 되면 몇 백 년이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고 살아서 활동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마치 겨울잠을 자는 뱀이나 곰처럼 살아서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있는 동물처럼 말이다.

그래 효소를 냉동건조하여 보관하면 상당히 오랜 기간이 지나도 효소로 이용이 가능하기도 하다. 하지만 액상으로 존재하는 경우 냉장고에서는 몇 달까지 보존이 가능하기도 하나 대부분 효소들은 죽게 되며 효소의 활성이 떨어진다.

우리 몸 안에서 만들어지는 효소들도 일정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죽고 만다.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 식물, 미생물들이 만들어 내놓는 효소들의 종류는 대략 6000여 가지가 있으며 그 수는 수백 조에 해당할 만큼 엄청나게 많다.

이들이 하는 역할도 매우 다양하여 생명체들이 생명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역할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이들 효소들의 작용이 멈추거나 또는 효소들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앓게 되거나 또는 생명을 잃게 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사람의 경우 끊임없이 효소를 만들어 낸다. 어떤 효소들은 그 필요성이 떨어져 더 이상 만들어 내지 않아서 그 기능이 퇴화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어릴 적부터 우유를 먹어 왔다면 우유 속의 젖당(유당)을 분해하는 효소들이 꾸준히 만들어질 수 있으나 오랜 기간 우유를 먹지 않아 이를 분해하는 효소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퇴화되어버린 상태에서 우유를 마시면 설사나 복통 심한 경우 출혈을 일으키게 되는 유당불내증이라는 병을 유발하게 되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유제품이 함유된 식품을 먹을 때 꼭 락테이스라는 효소를 함께 먹어주어야 한다. 의사가 처방하는 약은 다름 아닌 효소인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태아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기간에는 아직 우리 몸의 소화기관을 비롯한 많은 기관들이 아직 정상적으로 활동을 하지 못한다. 이런 경우 단백질이 분해된 아미노산중 하나인 페닐알라닌을 산화하여 타이로신으로 만들어주는 효소가 체내에 없다면 보통 식사를 하였을 때 이 아미노산이 뇌에 축적되어 뇌의 기능을 떨어뜨려 저능아로 만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와 같은 효소가 만들어지지 못할 때에는 페닐알라닌이 함유되지 않은 식사를 해야 하는데 매우 힘든 일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 식품업체에서 이런 환자 2000여명을 위하여 별도의 특수 처리된 밥을 만들어 제공을 하게 되었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회사로서는 몇 십억원의 손실이 예상되나 사회 환원 차원에서 좋은 일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아이가 더 성장하면서 소화기관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게 되면 이런 문제는 해결이 된다. 그러나 잘 모르고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면 아이의 미래에 불행을 안겨다 줄 수도 있는 일이다. 이처럼 효소가 우리 몸 안에서 매우 중요한 일들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효소는 우리 인체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들이 먹는 식품에서도 매우 중요한 반응을 하는 것이 효소인데 우리들이 즐겨먹는 발효식품들 이를테면, 김치를 알맞게 익혀 준다거나 된장이나 간장, 고추장의 원료 성분이 잘 분해되어 맛있는 맛을 제공하여 준다든지 막걸리나, 맥주, 포도주에서처럼 알코올을 만드는 것 외에도 특유의 향을 제공하는 역할을 대부분 효소들이 작용을 하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또 간장이나 요구르트, 치즈처럼 효소들의 작용에 의해 소화가 잘되는 성분으로 분해시켜 다양한 영양성분을 잘 흡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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